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우리 아이 책장 소개

The Storm Whale by Benji Davies

옥포동 몽실언니 2021. 5. 6. 08:40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벤지 데이비스(Benji Davies) 작가의 "태풍 고래 (The Storm Whale)" 입니다. 

이 책은 작년 여름에 구입한 책입니다.  코로나로 아이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니 몸은 고닲팠지만 돈은 굳었습니다. 그래서 아이 책과 장난감도 맘편히 구입했지요.  그걸로 잠시라도 아이 관심을 돌릴 수 있다면 그게 어디냐는 생각으로 말이죠.  갑작스레 저 혼자 갓난쟁이와 갓 두돌을 지난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하는데, 그 와중에 남편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해야 하다 보니 다 같이 정신없이 보낸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어쨌든 그 덕에 작년 겨울부터 현재까지 장난감이나 책을 하나도 사지 않고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마존을 검색해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에요.  이 책을 골랐던 이유는 동물이 소재로 나오고, 그림이 예뻤기 때문이에요.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체들이랑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책을 받아보니, 이야기는 어쩜 이리 아름다운지.  막상 책을 받으니, 그림은 당연히 너무 이쁘고, 책 안에서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펼쳐졌어요.  단순히 아이들이 동물과 교감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일 줄 알았더니, 책을 읽어주는 제 마음마저 따뜻하게 감싸주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함께 보실까요?

 

 

표지 그림부터 정말 이쁘죠?

이 책의 주인공은 표지 그림에 있는 저 어린 아이, 노아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예요.  

아이는 엄마가 없어요.  아빠와 둘이 살죠.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어부 아빠. 싱글대디. 

아빠는 아침 일찍부터 고기를 잡으러 나가야 하다 보니, 아이는 항상 혼자 낮시간을 보냅니다.  마음을 찡하게 하는 한국의 동요, 섬마을 아기가 생각나던 대목이에요. 선그늘로 굴 따러간 엄마, 집에 혼자 남아 낮잠도 혼자서 제 팔 베고 자야했던 아기.. ㅜ

그러던 어느날 태풍이 지나간 다음 태풍에 끌려온 아기 고래를 바닷가에서 발견하고, 이 고래를 살리기 위해 물을 끼얹어주다가 집으로 데려와 욕조에 넣어줘요.  고래를 돌봐주며 고래와 노아는 친구가 되었어요. 

노아는 욕조에 고래가 있다는 것을 아빠가 알면 화를 낼까봐 아빠가 돌아온 후에도 아빠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빠가 잠시 조는 사이 아빠가 잡아온 물고기를 들고 고래에게 밥을 주러 갑니다. 

 

 

그러다 결국 아빠에게 들켜버렸어요! 

 

 

그런데, 감동 포인트는 바로 여기서부터입니다. 

노아의 아빠는 화를 내지 않았대요.  아빠는 너무 바빠서 노아가 이렇게 외로웠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을 알고, 노아를 꼭 안아줍니다.  그렇지만 고래는 바다에 살기 때문에 바다로 돌려보내줘야 한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그리하여 아빠와 노아는 배에 고래를 싣고 바다로 돌려보내줍니다.  

 

 

그리고, 또 한번의 감동.  

노아가 외로웠다는 것을 알게 된 아빠는 노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서 함께 피크닉을 하면서.  그 때 바다에 나타난 아기 고래와 엄마 혹은 아빠?  두 마리의 고래 꼬리를 보며 손짓하는 노아.  

 

 

정말 예쁜 이야기죠?  그림도 상큼하면서도 따뜻하구요. 

 

이상은 저의 느낌이었고, 아이들의 책인 만큼 아이들이 보는 이 책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인트:

- 바닷가에 고래가 떠밀려 와 있는 상황:  만 3세 저희 아이는 그 상황 그 자체를 흥미로워하는 것 같아요. 

- 노아가 고래를 데려와 욕조에 넣어주는 상황: 욕조는 우리 가족들이 들어가서 목욕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노아가 고래를 데려와 욕조에 넣어두니 그 의외성에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응?  고래를 욕조에..???' 하면서 말이죠.

- 비바람 속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다시 가는 장면: 독서의 기쁨은 간접체험.  본 적도, 해 본적도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흥미로워하는 것 같았어요.

- 아빠와 피크닉할 때 다시 나타난 고래 가족:  바닷가에 고래가 꼬리를 보이며 헤엄쳐 온 것도 인상깊은 장면이에요.  

적고 보니 한 장, 한 장, 모든 장면과 모든 이야기에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짧은 이야기 속에서 그림으로도 많은 감정을 전달하다 보니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작가에 대하여

글을 쓰며 찾아보니, 이 책의 작가 Benji Davies 라는 분은 일러스터이면서, 작가이자, 에니메이션 감독이라고 합니다.  역시, 일러스터였기에 자신의 글에 이렇게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내는군요.  이렇게 생기신 분이래요.  인상이 좋은 것 같습니다. ^^

 

 

 

위에 적힌 소개글을 보니 이 책은 벤지 데이비스 작가가 처음으로 글과 글 모두를 혼자서 작업한 책으로, 2017년 영국 아동도서상인 Oscar's Book Prize를 받았다고 하네요.  이 상은 취학전 연령의 아동들을 위한 책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영국 아동도서상이라고 해요.  그 외에도 이 분의 책들이 수상경력이 화려하네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 분의 홈페이지(링크 클릭)를 방문해보세요. 

홈페이지 첫 화면에 가시면 이 분의 여러 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일러스터하시는 분의 홈페이지답게 홈페이지도, 또 책의 그림들도 정말 예쁩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다른 책들도 궁금하지만, 요즘은 돈이 없는 관계로..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구입해봐야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저도 함께 즐겁게 읽는 책을 소개해볼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