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임신

임신 36주를 하루 앞둔 임산부의 건강한 아침식사와 안 건강한 디저트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1. 6. 20:09

영국은 음식이 맛없기로 악명이 높다. 

그런데 영국에 오랫동안 살다 보면 영국 음식이 맛이 없다는 것은 그저 오래된 선입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만의 독특한 식문화가 분명히 있고,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아주 맛있게 요리하는 펍들이 꽤 있으며, 비록 현지의 맛과는 좀 다를지 몰라도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또 영국이다.  

맛있는 '음식'이라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Tintin이 생각하는 한국보다 영국에서 더 맛있는 음식은 바로 '버터'!!  버터매니아였던 한 일본인 친구는 자기가 온갖 나라의 버터를 다 먹어봤지만 핀란드 버터가 최고였고, 영국에서는 맛난 버터를 찾을 수가 없다고 불평했지만, 나와 Tintin에게는 그래도 영국이 버터는 맛나고 좋다.  버터가 맛있으니 버터가 들어간 다른 음식들도 다 풍미가 좋고 맛있는 편이다.  

빵도 신선하다.  빵 하면 프랑스 아니냐 하겠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해 좀 더 신선한 밀가루로 신선하게 만든 빵이라 그런지 빵의 질은 한국보다는 확실히 낫다. 

오늘 아침은 주말에 만들어둔 브로콜리 수프와 바게트 세 조각.  내 생애 첨으로 도전한 브로컬리 수프!  몸에 좋다는 브로컬리를 매번 쪄서 밍밍하게만 먹다가 질린 나는 브로컬리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처음으로 수프만들기에 도전!  다들 수프가 제일 만들기 쉽다고 하더니, 진짜로 너무 쉬워서 나 스스로 놀랐다.  그리고 밖에서 파는 것보다 덜 기름지고, 덜 짜게 만들 수 있으니 그것 또한 더욱 좋고!

빵은 냉동실에 보관 중이던 바게뜨 세 조각을 꺼내 유기농 버터 한 조각과 함께! 

예전에는 나와 Tintin 은 버터를 많이 먹지 않으려고 애 썼는데, 얼마전 youtube에서 자연스러운 식생으로 풀을 먹고 자란 젖소에서 짜낸 우유로 만든 버터는 영양성분이 좋고, 옥수수 사료를 먹여 키운 소에서 나온 우유로 만든 버터와는 몸에 들어갔을 때의 작용이 다르다고 하는 다큐멘터리를 본 후 우리는 몇십펜스 (몇백원) 더 주고 유기농 버터를 사서 마음 놓고 버터를 먹는 중이다. 

빵에도 버터를 듬뿍 발라~ 

뭔가.. 너무 건강한 아침식사였나.. 입이 심심하여 할로윈때 우리집에 찾아오는 꼬맹이들에게 주기 위해 한국슈퍼에 굳이 가서 사온 쵸코파이 남은 것을 하나 꺼내 디저트로 냠냠.  

쵸코파이를 꺼냈다가 아래 사진과 같이 너무 작아서 깜짝 놀랐다.  이게.. 이러니 한국에서 질소과자니 뭐니 해서 난리가 났던 건가 했는데, 한국에서 파는 쵸코파이는 이렇게 작지 않다고 한다.  수출용으로 따로 작게 만드는 것 같다고 하는데.. 진짜 그런건가?  딱 한입거리인 쵸코파이!

이렇게 먹고 나서.. 역시.. 수프는 금방 배가 꺼진다.  나는 잠시 쉬었다가 사과 두개, 귤 두개, 바나나까지 하나 먹는 기염을 토하며.. 부른 배를 두드리며 아기 빨래 개기 시작!

내일이면 임신 36주.  이번주는 바쁜 주간. 임신 36주를 맞아 조산사도 만나야 하고, 드디어 20주 이후로 처음으로 초음파 검사로 아기를 만나러 가기도 해야 하며, health visitor도 집으로 와서 출산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출산할 병원도 가보기로 예약을 해 두었다.  아가야, 쑥쑥 자라렴~ 곧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