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육아일기 2017-20

요즘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1)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12. 06:12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이틀전 꽉 채운 10개월이 된 우리 아이 잭.  아이의 발달과 함께 아이가 즐기는 놀이들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오늘은 요즘들어 저희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엄마 등에 말타기~ 오늘 처음으로 말을 태워줘봤는데, 아주아주 좋아하더라구요!  대신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아주 조심해야 해요!

그리고, 요즘들어 전반적으로 푹 빠져있는 놀이는 "구석에 들어가기"예요.  툭하면 식탁 아래로 들어가기 일쑤인데, 문제는 들어가서 놀다가 일어서려고 한다는 거죠.  일어서면 식탁 상판이 자기 키보다 낮아서 몸을 펴다 보면 머리가 식탁 상판에 부딪혀서 울거나 소리를 지르죠. --;;;

식탁 아래로만 들어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식탁 아래를 기어다니다 보면 결국.. 식탁 의자 아래로도 들어가게 되는데요. 처음으로 식탁 의자 아래로 들어갔던 저 날은 식탁 의자에 갇혀서 한참을 나오지 못해 결국 제가 의자를 들어올려서 아이를 빼냈답니다.  

식탁 의자 뿐만이 아닙니다.  부엌에서 쓰는 낮은 사다리겸 의자에도 자꾸만 들어갑니다.  제 몸보다 워낙 작은 의자이다 보니 들어간다고 들어가는데 의자를 뒤집어 쓴 형상이 되곤 합니다.  아이를 얼른 빼줘야 하는데, 이 블로거 맘은 이런 너무 귀여운 장면은 사진부터 찍기 바쁘답니다. ^^;;

아이가 좁은 곳에 들어가기를 너무 좋아해서 주말에는 빨래바구니를 깨끗이 닦고 그 안에 넣어줘봤습니다.  상황과 다르게 아이의 엄숙한 표정이 웃음 포인트!  낯설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아주 좋아하지는 않아서 빨래바구니에는 저 날 들어간 게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들어가기" 신공을 이용해 엄마 아빠의 신체에 공간이 생겼다 하면 캑캑 소리를 내고 좋아하며 그 틈을 파고 듭니다.  특히 요즘 허리가 너무 아파서 허리 운동을 하느라고 무릎을 세우고 배를 치켜드는 동작을 하면 제 다리 아래의 공간으로 재빨리 파고들어 "통과"합니다.  왔다 갔다 반복하며 놀죠~ 

그 밖에도 요즘 들어 놀이터도 아주 좋아하고 있어요!  아직 걷지 못하는 저희 아이가 탈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래의 유아용 그네 뿐이에요.  그래도 저 그네에 일단 들어갔다 하면 아이를 빼내기가 힘들 정도로 그네를 너무 좋아하네요.  그네에 앉아서 바닥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옆 그네에 누가 타면 그네에 탄 친구도 구경하고, 그 친구의 그네를 밀어주는 친구 엄마나 할머니도 뚫어져라 보고.  그네의 쇳줄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그네에만 타고 있으면 지겨울 것 같은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네를 즐긴답니다. 

놀이터에서 그네타기 외에도 유일하게 저희 아이가 즐길 수 있었던 다른 것은 아래의 소리판이에요.  저것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저 동그란 부분을 잡고 돌리면 은색구슬들이 와르르 떨어지면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데, 아이는 저게 그리 신기하고 재밌나봐요.  그네에서 꺼내면 아이가 우는데, 얼른 저 소리판으로 데려가면 겨우 달래지지요.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놀이터를 좀 더 자주 가줘야 하는데, 걸어서 20분은 족히 걸리는데다 매일 바람이 제법 부니 자주 가 주지 못해 아이에게 미안하지요.

집에서는 여전히 세탁기 사랑이 넘쳐나서 세탁기만 돌렸다 하면 세탁기 안을 저렇게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여전히 다이얼을 돌리거나 "정지" 버튼을 눌러서 세탁을 종료시켜버려서 엄마를 난감하게 하죠.  세탁기 속에 빨래가 돌아가는 게 그렇게 신기한지, 아마 놀이터에서 구슬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위 사진) 것을 재밌어 하는 것과 같은 원리가 아닌가 싶어요. 


소리 내기는 몇달간 꾸준히 좋아하던 놀이인데, 부엌 바닥에서는 물건을 부딪히면 카펫이 깔린 거실에서와는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았는지 요즘들어 부엌바닥에 숟가락을 내던지며 소리를 내기도 하고, 그저께는 부채를 바닥에 던지며 소리를 내고 놀더라구요.  그것도 굳이 자신이 좋아하는 부엌의 구석을 찾아가서~

아래 사진은 부채로 바닥을 탕탕 치던 중에 엄마가 한컷!
참, 신기하게도 요즘은 일부러 그러는건지, 우연히 그렇게 되는건지, 좀 헐렁한 긴팔옷을 입혀두면 자꾸만 자기 팔을 잡아당겨서 옷을 벗으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래 사진처럼 한쪽 팔만 벗고 있는.. 희안한 수도승의 패션이 되어버린다는.. ㅋ
요즘은 과일을 굴려가며 먹고 놀기도 즐기고 있는데요.  저희가 과일을 들고 있으면 자꾸만 달라고 해서 깨끗이 씻은 과일을 하나 쥐어줬더니 들고 굴리다가 먹다가, 그걸 또 보다가, 또 굴리고 하면서 잘 놀더라구요.  깍아서 주자니 온 집안을 사과즙으로 코팅할까 겁이 나서 껍질 째 쥐어줬더니 나중에는 쥐가 파먹은 것 같은 사과가 되어 버렸어요.  그 사과는 저와 남편이 잘 잘라 먹었지요. ^^ 이 이야기를 했더니 케임브리지의 J가 아이에게 공을 주라고 하더라구요.  공이 없다는 것을 안 J가 잭의 생일선물로 공을 사주기로 했어요!  공이 오면 잭이 신이 나서 재밌게 놀 것을 생각하니 벌써 기대됩니다!마지막으로, 요즘 매일 빼먹지 않고 하는 책장 놀이!!  책장의 책을 모두 빼고 밟고 찢고.. 난장판을 만드는 놀이입니다. --;; 사실 저희는 아이가 책장을 붙잡고 섰다가 책장이 앞으로 엎어지거나, 책의 모서리 부분에 아이가 다치는 일이라도 생길까봐 책장에는 아이가 가지 못하게 방어벽을 쳐 뒀었습니다.  그더나 친구 J의 아이가 책장에서 책을 빼며 혼자서 잘 노는 모습을 보고, 저희도 아이가 혼자 노는 시간을 만들 수 있으려나 하는 희망으로 책장에 대한 봉인을 해제했지요.  그 결과, 확실히 아이 혼자 노는 시간이 조금 생기기는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아주 재미있어해요.  완전히 몰입해서 책을 마구잡이로 끄집어내죠. ㅋㅋ게다가 이제는 무언가를 밟고 올라가면 더 높은 곳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저렇게 책을 밝고 올라서기도 한답니다!  놀만큼 놀고나면 아이는 바로... 아래처럼.. 얼른 내빼버립니다.  정리는 저와 틴틴의 몫이 되지요~

이상이 요즘 저희아이가 즐기는 놀이들이었습니다.  요즘들어 아이의 신체적 성장은 더뎌졌는데, 아이의 정교한 발달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참 신기합니다.  여러 기술들이 점점 섬세해진다고나 할까요.  하루종일 아이와 씨름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아이의 역동적인 발달을 지켜보면서 얻는 기쁨도 크다 보니 하루 하루를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마운 우리아이, 계속 쑥쑥 잘 자려주렴~ 항상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