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일텐데, 나랑 틴틴은 육아를 너무 우리 멋대로 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육아에 대해 너무 공부를 안 한다. ㅠㅠ
그러다 보니 우리아이는 맨 처음 먹은 이유식이 들기름에 전복내장까지 넣고 끓인 전복죽에, 그 다음은 마늘 팍팍 넣고 끓인 닭죽이었다. 그건 4개월에 어쩌다보니 한번씩 먹이게 된 것이고, 많은 양을 먹은 것도 아니니.. 그냥 맛만 본 정도라 치자.
과일과 야채도 초기에는 익혀서 주라고 하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생오이도 그냥 주고, 사과 배도 숟가락으로 슥슥 갈아서 생 걸 막 먹였었다. 아무 탈이 나지 않았으니 그걸로 감사..
지난 주말에는 나와 남편이 부엌에서 체리와 복숭아를 먹고 있었다. 아이가 우리가 먹는 걸 유심히 보자, 나는 얼른 핸드폰으로 검색을 했다. "체리 이유식 시기"를 했더니 어느 사이트에 커다란 표가 나왔다. 6-8개월 과일에 "체리, 복숭아.. 등" 이 들어있었다.
"틴틴, 체리, 복숭아 다 먹여도 되나봐. 껍질은 까서 줘보자~"
하고 껍질을 까서 아이에게 조금 줬다.
그리고 나서 핸드폰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체리, 복숭아 등등"이 적힌 칸 앞쪽에 "금지 식품"이라고 적혀있질 않은가!!!! 그것도..다행히 별 탈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7개월 하고 9일째 되는 오늘은 처음으로 딸기를 줬다.
한국에서는 딸기를 좀 더 늦게 주는 것 같은데, 어제 본 한 사이트에서는 씨앗 부분을 제거하고 과육만은 줘도 된다고 나와있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나와 틴틴이 딸기를 먹으면서 씨앗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속 알맹이를 썰어서 아이 테이블에 올려줬다. 나름 "소근육" 발달도 돕고 일거양득이지 않을까 하는 건... 구실이고, 그냥, 우리 저녁 먹을 시간이라도 벌려고 벌인 일이다.
딸기는 알맹이가 부드러워서 목에 걸릴 위험도 없으니 안심하고 크게 썰어줬다. 나름 아이가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최소크기인데.. 아직 좀 큰 편. 색이 빨갛고 향이 강해서 그런가 아이가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그리고는 본인의 얼굴부터 식판, 바닥까지 모든 것을 "엉망이 진창이"를 만들어버렸다. 식판부터 바닥까지..
처음에는 여섯일곱알을 자기 그릇에 놓아줬는데, 그릇 째 흔드는 바람에 한알 빼고 다 버렸고, 그리고 나서도 어느새 다섯알을 바닥에 흘렸다. 딸기 session이 끝났을 때는.. 바닥에 열알 이상의 딸기조각이 떨어져있더라는.
오늘 밤에는 나도, 아이도 목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딸기 씨를 제거해주느라 딸기를 만진 내 손에도, 온 손으로 딸기를 오므락 조므락 한 우리 아이 손에서도 여전히 딸기향이 솔솔 난다.
잭, 오늘도 재밌었지? 내일도 같이 재밌게 놀자~ 잘 부탁해! (내일은 바닥에 누워 낮잠 좀 자자~)
(Written on 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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