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둘째 아이(36개월)를 데리고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cheam park 놀이터에 다녀왔다.
아이는 집에서 티비 보고 놀자고 했지만, “모래놀이”하러 가자고 유혹하자 냉큼 ”좋아!“라고 대답했다.
요즘 영국에 추위가 찾아온지라 바깥 기온이 많이 찼다. 그래봤자 한국에 비하면 추위도 아니지만 영국에서는 추운 날 중 하나다. 점심 때가 가까운 시간인데도 4-5도밖에 안 됐다. 영국에서는 겨울이라도 해가 빨리 지고 비가 자주 온다 뿐이지 낮최고 기온은 8-10도를 넘나드는 편이라 그에 비하면 오늘이 추운 날 중 하루이긴 했다.
Cheam Park 소개
동네 침 파크는 처음엔 우리 동네라고 생각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동네라고 부르려고 한다. 아빙던에 살 때는 집에서 걸어서 20분-30분 내외를 “동네”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오고 나니 걸어서 20-30분 내외에는 주택들 뿐이라 이 곳만 ”동네“라 부르면 동네라 할 곳이 없어진다. 게다가 주변에는 온통 집들 뿐이라 이 동네에서는 어디를 가려고 해도 차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이젠 차로 반경 10-20분 사이면 그냥 “우리 동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하여 침 파크는 이사 초기에는 우리 동네라고 생각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동네에 있는 공원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 곳은 이사 초기에 남편과 애들 다같이 한번 가보고, 이후 나 혼자 둘째를 데리고 두세번 더 가본 것 같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좋은 공원이라는 거다. 작은 듯 보이는데 막상 가보면 크고, 침 파크 뒤로는 방대한 넌서치 파크(Nonsuch Park)와도 연결되어 있고, 매일 문을 여는 공원 카페도 있다. 심지어 그 카페에는 화장실도 있다!!
우리 집에서 도보 5분에도 작지만 있을 거 다 있는 공원이 있는데, 거기에도 카페가 있지만 매일 열지 않고, 공원 내에 화장실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침 파크는 편의시설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심지어 주차도 무료에, 주차장 바로 앞이 놀이터다!
침 파크 놀이터
침 파크 놀이터에 처음 왔을 때 우리 첫째 둘째 모두 좋아했다. 놀이터에 탈 것들은 예전 아빙던 놀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게 시설도 낡고 가지수도 적었다. 그렇지만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고, 바로 앞에 카페도 있고, 어른들용 운동 기구도 있고(아이들은 무슨 이유인지 어른용 운동 기구를 정말 좋아한다), 큰 모래 사장에서 모래놀이도 실컷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집 화단에 방치되어 있던 둘째 뚱이의 여러 모래놀이 도구들을 챙겨 놀아터로 갔는데… 왠걸… 날씨 탓인지 그 큰 놀이터에 사람이 우리 뿐이었다. 다들 어디에 있는걸까… 애 데리고 집에 있는 엄마들은 다 어디서 시간을 보내는지, 이 날씨에 아이와 놀이터를 방황하는 엄마는 왜 나 뿐인 것인지 의문이 들었던 순간…
하긴… 우리가 집을 나설 때 밖에는 비가 흩날리고 있었으니… 나처럼 밖에 비 오는 줄도 모르고 나갈 채비를 한 사람이나 밖에 나오지, 누가 일부러 그 시간에 놀이터로 향하랴…
그렇지만 우리가 놀고 있는 중에 한 가족이 아이 둘을 데리고 놀이터에 와서 함께(그저 한 공간에서) 노는 시간이 잠깐은 있었다.
평일, 춥고 비 흩날리는 날이라 사람이 참 없는 공원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이 침 파크는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공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적는 날에도 휑한 느낌보다는 희한하게 따뜻한 느낌이 있다. 꼭 놀이터를 향하지 않아도 공원을 찾는 동네 사람들이 한둘씩 계속해서 오가는데 그들의 표정이 편안하고 밝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지만 아늑하고 포근한 침 파크. 차만 대면 바로 놀이터라 아이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 비상시에 대비해 화장실과 카페도 이용할 수 있고. 날이 풀리면 아이들과 더 자주 오고 싶은 곳이다(유일한 단점을 꼽자면 카페 물가가 아빙던보다 훨 높다는 사실… 그러다 보니 카페는 “비상시”에나 이용할 곳으로 생각된다).
Cheam Park Playground 구글맵 링크:
https://maps.app.goo.gl/vuT6knvr4B9KzAWL9?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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