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출산 8개월 7일,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

옥포동 몽실언니 2018. 8. 16. 16:58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

이런 회의가 하루에도 몇번씩 든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한시도 쉴 틈이 없다.  

오늘은 비가 와서 달리기 훈련은 취소.  원래 7.2킬로를 조금 빠르게 달려야 하는 스케줄인데, 7.2킬로를 달릴 엄두도 안 났으나, 그간 일이 밀리고 있어서 심적 부담도 컸는데, 오늘은 새벽부터 내리는 비가 오후까지 온종일 온단다.  그 덕에 아이 기상과 함께 일어나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나는 부엌 식탁에 앉아 일을 하고 있다.  어젯밤은 나 혼자 아이와 자며 밤새.. 한 열번도 넘게 깬 것 같다.  그래도 아이가 잠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이 옆에 누워 있었던 덕분에 밤새 많이 깨긴 했어도 '죽을 것 같다'는 컨디션은 아니라 다행.  남편도 9시에 잠들어 푹 잘 자고 새벽 5시가 되니 저절로 잠이 깨더란다.  그간 고생한 남편이 어제라도 잘 잤다니 다행이다. 

부엌에 내려와 차 한잔을 마시며 일을 시작하니 배가 고프다.  밥이 되려면 시간이 좀 남은터라 씨리얼 한사발을 우유에 말아먹으며 일을 하고 있다.  아.. 오늘 비가 오지 않아서 운동을 하러 나갔더라면 이 시간조차 없었겠구나.. 생각하니, 이렇게 시간이 없는 와중에 내가 꾸역꾸역 일을 하겠다고 덤비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 돈 때문인가..'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하고, '뭐라도 하는 "일"이 있다는 게 그래도 기분도 좋고, 거기에 돈도 생기니 얼마나 더 좋은가..' 라고 생각했던 처음의 그 마음과 기분을 떠올리려 애쓰며.. 남편 출근 준비 전까지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일을 해두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없는 와중에도 이렇게 블로그를 끄적끄적 하는 것은.. 지금의 이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픈 나의 기록벽, 그리고 이렇게라도 나의 마음을 털어야 이 생각과 기분을 털고 갈 수 있기에.  글로라도 적고 나야 (이야기 할 대상이 없으니 ㅠ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기에.. 

* * * 

아래는 좀 전에 먹은 씨리얼.  요즘 내가 푹 빠져 있는 '건강 조리퐁'이다.  오트 (귀리) 튀밥이라고 해야 하나.. 쌀 튀밥처럼, 오트 튀밥인데, 맛이 꼭 조리퐁에 달콤한 맛을 뺀 맛이다.  아무 것도 추가된 것 없이.  최근에 발견하여 잭에게도 간식으로 가끔 주고, 나도 우유에 말아 먹는~  오트 튀밥 아래에는 덜 건강한 달콤이 씨리얼들이.. ㅋ 

바로 요 녀석~~ 한봉지에 1.79 파운드.. 2600원쯤?  틴틴은 뭔 조리퐁이 '맛도 없는데' 이렇게 비싸냐고 ㅋ 나는 이 맛이 좋으니 틴틴은 먹지말라고, 나만 먹겠다고 하고 내 전용 씨리얼이 되었다.

내가 잠시 이러고 있는 사이 틴틴이 거실에서 잭을 재우는데 성공했다.  오직 우리집에서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울려서 재우기'로.  나는 저 울음을 참고 아이를 재우는 게 그리도 힘든데, 틴틴은 해낸다.  그는 울음을 참는 것이 아이를 업는 것보다는 쉽다고 하니.  

얼른 나는 밀린 일을 하고, 아이가 깨면 다시 육아월드로~  아침시간에 아이가 누워서 낮잠을 자주는 게 도대체 몇달만인가!! 틴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