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7개월 유치발달과정, 교정해야 할까?

옥포동 몽실언니 2018. 7. 26. 10:00

우리 잭의 치아 발달 과정은 평범하지 않다. 

보통 아랫니가 먼저 나는데, 우리 아이는 윗니부터 올라온 것.  게다가 아랫니는 'ㅅ'자로 올라와서 우리 아이, 나중에 교정을 해야 하는 것인가.. 고민하게 했다.

시계열적으로 살펴보자면, 생후 5개월하고 절반쯤 지난 2018년 5월 24일 윗니가 잇몸을 뚫고 올라오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다음날 5월 25일, 딱 하루만에도 잇몸을 더 뚫고 나오고 있는 윗니!  우측 윗니가 가장 빨리 나왔다.

6개월을 며칠 앞둔, 6월 2일이 되자 드디어 두 치아가 다 보였다. (윗니가 보이게 찍으려다 보니.. 사진들이 죄다..ㅋ 아가야, 지못미! ㅋ)

하루 더 지난 6월 3일이 되자 아래와 같이 두 치아가 모두 잇몸을 뚫고 나와 진주알 같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이도 올라오고 손놀림도 좀 더 좋아지면서, 그 전에는 잘 쥐고 있지도 못 하던 원숭이 치발기를 잘 물고 놀았다.

윗니가 나온지 한달쯤 지난 6월 28일, 아랫니가 올라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런데 왠걸!  아이 치아가 45도씩 방향을 틀어 두 치아가 마치 'ㅅ' 자 모양으로 만나고 있질 않은가!! 

사실 처음 저 'ㅅ' 자 치아가 확인 되었을 때는 많이 놀라고 걱정했다.  우리 아이도 나중에 교정해야 할 것 같다고 작은언니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 왈, 우리 조카도 그랬다며 윗니가 그렇게 올라왔었는데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면서 다른 치아들에 밀려서 지금은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며, 너무 걱정말라고 했다.  중2인 조카는 스스럼 없이 "이~" 하고 자기 치아를 보여줬다.  언니 말대로 눈여겨보지 않고서는 가지런한 느낌의 치아였다.    

그리고, 우리 아이, 6개월 3주가 지난 6월 30일이 되자, 웃으면 윗니가 확연히 보였다.

같은 날인 6월 30일, 아랫니 사진을 찍어두고 싶은데 아이가 울 때만 아랫니가 보여서, 아이가 우는 틈에 재빨리 사진을 찍었다.  성당언니네 아들 1살 생일파티 가는 길에 카시트에서 졸려서 마구마구 울고 있는 잭.  에구, 졸리면 자면 되지!! 왜 그렇게 우는거야~~  잇몸이 발갛게 부은 것을 보면, 이래서 애들이 이가 날 때 아파하고 징징대는구나.. 이해가 간다. 

그렇게 아랫니도 쑥쑥 계속 자랐고, 지난 주에는 왼쪽 윗니 옆에 이가 하나 더 나왔다.  이로서 생후 7개월 2주, 우리 아이 치아는 총 다섯개!

지난 일요일 (7월 22일), 아이가 웃을 때 치아가 모두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ㅋ 귀엽다.  우리 잭, 진짜 많이 컸네.  이렇게 이빨도 다섯개나 나고~~ (소매를 잘라서 만든 여름옷에, 하의실종인 우리 아들)

오늘 (7월 25일) 보니 아랫니가 확 더 올라왔는데, 이가 좀 올라오면서 이젠 ㅅ 자 모양이 오히려 좀 덜 어색해 보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삐딱하게 올라오고 있는 유치.  우리 아이 결국 교정을 해야 할까?

대답은, "아직은 모른다"는 것.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한다.  What to Expect the First Year 책의 7개월에 대한 내용을 읽다 보니, 너무나 우리에게 딱 맞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대충 요약해보자면,

"치아가 보통은 아랫니 두개가 먼저 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윗니가 먼저 나는 아이들도 있다.  게다가 윗니에 비해 아랫니가 매우 작아서 이게 뭔가 하고 이상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치아가 V자 모양으로 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교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나는 것은 유치이므로, 유치가 빠지고 나중에 영구치가 나와봐야 알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

아랫니보다 윗니가 먼저 난 것도, 치아 모양이 우리 아이처럼 'V' 자 혹은 'ㅅ'자로 나는 것도 꽤나 있는 일인지, 바로 이런 경우를 특정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놀랐다.  일단 지금 상황으로는 반드시 교정이 필요한지는 알 수 없다니, 일단은 우리도 맘편히 두고보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 내 치아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잭 이빨 처럼 삐딱하게 난 아랫니가 하나 있고, 아랫니에 덧니도 하나 있다.  윗니에도 어릴 때 덧니가 두개나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 교정을 해서 지금은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  게다가 틴틴도 어린 시절 교정을 했었고, 지금도 잇몸에 비해 치아가 커서 아랫니가 조금씩 겹쳐져 있다 (전혀 눈치를 못 챘다가 이번 일로 서로의 치열을 확인 ㅋㅋ).  엄마 아빠, 둘 모두가 치열이 안 좋아서 어릴 때 교정을 해 놓고, 그 사실은 깜빡 잊고 우리 아이의 치아가 치약 선전에 나오는 이빨 처럼 하얗고 고른 이빨이기를 기대하다니..  유전의 힘을 내가 잠시 잊었다. 

그래, 잭, 네 이빨을 보니, 너는 우리 아이가 맞긴 맞구나.  교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니 마음이 놓이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미래에 네가 교정이 필요할 때에 대비하여..엄마 아빠가 열심히 일 해서 돈 모아놔야겠어.  영국은 교정이 너무 비싸니까 말이야~

아이의 치아가 삐딱하게 올라와서 놀라고 있을지 모를 동료 엄마여, 여기 우리 아이도 그렇답니다.  일단 영국치 날때까지는 모를 일이라 하니, 일단 마음 놓고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