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틴틴 휴가를 맞아 저만의 “자유시간”을 가진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아이로부터 떨어지는 자유시간을 가지는 것이 9월 9일 이후 처음이니, 딱 8주, 두달만입니다!!
저는 옥스퍼드로 와서 시내에서 햇볕도 쬐고, 오랫만에 도서관에 들러 주말알바로 하는 일도 미리 좀 하고, 자주 가던 식당에서 밥도 먹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는 악기박물관에도 들렀다 왔습니다. 오전 10시에 집을 떠나 오후 5시에 집에 돌아왔는데, 나가 있었던 시간이 한두시간 밖에 안 되는 것처럼 짧게만 느껴지고 이대로 한 닷새는 집에 안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휴식 없이 계속된 육아가 힘들긴 힘들었나봅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옥스퍼드에 가서 관광객 놀이를 하고 돌아왔죠. 먼저, 오늘 다녀온 식당 겸 카페인 Vaults & Garden, 줄여서 볼츠 라고 자주 부르는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추천이유:
- 역사적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 1320년대에 옥스퍼드 대학 운영관련 회의를 하곤 하던 장소로, 옥스퍼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차원의 건물이에요. 이 오래된 건물 안에 식당이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죠? 영국인들이 아주 오래된 건물을 어떻게 현대에도 잘 활용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위치가 시내 한가운데라 편리한 위치
- 뛰어난 전망: 날씨가 좋은 날 가든 좌석에 앉으면 해도 쬐고 바로 앞에 Radcliff Camera 를 비롯한 오래된 칼리지들을 바라보며 밥을 먹을 수 있음.
-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 식당으로, 채식주의자의 경우 늘 vegetarian 메뉴도 있어서 편리.
- 오후 2시 30분 이후에는 점심 시간에 팔리고 남은 음식이 있을 경우 20% 할인!
추천메뉴:
- 전반적으로 모두 다 맛있음! 수프도 맛있고, 점심 메뉴도 모두 맛있음!
- 오전이나 오후 시간 차나 커피와 함께 직접 구운 스콘/케잌 등을 먹는 것도 좋음. 옥스퍼드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스콘 중 하나가 이 곳 스콘이었음.
단점:
- 가격이 좀 비싼 편. 자주 올 사람들은 쿠폰을 모을 수 있음. 음식을 8번 먹으면 9번째는 공짜. 커피나 티도 8개 도장을 받으면 9번째는 공짜! 커피/티/케잌은 다른 곳들과 별반 가격 차이가 없지만, 음식은 다소 비싼 편으로 8-10파운드 내외 (13-15천원)
- 실내에 사람이 너무 많을 때는 소리가 웅웅 울려 좀 시끄럽다는 점.
- 사람이 많을 때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르는 사람들과도 함께 앉아 식사를 해야 함. 큰 단점은 아님.
자, 아래 사진에서 보시면 교회당 내부에 있는 식당이라는 느낌이 오시나요?
자, 한번 자세히 구경해볼까요?
위치:
옥스퍼드 시내를 가면 Radcliff Camera 라고 하는 거대한 원형 건물이 있는데, 이곳은 바로 옥스퍼드 대학의 보들리안 도서관 중 하나예요. 이 도서관 바로 맞은편에 옥스퍼드 대학 교회인 St Mary’s Church 가 있어요. 이곳의 1층에 바로 이 식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아래의 건물이 바로 Radcliff Camera. 옥스퍼드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기억하실만한 건물이죠.
이 맞은 편에 바로 아래의 교회가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엄청 추웠지만 햇살이 정말 좋았어요! 하늘이 너무 예쁘죠?
좀 더 가까이 보면, 교회 입구에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이는데, 이들은 식당에 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아니라 이 교회 첨탑에 올라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에요.
이 입구로 들어가서 저 줄에 서지 않고 왼쪽으로 내려가 보면, 아래와 같이 카페 간판이 보입니다.
볼츠앤가든! 아침도 하고, 점심과 에프터눈티도 한다고 적혀있네요!
식당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메뉴도 적혀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오면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벽에 걸린 아래의 메뉴를 보며 뭘 먹을지 생각할 수 있지요.
자, 메뉴를 좀 더 살펴볼까요? 저는 제가 요리로 해먹지 못하는 식재료가 들어간 네번째 메뉴, 고트치즈 (염소치즈) 수플레를 주문했어요. 염소치즈를 구워낸 요리는 정말.. 맛있거든요!!
식당 안에 들어가볼까요? 아래의 사진은 2017년 여름에 찍은 사진입니다. 오전인데다가 날씨가 좋아 사람들이 모두 밖에 앉아 실내가 한산한 날이었죠!
식당 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벽면에 메뉴가 또 적혀 있고,
음식도 이렇게 놓여져있죠. 흠.. 아래에 보이는 플랫브레드들도 정말 맛있어요! 메뉴에 따로 적혀있지는 않지만, 이걸 주문하면 샐러드와 함께 내어줍니다.
제가 사람 붐빌 시간을 피한다고 오후 2시에 가서 그런가, 제가 원한 염소치즈 요리는 다 팔리고 없어서 급히 대구(생선)요리로 변경했어요. 아래 사진에서 직원이 제 음식 cod(대구) 를 담고 있네요! 이 식당을 정말 자주 갔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기는 처음이에요! 부끄부끄~
자, 음식을 받아들고 계산을 하면 됩니다. 계산을 마치면 왼쪽편에 물, 물컵, 식기들이 셀프로 가져가게끔 되어 있어요.
그 위에는 각종 소스들이 놓여져 있지요. 저는 한번도 이런 추가적 소스를 써본적 없습니다. 소스 추가 없이도 다 맛있어요!
제가 받아온 음식, 한번 보실래요? 짜잔~
이 메뉴는 10파운드가 넘는데, 저는 음식 쿠폰 8개 도장을 모두 채운 게 있어서 오늘 식사는 공짜로 했어요! 대신 커피를 함께 샀는데 커피값만 냈죠! 아, 커피도 도장 받을껄, 깜빡 했네요! 가격은 비싸지만 대구가 큼직한 것이 아주 실했습니다!
그리고, 언제 먹어도 맛있는 영국의 감자! 밥과 감자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저는 감자를 선택했어요.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오븐에 구운 감자는 먼저 익힌 후에 오븐에 구워내는 것이라서 제가 집에서 절대로 해먹지 않는 번거로운 음식이죠. 그래서 밖에 나오면 이렇게 구운 감자가 있을 때는 감자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브로콜리와 녹색콩. 야채들은 그냥 야채일 뿐이지만, 너무 익히지 않고 적당히 익혀서 아삭아삭 식감이 살아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야채를 좋아하니 남기지 않고 오늘 메뉴에 나온 음식을 싹 다 비웠답니다!
함께 주문했지만, 식후에 마신 커피는 바로 디카프 아메리카노 위드 밀크. Decaf Americano with milk 라고 주문하거나, decaf white Americano로 주문하면 아메리카노에 우유를 함께 줍니다. 오늘은 처음에는 그냥 블랙으로 마시며 입가심을 한 후 우유를 넣어 부드럽게 마셨지요.
영국에서는 홍차인 블랙티에 우유를 넣어마시듯이, 이렇게 아메리카노에도 우유를 넣어서 마시는 사람들이 참 많답니다. 저도 그 중 하나죠.
오늘은 이렇게 나홀로 외식도 해봤네요. 아이 낳고, 8월 런던에서 친구와 만나 외식한 이후, 아이 없이 식사 해본 게 오늘로 딱 두번째였어요. 참.. 감격스러운 하루.. 혼자 밥 먹고, 혼자 도서관에 앉아있고, 혼자 바람을 쐬니.. 좋으면서도 그 ‘혼자’임이 어색한 하루였습니다.
옥스퍼드에 들르시는 분들, 이 Vaults 한번 이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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