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 우리 아이의 방울토마토 먹는 법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30. 07:41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먼저 저희 아이의 감기를 걱정해주신 많은 (?!) 분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저희 잭은 상당한 회복세에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대신 틴틴이 아이의 감기를 옮아 함께 감기를 앓기 시작했고, 저도 아이가 아픈 탓에 아이를 하루종일 4시간 반쯤 업고 있었더니 몸살과 감기가 함께 오고 있다는 안 좋은 소식.. ㅠ 내일만 지나면 주말이니 주말동안 잘 쉬면서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온 가족이 연달아 아프네요.  

몸은 아프고 힘들지만, 오늘은 다른 일로 어쩔 수 없이 컴퓨터에 앉아 있어야 하는 관계로, 잠시 다른 이의 문서가 저에게 도착하도록 기다리고 있는 동안 짧은 짬을 내어 글을 올립니다.  온 가족이 아픈 상황 속에서도 블로깅은 계속되다니..  저도 블로그 중독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

오늘은 Ocado에서 장 본 것이 도착하는 날이었어요.  틴틴이 회사에 매일 가져가는 Oatcakes 이 떨어진지 며칠 되기도 했고, 아이 기침 때문에 Calpol Plug-In을 추천받아 그걸 사려고 하는데 아마존 프라임보다 오카도로 배달 받는 것이 더 빨라서 겸사겸사 오카도에서 장을 봤어요. 

Ocado 는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영국 마트예요.  온라인으로 여러 마트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모두 판매하고, 자체 브랜드도 판매하고, 일반 마트에는 없는 독특한 브랜드들도 판매하는 그런 종합 온라인몰이지요.  온라인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고, 핸드폰 앱도 아주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배달 서비스가 특히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답니다. 

장 본 것이 도착하여 정리하고 있던 중 아이가 조용하여 뒤를 돌아보니.. 바닥에 있던 방울토마토 포장을 용케도 뜯어서 방울토마토를 온 부엌바닥에 꺼내놓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자, 아래 사진에서 저희 아이의 토마토 던지는 모습이 아주 역동적으로 포착되었네요!  공중에 떠 있는 방울토마토!! ㅋ

그저 꺼내기만 했을까봐요.  이미 두어개는 물어뜯었더라구요.  아직 씻지도 않은 것을.. ㅠ 그래서 얼른 씻어서 아이에게 다시 방울토마토를 줬습니다.  사실 아직 아이가 잘 씹을 줄을 몰라서 방울토마토를 껍질 째 먹지 못해요.  몇번 시도한 적 있으나 껍질이 늘 목에 켁켁 걸려해서, 뜨거운 물에 데쳐서 껍질을 까서 주곤 했어요.  실은 그렇게 준 것도 딱 한번 뿐이고, 귀찮아서 따로 그 뒤로는 그렇게 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방울토마토는 색깔도 강렬한 빨간색에, 아이의 작은 손에 꼭 맞는 사이즈라, 늘 보기만 하면 아이가 달려들어서 못 만지게 하곤 했는데, 오늘은 저도 너무 힘들어서 그냥 줘 버렸습니다. (타협이 너무 쉬운 엄마 ㅠ)

그런데 왠일!  오늘은 목에 걸리지 않고 방울토마토를 제법 먹네요. 

입 안으로 방울토마토를 집어넣고 있는 잭군. 

과즙을 쪽쪽 빨아먹다가, 그게 신기한지 다시 꺼내서 눈으로 또 한번 확인하고.. 

몇번 방울토마토 껍질이 목에 걸린 적이 있어서일까요.. 오늘은 왠일로 적당히 과즙만 빼먹고 껍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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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휙 던지고 가버렸습니다. 

그리곤 방울토마토를 다시 하나 집어들고 냠냠...  토마토를 씹으며 터져나온 토마토 씨며, 입에서 흘러내린 토마토 과즙으로.. 옷이 엉망진창이 되었네요.

요즘은 아이가 자기 먹던 것을 저희에게 먹여주는 듯한 행동을 자주 하고 있어요.  자기 먹던 물컵도 저희에게 마시라고 내밀고, 자기를 먹여주는 밥 숟갈도 저희에게 다시 들이밀며 먹으라고 줍니다.  그럼 저희는 먹는 시늉을 해주곤 하고 있어요.  오늘은... 아이가 방울토마토를 씹어먹다 남은 것을... 제 손에 놓아주네요... --;;;;;

흐억... 이걸.. 어쩌라고...
아이가 먹던 방울토마토는 음식물쓰레기통에 고이 넣고, 저는 아이 옷을 갈아입히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옷을 다 버렸으니 옷을 갈아입어야죠.  요즘 저희 아이는 옷 갈아입는 것을 너무너무 싫어해요.  벗는 것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자기가 막 벗으려 하거든요), 입을 때, 특히 목 부분이 머리를 통과해서 들어갈 때 너무 싫어하며 머리를 빼려고 하고, 팔 넣는 것에도 별로 협조를 하지 않으려 해요.  바지를 입을 때도 물론이구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아이에게 최대한 쉽게 옷을 입히기 위해 고안한 방법은 상의에 입을 옷을 미리 겹친 후 한번에 입히고, 소매와 바지 기장을 접어서 팔과 다리가 좀 더 쉽게 쏙쏙 들어가게 하는 것.  자, 바로 아래와 같이 말이죠. 

아이 감기 때문에 상의에 면티를 두벌 겹쳐입히고 있어요.  보통 긴팔 하나에 조끼 같은 것을 입히곤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좀 썰렁할 것 같아서 감기 걸린 후부터는 상의도 긴팔 두겹을 겹쳐입히고 있습니다.  ‘패션은 역시 레이어지!'  하면서요. ^^;; 

저희 아이는 저렇게 옷을 갈아입고 나서, 목욕하면서 옷을 또 갈아입고, 저녁에 자기 전에도 옷을 또 갈아입었습니다. ㅠㅠ 아이가 턱받이도 하기 싫어해서 어떤 종류의 턱받이를 하든 모두 제 손으로 뜯어내 버리는 바람에 하루에 옷을 정말.. 많이 갈아입어요. ㅠ

아이를 키우는 일이.. 이런 일일 줄이야.. 정말 몰랐습니다.  끝없는 빨래와 청소.. 그것도 끊임없이 아이를 돌보거나, 그렇지 않으면 (즉, 아이가 혼자 놀면) 조심스레 아이 눈치를 보며.. (아이가 다치지 않는지 감시까지 함께..)

아이가 뭘 하든 집이 어지러워지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귀엽긴 귀여운 것 같아요.  늘 항상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니 그것도 신기하구요.  

전보다 방울토마토를 더 잘 먹게 되었고, 이제는 자기가 삼킬 줄 모르는 것도 좀 구분하고 스스로 뱉어내기도 하는 것도 신기하고.  말로 표현하지 않으니 눈치채기 힘들지만 아이는 계속해서 조금씩 세상사는 법, 자기를 지키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내일은 금요일!! 야호!!  모두들 금요일 잘 보내시고 다가오는 주말도 즐겁게 보내세요.  감기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