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100일의 기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옥포동 몽실언니 2018. 3. 29. 18:48

사람들이 모두 말했다.  100일이 되면 많이 좋아질거니 조금만 더 참으라고. 

그래서 도대체 100일이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다들 이러나 했다.  그리고 그 '기적'이라는 거, 일어나지 않기만 해봐라... 벼르고 벼렀다.  그러던 우리에게 100일이 다가왔고, 우리에게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100일의 기적이 일어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에게는 100일의 이 일어났다!  그래서 사람들이 100일의 '기적' 또는 '기절'이라 했나보다. 

우리는 100일이 되기 전 생후 13주차에 여러 변화들을 경험했다.  아이의 밤잠이 길어졌고, 도통 낮잠을 자지 않던 아이가 걱정될만큼의 낮잠을 잤다.  먹는 양도 확 줄어서 수유시간도 파격적으로 짧아졌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이 변화들이 일시적 변화는 아닐까 마음을 졸였는데.. 언제나 이런 '혹시나'는 '역시나'라고.. 당장 그 다음주부터 우리 아이는 다시 밤잠이 짧아지고, 낮잠은 오후 4시가 되어야 겨우 한번 자고, 어느날은 또 하루종일 하염없이 수유를 하면서 100일의 역행을 보였다. 

생후 13주차에 나타난 우리 아이 변화 보러가기:  htty://oxchat.tistory.com/261

그러나!!!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100일의 기적을 발견했다.  생각해보니 아이가 하는 것이 밤잠자기, 낮잠자기, 우유먹기, 만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이 세 부분 (밤잠, 낮잠, 수유) 외에 아이의 발달 측면에서 놀라운 경험들을 했고, 바로 이것이 진짜 '100일의 기적'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첫째, 그것은 바로 아이의 놀라운 신체적 성장이다. 

아래는 생후 열흘쯤 되었을 때 우리 아이의 손.  아직도 쪼글쪼글 주름도 많고, 손이 정말 작다. 

저 작던 손은 100일 만에 이렇게 커졌다!  이젠 내 엄지 손가락이 꽉 찬다.  게다가 이제는 손에 잡히는 것을 무조건 꽉 쥐는 반사반응도 사라지고, 손이 아주 느슨하게 내 손가락을 잡고 있다.

태어났을 때 이렇게 작고 쪼글쪼글했던 우리 아이의 발은

단 100일만에 이렇게 사람의 발 같은 모습을 갖췄다.

통통하다 못해.. 터질 듯한 이 발.. 너무 탐스럽지 않은가?! ㅋ

혼자서 고개도 잘 못 들던 아이가 이제는 엎드려서 목을 90도로 바짝 들게 되었다 (아직은 목이 가끔 제 멋대로 떨어지기는 한다).

둘째, 여러 신체 동작의 정교성이 매우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제일은 손 조작!  이젠 손으로 유모차의 챙을 직접 잡기도 하고,

양손을 맞잡고 깍지를 끼기도 한다.  전에는 두 손이 서로 근처에 가게 하려 해도 안 되었는데, 이젠 스스로 저렇게 잡는다는!

유모차에 달린 바람개비를 돌리는 손잡이를 저 혼자 힘으로 잡기도 하고,

양 손에 물건을 쥐는 것도 문제 없어졌다!!! 

우리 부부는 100의 기적을 그토록 기다렸고, 100일이 되어도 그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 실망했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가 기다린 것은 그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기적을 보여주고 있었고, 100일을 전후해서는 여러 기적을 동시에 보여주었는데, 우린 그저 수면과 휴식시간 확보에만 급급했던 것!  

우리처럼 100일의 기적만을 기다리고 있는 부부가 있다면, 혹은 우리처럼 100일이 되었는데도 다들 말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 실망한 부부가 있다면.. 남들이 이야기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100일을 기점으로 나름대로 놀라운 변화들을 아이가 보여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