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국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가장 큰 제한점 중 하나가 도서 구입이에요. 한국책을 구하려면 무거운 책을 해외배송 주문으로 사야 하니 가격이 너무 비싸고, 어떤 책을 사야할지 정보도 없어서 알아보는 것부터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이 곳 영국에서 한두권씩 책을 사 보고 있어요.
영국에서 책을 사서 보면 장점은 한국에서 번역되어 팔릴 책을 현지 가격으로 쉽게 구입해서 사서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영어로 된 다양한 책들을 모두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저희는 집에서 한국어만 사용하는 한국인 가정이다 보니 영어로 된 책을 저희가 영어로 읽고 아이에게 한국으로 읽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요. 아이 책을 읽다 보면 저희가 써 본 적 없는 단어들도 제법 나와서 저희도 영어공부를 해야 할 입장입니다. 저는 종이로 된 영어사전만 4-5권이 되었던 것 같은데, 그 많던 영어사전들을 3년 반 전 한국으로 부치는 짐에 다 보내버렸어요. 일을 하다 보면 사전은 컴퓨터로만 찾게 되고 종이 사전을 쓰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사전을 찾기가 불편해서 다시금 종이 사전이 필요해지네요. 막상 다시 사려니 돈도 아깝고, 딱 한 권만 사고 싶은데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른용 사전을 사면 종이가 얇아서 아이들 손에 찢겨나갈까봐 걱정되기도 해서 아직 구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앞으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저희가 보고 있는 아이 책을 하나씩 소개해볼까 해요. 좋은 책이 참 많은데, 읽고 나서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거든요.
먼저, 첫번째 책의 주인공은 어스본 출판사의 Look inside 시리즈 책 중 하나인 Look inside Building Sites 입니다.
출판사 소개
먼저 어스본 (Usbourne) 출판사를 소개하자면, 1973년 영국에서 설립된 출판사로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입니다. 많은 출판사들이 디자인 같은 작업을 외주를 주기도 하는데, 이 곳은 책 저술, 디자인, 에디팅 작업을 출판사 조직 내에서 모두 하는 걸로 유명한가 봅니다. 어스번 코리아 웹사이트에도, 또 위키피디아에 어스본 출판사 소개에도 그 내용이 모두 부각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어스본 코리아를 통해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는 한국 번역서는 구할 수 없으니 영어로 사서 보고 있어요.
책 소개: Usbourne Look inside Building Sites
표지는 위와 같아요. 사진이 아주 생생하면서 정교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상세한 설명이 많아요. 위 사진 좌측 하단에 적힌대로, 40개가 넘는 그림 덮개가 있어서, 그 덮개들을 열면 그 뒤에 후속 그림이 숨어있어요.
추천 연령: 중장비를 좋아하는 아이들, 공사현장에 관심 많은 아이들, 토목 및 건설에 관심 많은 아이들이라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두고 두고 즐겁게 구경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저희 아이가 지금은 좀 시들해졌는데, 한 때 중장비에 흠뻑 빠져있었어요. 중장비가 일하는 공사현장에도 매료되어 있었죠. 당시 저희는 아이에게 중장비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되게 되었고, 기대했던대로 아이의 관심을 듬뿍 받은 책입니다.
요즘은 좀 더 정교한 것들 (전기, 기계 매커니즘) 로 관심이 옮겨가기도 했고, 동생이 생기면서 동생에게도 관심이 옮겨가고, 동생에게 엄마를 뺏기지 않으려는 마음인지 3세가 다 되어가서 그런 것인지 저에 대한 집착도 아주 강해지면서 책을 별로 읽지 않고 있어요. ^^;;;;;; 그렇지만 얼마 전까지, 저희 아이에게는 스테디셀러였던 책입니다.
속을 펼쳐보면, 공사 현장의 A to Z 를 어린이 버전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기초공사를 하는 장면부터 어떻게 높은 건물을 세우는지, 터널은 어떻게 만들고, 터널 속 지하철 공사를 하는 것, 아스팔트를 까는 것, 여러 종류의 크레인을 이용해 어떻게 고층건물을 세우는지, 마지막에는 건물을 철거하는 공사 현장까지, 다양한 공사 현장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각 현장에서 어떤 기계들이 사용되고, 어떤 기술들이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도 짤막짤막하게 잘 설명이 되어 있어서 부모인 저희가 보기에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책 답게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뜻박의 유머도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책의 아주 일부 장면만 찍어본 것인데요. 첫번째 사진은 공사 사무실 옆에 기대에 서서 머그잔에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인부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 한국과 달리 영국 공사현장에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지요. 티 타임이면 다들 저렇게 티를 마셔요.
뿐만 아닙니다. 위의 두번째, 세번째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공사장에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까지 그림에 묘사되어 있고, 심지어 화장실 문을 열면...화장실에 앉아 신문을 읽으며 볼 일 보던 분께서 소리를 치십니다. "Hey!" 하구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책은 40개가 넘는 덮개가 있는데, 덮개를 넘길 때마다 어떤 그림이 숨어있을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절대 실망을 져버리지 않지요.
어스번의 Look inside 시리즈는 이렇게 덮개 속 그림과 설명이 풍부한 책이예요. 저희는 같은 시리즈 책으로는 각종 자동차에 대한 책인 Cars, 그리고 Body에 대한 책이 있어요. Cars 도 아이가 중장비를 좋아하던 시절 흠뻑 빠졌던 책이고, Body에 대한 책은 저희 아이 배변훈련을 도와주었던 고마운 책이지요.
다음에는 또 다른 책을 소개해보도록 할게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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