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출산 12주 가족의 평범하지만 너무 특별한 주말

옥포동 몽실언니 2018. 3. 4. 20:53

어제 토요이른 우리 아기의 12주 생일.  나는 지난 2월 20일 달리기 이후 단 한번의 외출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주말만큼은 틴틴이 나에게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유럽에 들이닥친 이상한파로 인해 동네는 눈으로 덮였고 이런 날씨에 괜히 나갔다가 미끄러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나는 외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부엌에서 열심히 이 일 저 일, 평소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한 일들을 했다.  

그 첫번째가 오랫만에 맛있는 아침 만들어 먹기.  

멸치다시국물을 우려내서 황태 누룽지탕을 만들어 따뜻한 아침을 먹고, 그 때 만든 다시국물을 조금 남겨 그걸로는 저녁에 맛있는 시금치 배추 된장국을 끓여먹었다.  음식 사진은 없고 된장국용으로 남겨둔 멸치육수 사진 뿐. 

두번째는 두유 만들기.  

남편은 집에서 만든 두유를 상당히 좋아한다.  만들어 줄 때마다 굉장한 만족감을 표한다.  

우리의 두유를 책임지는 두유제조기 이야기 보러가기 --> http://oxchat.tistory.com/123

두유를 만들면 둘이서 두번씩 먹으면 딱. 한번씩 넉넉히 먹어버리면 남는 양은 1.4인분 정도 뿐.  그래서 어제는 한번 더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이번주말내내 실컷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남는 비지는 오늘 저녁 비지찌개로 변신할 예정!

마지막, 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간절히 바래온 일, 오븐찰떡 (LA찰떡) 만들기!!!

나는 떡을 정말 좋아한다.  남편은 그게 내가 단 것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물론 맞지만 ^^;; 떡의 쫄깃쫄깃한 식감을 사랑한다.  어쨌든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떡 중 하나가 영양찰떡.  찰떡의 쫄깃함과 찰떡 안의 콩배기와 밤이 씹히는 그 식감의 조화로움!!!  그리고 달콤함은 덤!  그것이 내가 영양찰떡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최고다.  그 영양찰떡을 오븐으로도 구울 수 있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오븐사용이 그리 손에 익지 않은 나는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2주전 우리집에 놀러온 Y가 내가 떡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영양찰떡을 손수 만들어왔고, 매일 하나씩, 둘씩 야금야금 먹다보니 감질만만 더 났다.  아.. 이 떡은 해먹고야 말리라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다가 드디어 이번 주말에 용기를 내어 도전!!! 

그리고, 그 결과는?  대성공!!!!  콩이며, 서양대추 dates라도 사서 넣고 싶었는데, 장보러 갈 시간이 없었던 탓에 집에 있던 건포도에 각종 견과류, 맛밤을 넣어서 만들었다.  Y가 해준 것처럼 달콤한 콩배기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 입맛에 딱맞는 단맛과 우리가 평소 즐기는 간식들이 들어가니 틴틴도 좋아하고 나도 대만족. 

우리가 따라한 오븐찰떡은 인터넷에 떠도는 레서피를 살짝 변형했다. 먼저 오븐을 190도로 (가스오븐 아닌 일반오븐 기능으로) 예열을 시작한 뒤 재료 준비 시작. 

  • 453g의 찹쌀에, 
  • 두컵 반 (1컵 240ml)의 우유
  • 소금, 베이킹파우더, 베이킹소다 각각 1tbs
  • 설탕은 백설탕으로 한컵에서 반컵쯤 넣게 되어 있는데, 우리는 흰설탕은 아예 없고 그나마 있는 갈색설탕도 다 떨어지고 조금밖에 없어서 밥숱갈 두숟갈 정도 넣은 듯..

위 가루들에 우유를 넣어서 잘 섞어준 후,

  • 건포도 1컵, 견과류 1컵, 맛밤 한봉지 조금 덜되게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내가 한줌 손으로 먹음 ㅋ)

이렇게 넣고, 반죽을 잘 섞어준 후, 오븐트레이에 붙지 않도록 위생장갑을 끼고 기름을 가볍게 코팅해준 후 스페츌러를 이용해 오븐틀에 잘 넣어주면 끝.  베이킹페이퍼가 있으면 베이킹페이퍼를 깔면 오븐틴에 붙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없으니.. 기름을 살짝~

50분 가량 소요된다고 하는데, 45분 정도 지나니 색깔이 이미 브라운색으로 변해있어서 우리는 45분만에 종료했다. 

특별한 베이킹 도구가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저 저울과 계량스푼, 계량컵만 있으면 끝!

가루반죽을 섞어 섞어준 후, 견과류와 건포도 넣고 휘휘 저어서 틀 안에 넣었는데, 다들 얇게 만들수록 더 좋다고 해서 얇게 넣었더니 반죽이 남았다!

그리하여 작은 파운드 틀에 남은 반죽을 얇게 깔아서 우리는 두 통을 넣게 되었다. 

오븐에 들어간 찰떡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몽실.

짜잔~ 완성된 오븐찰떡!  오븐에서 구워지는 것인데다가 베이킹 소다, 베이킹 파우더, 우유가 들어가서인지 빵같이 겉은 브라운 색으로 크리스피하게 구워졌다.

틀에서 꺼내서 한김 식힌 후 썰면 더 잘 썰린다는데, 기다릴 인내심이 없는 몽실언니는 바로 그냥 썰어서 잘 됐나 어떤가 틴틴과 함게 맛을 보기 위해 칼에 참기름을 살짝 바른 후 떡을 썰어봄!

단면 사진!

보기에는.. 설탕도 흰설탕이 들어가고, 속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아주 먹음직스러운 찰떡의 모양은 아니고 겉은 갈색인 것이.. 뭔가 이상하지만 맛은 아주 좋음!  적당히 달면서, 겉은 좀 바삭하지만 속은 쫄깃쫄깃한 찰떡과 각종 견과류, 그리고 건포도가 있는 부분은 더 달콤하다.

아래는 더 얇게 만들어진 큰 트레이의 찰떡. 

몇조각 큰 것을 먹고 나서도 성에 차지 않아 몇조각 더 잘라줬다.  나머지는 랩에 싸서 냉동실로 직행!

틴틴도 나도 지방이 듬뿍 들어있는 Jersey 우유와 함께~

어느새 떡은 동나고, 나의 입가심 우유만 덩그라니. ㅋ 우유도 원샷..은 아니고 한입씩 냠냠.

떡을 먹은 틴틴은 본인의 우유와 함께.. 아기와 함께.. ^^ 우리 잭, 주말에는 아빠와 함께!

그렇게 우리 아기 12주 맞이 주말은 여러 요리를 해먹는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 평범함이 생후 석달된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너무나 특별하다.  아.. 찰떡.. 또 먹고 싶네.. 다음에는 반드시 두배, 세배 반죽으로 여러판 만들어서 냉동실에 쟁여두고 먹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베이킹용 오븐틴부터 더 구입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