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결혼

셀프웨딩 준비시 결혼식 방식 결정 및 주요 유의점

옥포동 몽실언니 2017. 4. 28. 09:00

몽실언니가 결혼한지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저의 셀프웨딩 준비과정에 대해 셀프웨딩 기획단계부터 최종 케이터링 준비까지 하나씩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중 오늘은 (1) 셀프웨딩 준비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결혼'식' 즉, ceremony 진행방식에 대한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2) 셀프웨딩 준비 시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1. 가장 먼저 결정할 부분은 결혼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결정내용: 결혼식 방식; 하객 규모; 식사 어레인지 및 예산 설정

결혼식 방식: 

저의 경우에는 시청에서 간단하게,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가장 가까운 친구, 지인, 가족만 모여서 하는 방식으로 결정했습니다.  비용도 비용이고, 거창한 결혼식이 소위 '무슨 의미가 있어~'(서장훈 톤으로ㅋㅋ)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래같은 작은 호텔에서 하더라도 작은 10인용 다이닝룸을 빌리는데만 백만원이 들고, 시청 외 장소에서 결혼식을 할 경우 시청직원 출장비로 또 백여만원의 돈을 내야 합니다.  (영국 결혼식은 영국교회 목사 또는 시청의 결혼등록관이 반드시 있어야만 결혼이 정식으로 인정됩니다). 

사진출처: Old Parsonage Hotel, Oxford 홈페이지 https://www.oldparsonage-hotel.co.uk/celebrations-and-events/weddings/

사진출처: Old Parsonage Hotel, Oxford 홈페이지 https://www.oldparsonage-hotel.co.uk/celebrations-and-events/weddings/

누구든이 마음은 아래 같이 으리으리한 곳에서 하고 싶겠지만.. 돈이.. 없습니다... 결혼식 장소 대여비만 천만원이 넘게 들 수 있지요..

사진출처: 결혼식 장소로도 대여되는 Blenheim Palace의 Long Library http://www.purewhiteweddingcompany.co.uk/blenheim-palace-weddings-oxford-wedding-planner/


사진출처: 결혼식 장소로도 대여되는 Blenheim Palace의 Long Library http://www.purewhiteweddingcompany.co.uk/blenheim-palace-weddings-oxford-wedding-planner/

하객규모:  

하객규모는 시청결혼식 규모에 따라 따라갔습니다.  가장 작게는 오직 4명, 그다음이 20명, 그 다음이 60명인데, 저희는 그 가운데인 20명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 우선순위에 따라 저희들이 초대할 손님을 결정했습니다. 

식사어레인지:  

시청결혼식의 경우, 식만 시청에서 진행되므로 식사를 할 곳을 따로 마련해야 했습니다.  이 때 바로 저희가 결혼식한 지역에 사는 친구 S의 도움이 중요했습니다.  현지에 오래 산 친구들에게 물어 물어, 이 곳에서 결혼식 리셉션에 가장 어울릴 만한, 추천할 만한 식당을 소개받았고, 저희는 결혼식 3주전쯤인가.. S를 보러 그 지역에 들렀을 때 식당을 직접 둘러보고 직접 예약도 하고 왔지요.  식대가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아주 살짝 비싸기는 하였지만, Tintin이 분위기도 마음에 들어했고 일단 잘 아는 사람들이 맛 하나만큼은 아주 보장한다고 하니, 영국에서 이 정도 가격에 맛 보장 되는 레스토랑이면.. 마다할 것 없겠다 싶어 그곳으로 결정했지요. 

사실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식사값만 하더라도.. 한명 두명이 가서 먹을 돈을 생각하면 그리 크지 않은데, 그게 20명이 되면 돈이 10배 이상이 뛰게 되다 보니.. 몇백파운드의 돈을 한끼 식대로 낸다는 것이.. 나름대로 큰 부담으로 다가오거든요.  뿐만 아니라 뭐만 하려고 하면 일이백 파운드는 금방인데, 이게 한국 돈으로 생각해보면 칠팔십만원 돈에, 이삼십만원인데, 영국에 학생으로 오래 살다 보면 백파운드가 넘는 돈을 쓸 일이 기숙사비 낼 때와 한국행 비행기표를 살 때 제외하고는 잘 없기 때문에 결혼식 준비하며 몇백 파운드의 단위로 돈이 나가는 게 겁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지요. 

그러다 보니 이미 결혼한 친구는 '웨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무조건 돈이 비싸지며, 결혼 준비해보면 돈 백만원은 돈도 아니라고 ㅠㅠ 돈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몽실의 상태에서는.. 그렇게 맘 편히 지출을 계획할 여유가 없어서 마음이 참 불편한 결혼준비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일단 총 예산을 어느 정도 현실감 있게 잡은 뒤 거기에서 하나씩 지출해나갔으면 그런 경제적 부분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텐데.. 너무나 현실 물가, 그리고 웨딩물가에 대한 감이 없었던 지라.. 현실감 있는 총예산을 정하는 것 조차가 참.. 어려웠던 탓에.. 하나 하나 지출항목이 생길 때마다 간이 철렁철렁 할 수밖에 없었지요.  

앞으로 셀프웨딩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여러가지 조사를 한 다음 여러가지 사항들을 고려하여 자신들의 경제적 상황에 맞는 범주 안에서 현실적인 총 예산을 정하고, 그 안에서 세부사항들을 결정해나가면 한결 수월하실 것입니다. 

저희의 경우, 결혼식을 치르고 나서 이제야 생각해보니.. 다른 것은 몰라도 마음 속으로.. 결혼식 총 비용으로 가장 이상적으로는 300만원에서 가장 많게는 500만원 사이로 끝났으며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마 그 사이에서 끝이 난 것 같기는 합니다.  이런 저런 결정사항들이 있을 때 그래도 전체적인 이 '내 마음속의 마지노선' 안에서 결정들을 한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웃기게도 결혼식 준비와 결혼식 자체로 지쳐서 아직 결혼식에 우리가 얼마만큼의 돈을 썼는지 결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한달이 넘도록.. ^^;;; 어찌 보면 돈이 많이 들었으면서도 어떤 이들의 관점에서는 정말 돈 안 들이고 한 결혼으로 보일텐데, 이건 특히 저희가 신혼여행을 가지 않은 바람에 더 돈이 적게 든 게 아닌가 싶어요.  신혼여행을 어찌할지는 아직도 결정을 못한 상태랍니다.  

어쨌든, 이렇게 결혼식 형태를 정하고 나면, 다음은 웨딩파티를 추가로 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웨딩파티 기획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셀프웨딩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유념할 점들을 몇가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다음의 두가지 입니다.

  • 첫째,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관철하라. 
  • 둘째, 주변의 이야기를 경청하여 잘 타협하고 조율하라. 

재미있지요?  어찌보면 두 가지 이야기는 서로 배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주변 분위기에 휘말리지 말고 끝까지 관철할 필요가 있으면서도 동시에 주변의 의견과 이야기들을 잘 경청하여 본인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지키면서도 조화를 시키고 타협을 해야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셀프웨딩은 결국 본인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고, 결국 주변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2. 본인 혼자서 자기가 생각하는 웨딩을 본인의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과, 본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대로 했을 경우 그게 결국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다른 사람들이 그려보는 그림 간에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웨딩이 나만 좋으면 되는 웨딩이라면 관계 없지만, 그래도 나의 가족들과 하객들이 모두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결혼, 그리고 결혼 파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나만의 생각으로 고집을 피울 게 아니라, 주변의 좋은 의견이 있다면 그 의견들을 받아들이고 내 생각을 수정하는 과정도 필수적입니다. 

3. 마지막으로, 나의 셀프웨딩에 관여하는 중요한 지인들간의 의견 충돌을 잘 조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셀프웨딩은 결국 인맥웨딩이며 참여웨딩입니다.  나의 최측근의 도움과 그들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지요.  저의 셀프웨딩이 결국 '인맥웨딩'이었다는 것은 결혼식을 하고 나서 제가 갖게 된 깨달음이었고, '참여웨딩'은 적극 도와준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동생, 니더작센의 장금이가 스스로 만들어낸 말입니다.  이 결혼은 '참여웨딩'이라고.  하객이지만 결혼준비에 적극 참여하게 된 것이 뜻깊다면서.  

덧붙여 설명하면, 신랑과 신부는 결혼식에 주인공이기 때문에 웨딩준비는 모두 하더라도 웨딩 당일에는 주변 지인의 도움이 필수적인데다가, 아무리 스몰웨딩으로 셀프웨딩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스무명 이상 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을 행사의 당사자들만의 힘으로 준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만큼 첫째는 나의 결혼을 본인의 일처럼 발벗고 도와주고자 하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 두세명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고, 둘째, 나를 도와주는 두셋의 인물들 간의 의견 조율을 신랑신부가 적절히 잘 해 나가야 합니다.  좋은 친구들을 '결혼'준비를 하며 잃어서는 안 되지 않겠어요~

저의 경우에는 신부가 될 저의 3+1의 베프들이 결혼 준비를 많이 도와줬어요.  3인은 파티기획과 준비를 적극 도와줬고, +1인은 육아로 바쁜 관계로 다른 것보다 결혼 선배로서 여러 정보와 조언을 제공해주었죠.  신랑은..아무래도 파티 기획이나.. 준비에.. 큰 도움이 안 되요. ㅠㅠ "뭐든지 지원한다"라는 적극 지원 의사를 표해주고, 필요할 때 데리러 오거나 데러러 가주거나..하는 것 외에는.. ㅠㅠ 하지만 그 또한 아주 중요한 도움이고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비록 남편될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몫은 많이 없더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을 함께 의논하고 업데이트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시 돌아가서, 저의 결혼을 많이 도와준 3인 간의 의사소통과 의견조율을 하는 것은 제 몫입니다.  이 때 제 결혼을 도와주는 지인들이 서로 친분이 있는 관계면 몰라도 저의 경우처럼 서로 모르는 저와 친한 각기의 3인이었던 때에는 이 세사람이 좋은 마음으로 제 결혼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므로 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각자의 의견은 존중하면서도 의견 차이를 조율하고 합의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저의 윤활유 같은 역할이 중요합니다.  의견조율이 가장 중요한 단계는 우리 준비의 핵심이 되는 부분, 파티 준비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이지요. 

이런 점들을 유념하고 나면 다음은 결혼'식'을 진행한 후, 추가적으로 웨딩파티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말하는 소위 '피로연'이고, 이곳에서는 '리셉션' 또는 '파티'라고 부르곤 하는 바로 그것.  

결혼 리셉션 준비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