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영국일기만 써 오다가 오늘은 한국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17일간의 한국 휴가를 다녀오며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곳도 가고, 가족들과 시간도 많이 보내면서, 바쁘고 정신없지만 잊을 수 없는 17일간의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한국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의 하나는 바로 강원도 횡성의 풍수원 성당 방문입니다. 사실 이 성당을 저는 잘 알지도 못 했는데, 저희의 지인인 J의 소개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친구 S를 만나러 원주로 가기로 한 날이었기에, 원주로 가는 길에 횡성에 잠시 들르기로 하였지요. 너무 정신없이 바쁜 휴가를 보내고 있어서 풍수원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도 못한채 가게 된 곳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이렇게 좋은 곳이 한국에, 그것도 서울에서 이렇게나 가까운 지척에 있었구나,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주말에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근교로 떠나보고 싶으신 분들, 풍수원 성당으로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풍수원은 바로 아래와 같은 곳입니다. 한국에서 한국인 신부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성당이자, 국내에서 네번째로 세워진 유서깊은 성당이죠. 오른쪽 조감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당 주위를 둘러싸고 너무 좋은 자연이 있고, 그 자연 속에 좋은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한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성당 앞의 큰 나무가 이곳의 오래된 역사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한눈에 '어, 티비에서 많이 보던 성당인데?' 하실 것입니다. 그런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낮인데도 이곳 주변이 조용하고 관광객이 많지는 않아서 좋더라구요. 큰 나무에 의해 성당의 아름다운 자태가 가려졌지만, 초겨울에 방문하면 나무가 앙상해서 성당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성당 뒷쪽에서는 마치 숲 속에 안겨있는 듯한 성당의 모습이 보입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성당 뒤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유물전시관"이 있습니다. 가톨릭과 관련된 유물 전시관인줄 알았는데, 민속박물관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릴 적 시골 할머니집에서 보던 온갖 것들이 잘 전시되어 있어서 하나씩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아래는 유물전시관에서 몽실언니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랑스런 남편, 틴틴.
유물전시관의 옥상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장독대가 잔뜩 놓여져 있습니다. 왠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장독대일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올라가는 길에.. 바닥에서 이렇게 앙증맞게 하트모양으로 피어있는 잡초들을 발견! 이건 일부러 주변 잡초를 띁어내서 하트모양으로 해 둔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이렇게 자란 것인지 궁금합니다. 어쨌거나 너무 귀여워서 한장 찰칵!
그렇게 유물전시관을 뒤로 하고 좀 더 올라오면 시원한 정자가 나타납니다. 풍수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기원이 '원'으로 서울로 가는 길에 말을 대어놓고 쉬어 가던 곳이었다 합니다. 조치'원'도 바로 그런 역사에 기원한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말을 대놓고 쉬던 곳을 재현하여 풍수원 성당 방문객들에게 전망좋은 휴게 공간을 마련해두었습니다. 정자로 올라오는 틴틴.
저희 부부를 풍수원 성당으로 데리고 와준 고마운 J.
이곳 마루에서 내다보이는 자연 전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다시 봐도.. 역시.. 한국의 자연도 정말 아름답네요!
민속촌 느낌이 물씬 나는.. 시골집 풍경..
사실 저희가 올라간 길 외에도 '십자가의 길' 등 명상이나 기도를 하며 오를 수 있는 좋은 산책로가 많은데 저희는 시간이 없던 관계로.. 여기까지만 둘러보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기 전, 우측 작은 건물을 보면 성당에서 운영하는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면.. 저기 "Cafe 까미노"라 적힌 곳에서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커피의 질이 뛰어나고, 수녀님께서 직접 따서 말리신 뽕잎으로 만든 뽕잎차라든지, 감잎차 등 한국 전통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성당 주차장 앞에는 지역 신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 등도 판매하는데, 저희는 원주까지 가는 길에 맛볼 강냉이 한봉지와 국내산 들깨가루 한봉지, 뽕잎차 한봉지를 사서 원주로 향했습니다. 역시 강원도 옥수수가 달라서인가, 강냉이가 알이 좀 더 작은데 꽉 차고 고소했어요! 두어개만 맛보고 나머지는 원주 사는 친구네 애기들 간식으로 선사. 뽕잎차도 어머님께 선물로 증정. 들깨가루는 저와 함께 영국까지 왔지만 아직 맛보지 못했네요.
주말, 조용한 자연 속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고 싶으신 분, 조용히 혼자 명상이나 산책을 하고 싶으신 분, 기도를 하는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으신 분, 이곳 강원도 횡성 풍수원 성당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에게는 다음에 한국에 가도 꼭 한번 다시 가고픈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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