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새 돌보기를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

옥포동 몽실언니 2017. 2. 28. 08:07

봄에 움트는 새 생명들은 비단 풀과 꽃들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동물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국사람들은 가든 가꾸는 것을 좋아하고 하다 보니 가든에 날아드는 새들은 영국 가든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영국사람들은 겨울이면 새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새밥을 주는 통을 가든에 두기도 하고, 봄이면 새들이 알을 품기 좋게 도와주기도 한답니다.  특히 초봄이면 새들이 활기를 띄는데 아직 나무에 잎이 무성히 자라기 전이라 나무에 앉아있는 새들을 포착하기에도 너무 좋은 시기이죠.  오늘은 영국인들의 새사랑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에 녹색통 보이시죠?  저것이 바로 새들에게 밥을 주는 새모이통입니다.  저 통 안에 땅콩 같은 것을 넣어두면 새들이 와서 집어먹어요.  이런 모이통은 주로 겨울철 용이에요.  겨울이면 새들이 먹을 것을 찾기가 힘드니 굶주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새들이 저렇게 작은 구멍 사이로 새들이 모이를 먹는다니.. 저에게는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bird feeding (새 밥먹이기) 이 겨울용인 이유는 새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아내고 하는 능력이 퇴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해요.  스스로 가진 능력이 있는데, 계절에 관계없이 저렇게 자꾸 밥을 주면 새들이 가진 본능적인 먹이찾기 능력이 나빠질 수 있다고. 


그렇기는 하지만 아래와 같이 가든에 항상 두는 새 모이통들도 있어요.  칼리지 가든에 있는 것인데, 저 기둥의 가장 윗쪽에 새 모양 보이시나요?  왼쪽은 모형새이고, 오른쪽은 이 새 모이통으로 날아든 진짜 새랍니다! ^^

이런 모이통으로 새들을 유인하는데, 그 너머로는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 널찍한 정원이 자리잡고 있어요.  아래 사진은 여름에 찍어둔 것이라 나무에 잎들이 무성한데, 지금은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로 남아있지요.  

이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새들이 산란기를 맞아서 알을 품기 시작합니다.  새들이 알을 낳았을 때 이 작은 알들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막아주고 새들이 안전하게 알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새집을 지어주기도 합니다.  얼마전 칼리지 직원 한분이 나무에 새 집을 단단히 못을 받아 두는 것을 보았어요.  이 곳에 몇년을 살면서 저 새집을 단 한번도 눈여겨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얼마나 주변 자연의 모습에 무심하였던가를 깨달았습니다.  이제야 눈에 들어온 저 작은 새 보금자리.  저것이 바로 새들이 알을 품게 해주는 nest box 입니다.   

새들이 알을 품기 시작하는 봄이 오면 가든에 한줄기 두줄기 올라오기 시작하던 보라색 크로커스 야생화가 잔디밭을 가득 매웁니다.  위 사진의 나무 발 아래 보랏빛이 나는 몇 줄기의 꽃들이 있었는데, 며칠 사이에 그 야생화들이 아래 처럼 가든을 가득 채워버렸습니다.  가운데 있는 나무가 위 나무와 동일한 나무에요.  새 보금자리 나무박스가 보이시죠?  같은 나무, 다른 배경! ^^

보고 또 봐도 너무 예쁜 크로커스 (crocus)!

아래로 눈높이를 맞추면 아래 사진과 같이 야생화들이 너무나 화려한 모습입니다.

오리들도 뒤뚱뒤뚱 신이 났어요.  이 왼쪽편이 강을 끼고 있다 보니 칼리지에 상주하는 오리들이 많답니다.  그 중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두 마리의 오리들!

새들이 알을 품기 시작하면서 몸이 무거워져서 그런가 봄이 오면 그리 높지 않은 곳에서 몸을 뉘이고 쉬고 있는 새들을 포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래 벽을 타고 자라 있는 덤불 가지에 기대어 쉬고 있는 새 한마리 포착! 더 다가가니 새가 확 도망가버렸어요.  아래 사진은 도망가기 직전!  

전에 살던 기숙사 건물 앞의 나무 가지에는 까치 한마리가 가만히 쉬고 있네요.  이렇게 나무들에 잎이 무성하기 전에는 나무에 앉아있는 새들을 찾아내기 쉬워서 너무 좋아요!  새들은.. 자신들이 너무 눈에 띄어서 싫을 지도 모르겠지만 ㅠ

아래 나무에도 새 한마리!  사진의 가운데쯤 한마리의 새 보이시나요?

아래.. 검정색의 새는.. 부리가 노란색인데, 여기서 아주 자주 보이는 새인데 무슨 새인지를 모르겠어요.  나중에 조류도감을 사서 새들도 공부해보고 싶어집니다. 

아래 사진 속 나무에도 새 두 마리! 사진의 질이 좋지 않아 다소 어렵지만.. 회색빛 새 두마리가 나무의 왼쪽 아랫쪽 가지에 서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앉아있어요. 

  바로 저 너무 뒷편에는 칼리지의 테니스장입니다.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테니스장인데, 이제 날이 풀리자 칼리지 내에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야외활동을 하고 있어요.  날씨는.. 하늘 가득한 구름에서 보다시피..참 별로죠?  ^^;; 제 기숙사 방이 바로 이 테니스장을 내려다보고 있는지라, 방에 돌아왔다가 재잘재잘 거리며 뛰어노는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한장 찍어봤습니다.  세 명의 교사와 열댓명의 아이들이 있네요.  저 구석에 어린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은.. 교사는 아니고.. 한 학부모 같았어요. 

영국은 산업혁명을 주도한 나라 중의 하나인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화가 훨씬 늦었던 한국에서 온 몽실언니는 영국에 와서 자연을 가깝게 느끼고 보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요즘은 도심 속 공원과 주변 자연들을 찾으며 자연을 가까이 두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생태와 움직임을 늘 곁에서 보고 느끼며 살 수 있는 환경이 더 확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