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옥스퍼드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박물관, 옥스퍼드 대학교 과학사 박물관 (History of Science Museum) 입니다.
이곳은 지난주 저희집에 머물던 지루한 천국 괴팅엔의 도리님께서 옥스퍼드 시내로 핸드폰을 수리하러 나가던 날 제가 옥스퍼드 가서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한 곳이었어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곳은 '박물관' 목적으로 지어진 단일의 건물에 박물관이 세워진 것으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며, 유럽 내 최초의 공공 박물관입니다.
도리님은 얼마전 사회정책/가족사회학 박사가 되셨지만, 어린 시절 과학에 조예가 깊던 학도 (자세한 이야기는 개인사라 생략) 라 과학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관심도 많아서 도리님이 이 과학사 박물관을 간다면 아주 재미있어 할 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지요.
도리님처럼 특별히 과학에 조예가 깊거나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이 과학사 박물관은 아주 가볼만한 곳입니다. 일단, 박물관이 작아서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위치도 시내 한 가운데라 잠시 시간이 비었을 때 들러서 둘러보기에도 충분하고, 건물도 작고 컬렉션도 많지 않지만 흥미로운 물건이 상당히 많으며, 역사적으로도 (?) 나름 중요한 박물관이기 때문에 옥스퍼드에 오셨다면 잠시 들러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지요!
이 박물관의 위치는 시내 한가운데라 할 수 있는 옥스퍼드 브로드스트리트입니다. 블랙웰 서점 맞은편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입학식과 졸업식이 열리는 쉘도니언 극장 바로 옆이지요.
외관은 바로 아래와 같은 모습입니다. 누군가가 사진을 아주 잘 찍어놓았네요~
사진출처: Tripadvisor
위 사진은 색상 보정이 좀 들어간 사진 같아요. 영국은 대부분 날씨가 흐리니 저렇게 환하게 보이지는 않고 겉에서 보기에는 좀 침침합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작은 느낌이 드는 건물이에요. 근처에 워낙 웅장한 건물들이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위 사진에 가장 왼쪽에 뚫려있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면 옥스퍼드 대학교 쉘도니언 극장 (Sheldonian Theatre) 과 보들리안 도서관으로 연결됩니다. 가장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쉘도니언 극장이지요. 아무튼, 이 과학사 박물관은 사진에 보시다시피 2층짜리 작은 건물입니다.
이 박물관이 특별한 이유는, 이 곳은 바로 세계에서 ‘박물관’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곳이며, 유럽 내 최초의 공공박물관이기 때문입니다(https://en.wikipedia.org/wiki/Museum_of_the_History_of_Science,_Oxford). 1683년에 지어진 이 박물관은 Old Ashmolean Building 이라고도 불립니다. 옥스퍼드의 아쉬몰리언 박물관과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이 박물관은 아쉬몰 이라는 성을 가진 이가 갖고 있던 소장품들을 기증받아 설립되게 되었는데, 아쉬몰이 기증의 조건으로 박물관 목적의 단일의 건물을 지을 것과 일반 대중에게 이 박물관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고 해요. 과거에는 귀족들이 본인들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것이 박물관이었는데, 공공에 개방되는 박물관으로는 이 박물관이 유럽에서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Ashmole의 기증품으로 이 건물에서 박물관이 처음 세워진 후 옥스퍼드 대학은 계속해서 소장품이 늘어나게 되면서 옥스퍼드 시내 보먼트 스트릿에 있는 아쉬몰리언 박물관이 1894년 지어지면서 그 박물관을 아쉬몰리언 뮤지움이라 부르고, 시초가 되었던 이 박물관은 과학사 박물관으로 한정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위키피디아 내용과 과학사 박물관 가이드 설명 종합).
이 작은 과학사 박물관은 크기는 작아도 중요하고 흥미로운 소장품을 정말 많이 갖고 있어요. 그 중 제가 도리님에게 추천했던 것은 페니실린 배양실험과 관련된 물건들과, 아인슈타인의 판서였지요. 과학사 박물관의 소장품 하이라이트는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어요 (링크 클릭)!
저는 수년을 이 박물관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한번도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들러보게 되었는데, 우연하게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어요! 작은 공간에 신기하고 흥미로운 물건들이 얼마나 많던지! 특히, 그날 시간이 맞아서 무료 가이드분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느라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요. 도리님의 블로그에 가면 더 많은 사진과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찍어온 사진 몇장만 소개할게요.
아래 사진은 박물관 내 계단 사진인데요. 재미있게도 도리님도 똑같은 사진을 찍어온 거 있죠! 사람의 눈이 모두 거기서 거기인가봐요. 제 눈에 이쁜 것은 남 눈에도 이쁜~ ^^ 사진으로는 이렇게 밖에 못 찍었는데 계단이 아주 멋있고, 샹들리에도 매우 예뻐요!
아래 사진이 1931년 아인슈타인이 옥스퍼드에 와서 우주의 크기와 밀도에 대해 강의할 때 작성한 판서라고 합니다. 당시에도 아인슈타인은 이미 유명해서 강의에 400명이 넘는 천체물리학 교수 등이 자리를 메웠다고 하네요 (보다 자세한 설명:https://hsm.ox.ac.uk/blackboard-used-by-albert-einstein)
그 외 저랑 틴틴이 찍어온 사진은 아래 약상자입니다. ㅋ 과거에는 여행다닐 때 저렇게 이쁜 약 통에 약을 넣고 이쁜 나무 상자에 그 약병들을 담아 다녔네요~ ㅋ
아래는 사실.. 뭔지 모르고 찍어왔어요. 박스 위에 저울이 달린 것이 신기해서요. 나무껍질가루와 터키루밥가루..등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천연허브약재같은 것이였으려나요..?
옥스퍼드 대학 과학사 박물관의 콜렉션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지루한 천국 괴팅엔의 도리님이 작성하신 포스팅을 보시면 됩니다.
저는 옥스퍼드 대학교에 이 박물관을 처음 세우게 한 Elias Ashmole이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소개하고 글을 마칠게요.
옥스퍼드 대학에 있는 아쉬몰리언 뮤지움은 매우 크고 대단한 콜렉션을 가진 고고학적으로도 중요한 물건이 많은 박물관이에요. 과학사 박물관을 방문한 뒤, 저는 이 아쉬몰은 도대체 누구인가 항상 궁금했었는데, 오늘 포스팅을 하면서 위키피디아를 읽어보며 처음으로 이 분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지요.
엘리아스 아쉬몰 (1617-1692) 은 유명한 집안의 아들이긴 했지만 집안에 부가 기울었는데, 20대에 런던에 Paget라는 이의 멘토로 갔다가 거기서 좋은 기회에 사무변호사가 되어 부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시작합니다. 영국 내전 당시 왕당파를 지지하면서 이런 저런 좋은 자리를 얻게 되었고, 그렇게 그의 사회적 지위가 더욱 올라가다가, 결국 우스터 전쟁에서 의회파가 승리하게 되면서 그는 은퇴를 합니다 (은퇴 당시 나이 서른!!!).
그리고 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하기 위해 이리 저리 알아보다 결국 한 미망인과 결혼하여 미망인이 전남편에게 물려받은 부를 갖게 되지요. 이렇게 결혼한 부인과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고, 미망인은 그와 헤어지고자 하였으나 합의에 실패하여 헤어지지 못했다고 해요. 그리고 엘리아스 아쉬몰은 바로 그 부를 이용하여 자신이 관심있는 것들을 모으며 다양한 수집을 본격적으로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얻은 부로 수집한 것들이 바로 이 과학사 박물관과 아쉬몰리언 박물관의 시초가 되었다는!! ㅋ 흥미롭지 않나요?!
게다가 그는 초기 프리메이슨 멤버이기도 하고, 점성가이기도 하고, 수집가이기도 하고, 정치가이기도 하고, 연금술을 공부하기도 한.. 흥미로운 인물이지요. 옛날의 유명한 사람들은 다 그런 식인 것 같아요. ㅋ 어쨌든 그가 남긴 프리메이슨 활동에 관한 기록이 프리메이슨 활동에 대한 아주 오래된 기록 중 하나라고 합니다. 또한 영국 내전 당시 왕당파를 지지하며 옥스퍼드에 기거하던 중 (내전 중 옥스퍼드로 왕이 궁을 옮겨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를 궁 대신 사용하고 있었답니다 - 옥스퍼드 대학교 역사에 관한 이전 포스팅 참고: 링크: 2018/09/25 - [옥스퍼드 대학 정보] -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역사 (2): 13-19세기) 아쉬몰은 Brasenose College에서 자신의 여가시간에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고 하네요. 그 때 천문학과 점성술, 마술에 심취했다고 합니다.
본인의 수집품 외에 또 다른 이의 수집품을 물려받게 되면서 이 엘리아스 아쉬몰의 수집품이 방대해졌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상당한 식물 등의 콜렉션을 갖고 있던 이가 엘리아스 아쉬몰을 ‘정신적 아들’로 입양하고, 그에게 자신의 소장품을 물려준다는 서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이의 부인에 따르면 남편이 술 취한 상태로 그 내용이 뭔지도 잘 모른채 사인한 것이라 그 서약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소장품은 아쉬몰에게 넘어갔답니다.
그러나 이 엘리아스 아쉬몰 덕분에 유럽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 설립되어 귀족이 아닌 다른 계층의 사람들도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니.. 그건 참 고마운 일입니다.
엘리아스 아쉬몰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위키피디아를 읽어보세요~ https://en.wikipedia.org/wiki/Elias_Ashmole
옥스퍼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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