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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중고차를 팔아보았습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13. 07:55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저희 집안에서 아주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저희는 얼마전까지 문 3짝짜리 차, 그러니까 앞좌석과 트렁크 문 이렇게 문이 3개만 있는 쪼끄만 붕붕이를 타다가 좋은 기회로 문이 5개인 (즉, 뒷좌석도 문이 있는) 지인의 중고차를 다시 중고차로 구입하게 되었어요.  저희는 차를 두개나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으므로 우리의 붕붕이를 팔아야 했어요.  영국에서 중고차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1) 중고차 딜러에게 차를 팔거나, (2) 개인간 개인의 거래로, 직접 팔거나 (3) 옥스팜 같은 기부가게에 기부를 하는 방법이 있지요.  저희처럼 개인 거래로 중고차를 구입하지 않고 딜러를 통해서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기존 차량을 그 딜러에게 함께 팔 수도 있구요.  저희도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옥스팜 같은 기부가게에 중고차를 넘길 경우, 그 중고차를 옥스팜이 옥션에서 그 차량을 판매한 금액이 전액 기부된다고 해요.  차를 팔기 귀찮다, 아니면 딜러에게 헐값에 넘기느니 그 돈을 좋은 데 쓰이고 싶게 하고 싶다 할 경우 기부가게에 기부할 수 있지요.

저희도 사실 개인거래로 차를 판매하는 일은 번거롭고, 중고차 딜러에게 헐값에 넘기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차를 팔지 못하고 있었어요.  작년에 잭 태어난다고 타이어도 4개 모두 바꾸고, 클러치도 바꾸고, 올해 에어컨도 수리하는 등 차 유지/수리에 꽤 돈을 부어뒀는데, 중고차 딜러에게 헐값에 넘기면 그 딜러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꼭 필요한 사람에게 오히려 저렴한 값에 차를 팔거나, 정 귀찮으면 옥스팜에 기부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차를 파는 ‘노력’은 해봐야하지 않겠나 싶어 일단 시도는 해봤습니다.  그 결과는?  대성공!  2차 시도만이기는 했지만 단 하루만에 차가 팔렸어요!

1차 시도는 영국내 한인들의 중고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 영국내 한인 사이트 ‘o4uk’라는 사이트(http://www.04uk.com/new/)에 광고를 올렸어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결과는 실패.  네분 정도 연락이 오기는 했으나 모두 다 수동차량이라 적어둔 것을 제대로 못 보시고 수동 운전이 힘드시거나 면허가 없으신 분들이라 판매로 성사되지는 못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수동차량이 훨씬 더 많은데, 한국분들은 대부분 오토면허를 소지하고 계시거나 오토차량을 선호하시기 때문이죠. 

2차 시도는 바로 어젯밤.  말그래도 어제 ‘밤’에 영국 중고거래 사이트 “Gumtree”와 페이스북의 장터에 올렸습니다.  
Gumtree에서는 7일간 무료 광고를 올릴 수 있고,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져요.  저희도 거기서 여러 물품을 중고로 구입한 적이 있구요.  페이스북에도 요즘 온라인장터가 활성화되어서 옥스퍼드 학생들끼리 물건을 사고 파는 장터도 있고, 저희 동네는 동네 인근 지역 주민들끼리 물건을 사고 파는 장터도 여럿 있어요.  그래서 Gumtree (https://www.gumtree.com) 에 먼저 올린 후, 동일 내용을 “복붙” (복사&붙여넣기) 하여 페북에도 올렸습니다.  페북은 인터페이스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 한곳에 올리고나니 제가 가입되어 있는 다른 장터 사이트에도 올리겠냐고 자동으로 질문이 떴어요.  그래서 관련되는 장터 사이트를 함께 클릭하였더니 한번에 네곳의 장터에 동일한 내용으로 광고가 업데이트 되는 편리함이 있었습니다. 페북.. 놀라운 기능을 갖고 있더라구요!

Gumtree에 중고차량 판매 등록하는 방법:

검트리에서는 거래물품으로 “차(cars)”를 판매한다고 적으면 자동으로 다음과 같은 창을 띄워줘요.  


그럼 각 내용에 맞게 작성하시면 됩니다.  사진은 최대 9장까지 업로드 가능하고, 희망가격도 적고, 차량에 대한 설명 (description)을 적으면 되지요.  

저희가 판매한 차량은 2007년 가을에 제조된 푸조 207 문 3개짜리 차량.  타이어 4개, 클러치, 모두 작년에 교체, 올해 에어컨 수리 (영국은 에어컨 안되는 차량도 많아요!! 저희도 에어컨 고장난 차량을 구입해서 그걸 올 초까지 타다가 올 여름에야 에어컨을 수리했답니다!), 배기통 교체 등을 했으며, 올 8월에 정기검진 (법적으로 연 1회 정기검진 의무) 통과했다고, 아기 때문에 문 5개짜리 차가 필요해서 차를 파는 건데, 차 자체는 아주 좋은 상태며, 판매금액은 780파운드 (한국돈 110만원 정도?)를 희망하지만 협상 가능하다고 광고를 냈지요.  그리고, 흡연/애완동물 없는 집에서 나온 차라고 (동물털 알러지가 있거나 담배냄새 싫어하거나 아기가 있는 분들의 경우 이런 물건을 선호해요!). 

다양한 차량 사진과 함께 광고문구로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지요.
Hello, we are selling our preloved car, which has served us very well for the last three years. The only reason for selling is we needed a five door car, and no need to keep two cars now. It is Peugeot 207 (petrol, manual gear, and 3 doors), manufactured in Sept 2007 with 51k mileage.

It has a part service history, and full history for the past three years. No history of accident. It is in very good condition. All four new tires and new clutch fitted in 2017 when we were waiting for a new born baby, a new exhaust fitted and air conditioner repaired (full working condition) this year. It also has an Isofix bracket. MOT passed in Aug 2018.

Other than a little broken front bumper and a small hole on the driver's seat, it is in very good condition. You are welcome to come and test drive.

Price is £780 (negotiable). From a pet and smoke free home.

그랬더니 광고를 올리기 무섭게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 중 가장 먼저 연락온 곳은 같은 아빙던에 사는 ‘타샤’라는 친구였어요.  그 친구가 오늘 점심에 와서 차를 보겠다고 했고, 이후에 연락오는 다른 모든 이들에게는 오늘 오는 친구가 차를 구입하지 않으면 다시 연락주겠다고 답을 남겼죠. 

같은 광고를 그대로 페이스북에 제가 가입되어 있는 여러 장터 사이트에 올렸고, 여기는 사진갯수 제한이 없으니 틴틴이 찍어서 보내준 사진을 모두 올렸어요.  광고 올린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가 올린 광고들에 이제는 물품이 팔렸다고 “Sold”로 체크했더니 자동으로 모든 장터에서 제 광고가 삭제되었어요.  ㅜ그래서 광고 올린 것을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다만 제 activity log에 남아있는 것을 보여드릴게요. 

드디어 점심 시간이 되어 타샤는 차를 보러 왔어요.  어린 8개월의 휴고라는 이름의 아들과, 애가 있는 다른 친구와 함께.  차를 테스트드라이브 해보더니 맘에 들었는지 남자친구를 불렀어요.  남자친구가 차 이곳저곳을 보더니 상태가 아주 좋다며 남자친구도 만족.  그러나 가격 흥정이 가능하냐고 해서 남편과 저는 50파운드를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아주 어린 커플이었던 데다가,  그 전에 “Mini”를 타고 다녔는데 그 차가 너무 작아서 그 차를 어제 팔았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는 지금 파는 차도 너무 작고 뒷문 없는 게 불편해서 차를 팔려고 하는데, 그런 저희 차를 마음에 들어하는 어린 커플을 보자 깎아달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저와 남편은 이미 돈을 깎아줄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게다가 그렇게 돈을 더 깎아주더라도 우리가 중고차 딜러에게 팔았을 때는 그 돈보다 더 못 받을 것을 알기에, 그렇게 깎아주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겠어요!  

타샤는 저녁에 저희집에 와서 핸드폰으로 바로 온라인 송금을 했고, 저희는 송금완료를 확인하자 마자 바로 즉석에서 영국 정부 사이트에 접속하여 “차량 소유주 변경” 서류를 온라인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거래 완료!  그 서류를 작성할 때 타샤가 본인의 생년월일을 쓰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1995년생.. 스물셋밖에 되지 않았어요.  (운전은 틴틴보다 더 능숙했어요!! ㅋ)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차에서 울기 시작하자 타샤는 틴틴에게 “아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며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타샤의 아들이 8개월이니 저희 잭보다 3개월이 어린데.. 3개월 전의 저의 모습을 생각하니 타샤의 심정과 상황이 이해가 되어서 그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마음이 아렸어요.  저는 나름 겪을 것 다 겪은 나이에 육아를 경험해도 이렇게나 힘든데, 어린 나이에 혼자서 아이를 돌보며 타샤는 얼마나 또 힘들까..싶어서요. 

아무튼, 그렇게 저희의 중고차 거래는 예상치도 못하게 단 하루만에 성공적으로 끝났고, 저와 틴틴은 그 때부터 저희에게 연락 온 다른 모든 이들에게 차가 팔려버려서 미안하다는 메세지를 보내줬습니다.  모두들 알려줘서 고맙다는 답장이 왔고, 그렇게 기분 좋게 저희의 중고차 거래는 마무리되었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단 하룻만에 차가 팔릴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