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마트쇼핑, 만오천원으로도 부식을 푸짐하게!

옥포동 몽실언니 2018. 7. 20. 10:00

오랫만에 올려보는 영국 장바구니 물가. 

오늘은 아이 낮잠을 재우기 위해 산책을 나갔다.  한 15분을 걷자 아이가 잠들었는데, 딱 30분만 자고 깨버렸다. 

아이가 깬 김에 집 근처 마트 Waitrose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를 샀다.  (아이가 자고 있을 때는 마트에 들어가면 여러 소음 때문에 아이가 깨서 아이가 잠든 중에는 마트에 가지 않는다.  어떻게 재운 아이인데, 마트에서 깨울 순 없지!)

웨이트로즈는 영국 마트 체인 중 가장 고급라인으로, 80년대부터 유기농을 판매하던 나름 가장 비싼 슈퍼.  우리는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마트가 이곳이 유일한데다가, 기본 식재료나 세일 중인 항목들을 구입하면 그리 비싸지 않아서 간단한 쇼핑을 할 때는 주로 이곳을 이용한다.

지난주에는 손님이 있어서 식재료를 너무 많이 사 둔터라 아직 식재료가 많이 남아 있어서 오늘은 간단히 부족한 것, 간식 등만 구입했다.  세일인 것들이 있기래 놓칠 수 없어서!

먼저, 남편이 매일 회사에 간식으로 가져가는 유기농 바나나 한다발, 유기농우유로 만든 저지방 네추럴 요거트 대형 1kg 한통, 세일 중인 감자칩 두봉지 (buy 2 for £2, 즉 2파운드에 2개), 이탈리안 모짜렐라 치즈 대형 (maxi) 두봉지, 프레지던트 까망베르 치즈 한통. 

이렇게 사고 계산하니, 최종 가격이 10.57파운드.  만오천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 나왔다.

와.. 깜놀.  식재료비가 한국보다 저렴하다고 느낄 때가 많기는 하지만 (특히, 고기와 유제품!), 이런 영수증이 나올 때만큼은 영국에 사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감자칩은 늘 집에 한두봉지는 재어놓는 편이다.  언제 먹고 싶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ㅋ 영국에 맛있는 음식을 꼽으라 한다면, 감자튀김 (영국에서는 이걸 chips 라고 한다.) 그리고 감자칩을 빼먹을 수 없다.  남편은 좀 얇은 스타일의 Walkers에서 나온 감자칩 (한국 포카칩과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덜 느끼함) 을 좋아하는데, 나는 좀 두툼하게 씹는 맛이 있는 이런 두꺼운 감자칩을 좋아한다.

푸짐한 양은 기본!  아.. 저녁 먹기 전이니 조금만 꺼내먹어야지.  한봉지에 150g인데, 두 봉지에 2파운드이니, 한봉지에 1파운드, 1500원 꼴.  한국에 포카칩 60g이 최저가가 1140원에, 137g짜리는 최저가가 1890원.  여기서도 세일이 아닌 중에 사려면 1파운드보다는 비싼데, 이렇게 세일 중일 때가 잦아서 뭐든 세일 중인 것으로 사면 한 봉지에 1파운드에 구입이 가능한 편이다. 

하나는 lightly salted 약간 소금이 쳐져있는 맛, 또 하나는 sea salt and balsamic vinegar 로, 소금과 식초 맛이다.  이 "소금과 식초 맛"은 한국사람에게는 정말 이상할 수 있는 맛인데, 요게 먹다보면 은근 중독성이 있다.  짭쪼롬하면서 시큼한 맛인데, 감자칩의 느끼함을 싹 덜어준다.  영국인들은 기름에 튀겨낸 감자튀김에도 식초를 뿌려 먹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식초맛 감자칩이 있는 것이 놀랍지 않다.  한번쯤 먹어보길 추천!

모짜렐라 치즈도 세일 중에 건져온 것.  치즈가 담긴 물을 제외한 모짜렐라 치즈 자체 중량만 250g짜리 두봉지에 2파운드.  이것도 하나에 1500원 꼴이다.  이것도 자주 세일을 하는 항목인데, 엄청 큰 모짜렐라 치즈이다 보니 세일 했다 하면 금새 동나버리는 아이템.  이번에는 마지막 남은 2개를 내가 들고 왔다.  운이 좋았으~  집에 있는 토마토랑 샐러드를 해먹을 계획.  여름엔 아무래도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샐러드가 많이 땡긴다.  야채 없이도 올리브유와 발사믹 비네거를 살짝 뿌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영양간식!

그리고 아래는 네추럴요거트.  Yeo Valley라는 브랜드 자체가 유기농 유제품을 만드는 곳이라, 유기농 우유로 만든 무지방 요거트다.  요즘 건강검진 결과 간수치가 높게 나와 걱정 중인 남편의 건강.  남편이 저지방 유제품이 간에 좋다고 해서 1킬로짜리 대용량을 사왔다.  집에서 만든 루밥 잼이나 베리류를 넣고 먹을 계획.  우리 부부는 둘 다 먹성이 좋아서 (요즘 남편이 몸이 아프면서 식욕이 없어서 ㅠ 내가 남편보다 더 많이 먹고 있음 ㅠ) 1킬로짜리도 금새 먹는다.

마지막으로 까망베르 치즈.  집에 체다치즈가 있지만 남편은 체다를, 나는 이런 곰팡이치즈를 더 좋아한다.  그냥 빵 위에 먹기도, 크래커 위에 얹어 먹기도, 두어조각 잘라서 그냥 먹기도 할 정도로.

한국은 제철 야채와 과일들이 값이 싼 것 같은데, 영국은 이런 유제품들이 저렴하다.   이 치즈도 그냥 사면 3천원 돈인데, 오늘은 세일해서 2200원쯤? 에 구입!

사실 오늘 사온 것들은 모두 없어도 될 음식들인데, 나간 김에 마트를 지나며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서 이것 저것 담아본 것.  계획성 있는 소비를 생각하면 이러면 안 되는 것인데, 세일을 놓칠 수가 없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그래도 우리는 남는 음식 버리는 법 없이 먹는 것만큼은 더 계획성 있게 챙겨먹는 편이니, 낭비되는 음식은 없을 것이다.  (너무 먹어서 문제라는.. 흐흐)

에고.. 그러고보니 이 음식들 중 우리 아이를 위한 게 하나도 없네.  미안해, 잭~  오늘은 저녁 이유식 먹고 엄마가 수박 한조각, 아니 두조각 줄게~ 

(Written on 18/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