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 158

긴 침묵의 시간, 그리고 그 침묵을 깨기까지...

블로그에 근 한달여 시간동안 업데이트를 못 한 것은 아마 아이를 낳았던 출산 초기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9월 한달, 아이를 새 어린이집에 적응시키면서 나는 나대로 보고서 챕터를 작성하기로 한 일을 마감해야 했던지라 정신 없이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9월 30일 데드라인을 맞추고 난 뒤 간만에 가졌던 휴식시간. 옥스퍼드로 가서 동생들과 맛난 점심을 먹고, 몇달째 미루고 있던 지인과도 점심을 먹었다. 빡빡했던 한달의 일정 탓인지, 나름의 번아웃을 겪은 시간 같았다. 힘들었던 몸은 쉬이 회복되지 않았고 (특히, 보고서 마감을 맞추느라 마지막 날은 밤을 꼬박 새었다), 몸이 힘드니 마음도 덩달아 힘들었다. 영국 날씨는 완연한 가을날씨로 접어들면서 10월 초에는 옥스퍼드지역에 홍수..

영국살이 10년이 넘도록 익숙해지지 않는 것..

그건 바로 이곳의 날씨! 어쩜.. 가을이 되기 무섭게 날씨가 이런지.. 어제도 비, 오늘도 비인데, 내일도 비, 모레도 비, 글피도 비, 앞으로 열흘간은 매일 비가 올 거라 한다. 오전 10시 반인 지금도 창밖은 회색 하늘. 오전인지 오후인지 저녁인지, 하루의 시간을 가늠할 수 없는 어둑어둑한 회색빛 하늘이다. 한국의 청명한 가을 날씨, 기온은 영하로 떨어져도 반짝이는 햇살이 그득한 한국의 겨울날씨가 너무너무 그립다. 지난 겨울 한달반 동안의 한국살이는 공기가 나빠도 내 나라 한국이 살기 좋다는 걸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었다. 맘껏 창문을 열어제칠 수는 없어도 창밖에서 집안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늘 비추던 한국이 그립다. 영국에서는 6-7월 화창했던 여름날이 지나고 나면 8월말부터 추워지기 시작하다 9월, ..

나의 꿈

1. 남편 은퇴 후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집은 우리가 친숙한 서울이거나 서울에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다. 서울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가까이 살고 있어서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기에 좋은 곳이었으면 좋겠다.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고, 도서관도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서점과 도서관 인근에는 카페도 제법 있을 것이니, 향긋한 커피도 자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볕이 잘 드는 거실에서 소파에 기대어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하니,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2. 아이들 대학보낼 돈만큼은 벌고 싶다.문득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애들 대학을 보내고 대학 보내는 동안 방값이라도 보태주려면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 하나만 대학을 가더라도 남편 월급에서 반 이상을 ..

[둘째 임신 20주] 기형아 검사를 받고 돌아오다 (성별도 확인)

영국에서는 임신 중 초음파 검사를 딱 두번 하는데, 운 좋게도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는 1번을 추가하여 총 3번의 초음파 검사를 해준다. 첫 검사는 임신 10주 다운증후군 검사, 두번째는 임신 20주 기형아 검사,세번째는 임신 36주 아기 성장검사. 이렇게 세 번의 초음파 검사가 전부이다. 한국에서 생각하면 겨우 세 번의 초음파가 전부라니 ㅋ 놀라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저 마저도 우리 지역에서나 세번이지, 다른 곳에 사는 친구는 두 번의 스캔이 전부였다. 이렇게 해서도 별 탈이 없다는 것을 첫째 임신으로 경험해서인가, 이제는 오히려 한국의 임신부 진료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마다 입장은 다르겠지만. 이틀전 8월 28일 수요일. 우리는 병원으로 가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둘째 임신19주] 식욕이 폭발하고 몸이 붓기 시작하다

어느새 임신 19주에 도달했다. 첫 아이 잭을 임신했을 때는 하루하루 날을 새며 현재의 임신상태를 체크해갔는데, 둘째 임신 중에는 아무래도 첫째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보니 둘째 아이의 출산예정일이 언제인지조차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도이다. 아마 1월 14일에서 1월 16일 사이였던 것 같은데, 결국은 아이가 자기가 나오고 싶은 날 나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굳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그에 한몫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그럼 그 날짜 중 가운데인 1월 15일이라 생각하면 되겠다는 우스개소리를 던졌다. 요즘 글빚 마감날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일까, 단순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로 인한 것일까, 우리 잭 어린이집 변경을 앞둔 긴장감 때문일까, 6주간 ..

한밤중에 쓰는 일기

저녁만 되면 졸음이 몰려와서 오늘은 또 애가 잠들기도 전에 애를 재우다 내가 먼저 잠들었다. 화장실이 가고파서 깨어보니 자정이 넘었다 (남들은 잠 자러 갈 시간일텐데). 갑자기 그저께 밤에 장조림을 하겠다고 삶아둔 소고기와 그 국물이 상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부리나케 부엌으로 달려가 이 한밤중에 삶은 고기를 결대로 찢고 장조림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맵지 않은 스페인산 고추도 넣어봤는데, 어떤 맛으로 변했을지 너무 궁금하지만 한밤중에 입맛이 없어 맛을 보지는 못 하고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은 아침에 해 뜨는대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징조림을 끝내고 아이 옆에 다시 누우니 새벽 2시.. 조용한 시간. 쌔근거리는 아이의 숨소리. 잠자는 아이 옆에 다가가 누워서 보드라운 아이의 볼에 내 볼을 부벼본다. 하루 중..

[부부일기] 틴틴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지난 일요일. 부모님이 오시기 하루 전날. 지난 2주간 수족구에 이어 감기까지 연달아 온 잭을 돌보느라 내 몸은 엉망이 되었다. 감기기운이 뒤늦게 오는 듯 하더니 주말부터는 목이 너무 아팠다. 7월 14일 일요일 아침.. 힘들게 일어나 부엌에 내려 오니 틴틴이 배를 달여보겠다며 배를 썰고 있었다. “잭 먹이려고?”“아니, 몽실 너 먹이려고. 잭 쟤는 감기 거의 다 나은 거 같아. 너 목 아프다고 해서 만들려고 하지.”“진짜??? 뭐야~~ 감동이야!!!” 아침부터 아들 먹이겠다고 부산떨며 배를 깎고 썰고 있는 줄 알았더니.. 이게 날 위한 것이라니.. ㅠㅠ 틴틴이 날 위해 배를 달여준 건 이번이 두번째. 그 전에 잭과 틴틴이 감기에 걸렸을 때 내가 배를 달여줬더니, 그 다음 내가 아팠을 때 배를 달여와서 ..

그간의 근황과 새로운 출발 - 둘째 소식!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그간 소식이 정말 뜸했죠? 그간 저는 일도 많았고, 몸도 좋지 않고, 아이도 계속 아파서 글을 쓸 여유가 없었어요. 이제 그 일들을 일단락 짓고, 앞으로는 어떻게든 틈나는대로 폭풍 블로그 업로드를 해볼까 합니다. 과연 제가 원하는 만큼 시간이 날른지 의문이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보고자 하는 게 제 욕심입니다. 그간 제가 몸이 안 좋았던 것은 아이를 돌보며 계속해서 아이의 감기를 옮기도 했기 때문이지만, 둘째 임신 초기라 몸이 더 힘들고 고단했어요. 둘째라니!! 두둥!! 제 나이가 한국식으로 하자면 올해 마흔, 다음 달이면 만으로도 39세가 되는데, 감사하게도 이 와중에 둘째가 찾아와줬어요. 사실.. 찾아와줬다기 보다는 어떻게든 아이가 오게끔 노력(?!) 한 결과, 감사하게도 ..

몽실언니의 영국일기 카카오스토리 채널 개설!

여러분~~ 저도 스토리채널을 개설했어요~ ^^ 블로그를 쓴다는 것은 저 자신이 기록하고 싶은 것을 기록하는 의미도 있지만, 온전히 저 자신을 위한 기록이라면 집에 제 컴퓨터에만 글을 쓰지 이렇게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활용하지는 않겠지요. 저는 저 개인의 글쓰기 즐거움, 다른 분들과의 소통, 정보 공유, 저 개인의 기록 등을 위해 글을 쓰면서 더 많은 분들께 제 글이 읽히면 좋겠고, 더 많은 분들과 정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져왔습니다. 여러 궁리를 하면서 네이버 이웃커넥터도 설치해봤지만 (컴퓨터에서 제 블로그에 접속하시면 우측 메뉴바에 버튼이 있어요!) 근 한달이 넘도록 아무런 이웃추가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 하하하하하하! ^^ 그래서 다른 티스토리 블로거분들이 많이들 하시는 "스토리채널..

생후 15개월 15일_2019년 12주차 1일 몽실일기

주말이 또 이렇게 정신없이 갔다. 이번 주말에는 자유시간도 없었고 (아주 드물게 있는 것이니 없는 게 자연스럽지만 ㅠ) 어제는 남편이 두시간 회사가서 일을 하고, 오늘은 내가 두시간 동안 일을 했다. 오늘로 네덜란드 일은 일단락지었다. 4월 중순이면 번역일을 시작한다. 6월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아주 주말을 모두 바쳐 일을 해야 할텐데 ㅠㅠ 가장 날씨 좋을 시즌에 주말마다 일만 하면 얼마나 우울할까 ㅠㅠ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 한다. 경력도 그렇고, 잭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추가 소득이 필요하니 말이다. 오늘은 잭을 재워놓고 빈둥거리고도 싶었고, 블로그도 맘같아서는 열개쯤은 쓰고 싶었지만 (쓸 거리가 너무 쌓였다 ㅠㅠ 털지 못하고 계속 쌓여만 가니 마음에 뭔가 털어내지 못한 짐이 쌓인 듯한 느낌 ㅠ) 그러..

결혼 2주년 맞이, 다시 쓰는 우리의 스몰웨딩 이야기

오늘은 저희 부부가 결혼한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에요. 2주년을 기념하여 잡지에 기고 하기 위해 써 뒀던 저희의 셀프웨딩 이야기를 다시금 올려봅니다. 이 글은 농민신문사에서 발간하는 ‘전원생활’이라는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잡지에 글을 기고하게 되었고, 이 글은 약간의 편집을 거쳐 2019년 1월호에 실렸어요. 결혼과 함께 참 많이도 바뀐 저의 인생이야기.. 바로 그 시작이 이 셀프웨딩으로 진행한 스몰웨딩과 함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 *** 사진: 부케와 함께 지인이 직접 만들어 준 코사지 나와 남편은 모두 영국에서 산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남편은 한국에서 짧은 직장생활을 관두고 영국에 들어와 영국에서 영국직장인으로 산 지 5년이 되었을..

[부부생활] 아이 첫 생일에 한 우리 부부의 대판싸움

오늘은 우리 잭의 첫 생일. 이런 의미있는 날에.. 나와 틴틴은 다툼을 했다. 잭의 몸 전체가 내 몸에서 빠져나간 것이 작년 12월 9일 밤 11시 15분쯤이었으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밤 11시 04분.. 약 10분 뒤의 1년 전에 우리 잭이 태어났고, 나는 그렇게 출산을 경험했구나. 이런 중요한 날에 나는 틴틴이랑 싸움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어찌 하다 보니 서로 감정이 격했다. 3년 반을 사귀고, 결혼해서 또 1년 반.. 서로 만나온지 5년의 시간 중에 언성을 높여 싸운 것은 딱 두번 정도였을 것이다. 첫번째는 틴틴이 언성을 높은 싸움이었고, 두번째는 내가 너무 기가막히고 열이 받아 큰 소리를 내야 했다 (자꾸만 자기 은행 비밀번호 적은 종이를 내가 치웠다며 어디있냐고 날 다그쳤다..

5년만의 감기가 내게 준 교훈

5년만의 감기. 탄틴과 제가 만나서 사귄지 딱 5년이 되었습니다. 그 5년간 전 한번도 감기가 걸린 적이 없었어요. 틴틴이 말합니다. “정말, 몽실, 이렇게 아픈 거 처음 봐. 아니, 다른 데 아픈 건 많이 봤지만 감기로 이렇게 아픈 건 정말 처음보네..” 네.. 저는 정말 오랫동안 몸이 많이 아팠어요. 그러다 보니 건강관리가 제 생활,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였고, 그래서 감기가 오기 전에 늘 대처를 했기에 심한 감기에 걸린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다른 곳들이 많이 많이 아파서 병원도 자주 가고 한두번 입원을 하기도 하고 했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아프면서 저는 제가 “아픈 것”에 나름 무뎌졌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 출산할 때도 무통주사도 맞지 않기로 하고 내 몸으로 느끼고 출산해..

[부부생활] 아픈 와중에 나를 감동시킨 남편의 보살핌

안녕하세요. 영국사는 몽실언니, 감기가 걸린 그 와중에도 블로그를 이어갑니다. 감기에 걸린 아이를 저는 낮에 4시간 반씩 업으며, 남편은 밤새 아이랑 엎치락 뒤치락 하며 잠을 자며 돌보았더니 아이는 금새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나 아이 감기를 남편이 옮아 남편이 며칠 심하게 아프고, 이제는 제가 옮아 제가 콧물이 줄줄, 목은 간질간질, 연신 재채기까지.. 꼴이 말이 아닙니다. 잭은 금요일부터 감기를 시작했고, 남편 틴틴은 월요일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저는 금요일부터 시작한 것 같구요. 틴틴이 아파서 이번주는 내내 남편 건강 회복을 위한 보양식사를 이어갔어요. 월요일에는 연어구이, 화요일에는 떡국, 수요일에는 닭찜, 목요일에는 돼지고기 구이, 금요일에는.. 뭘 먹었나.. 기억이 안 나네요. ㅠ 어제는 가자미 ..

남편의 말실수와 말장난들

저의 남편 틴틴은 말실수를 종종 하는 편입니다. 틴틴: 아, 예전에 세실리아가 만들어왔던 샹그렐라 정말 맛있었는데!몽실: 응? 샹그렐라? 아, 상그리아? 틴틴: 아, 그게 ‘상그리아’야? 응, 그거..!몽실: 상그리아와 신데렐라의 합성어야? 푸하핫! 너무 웃기다!! 말실수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나름 개그도 구사합니다. 틴틴: 몽실, 아침에 ‘뭔개소리’ 책을 좀 봤는데.. 몽실: 응? 무슨 소리??틴틴: 뭔개소리몽실: 뭔 개소리? 우리 집에 그런 책이 있어? 틴틴: 처형이 보내준 책 (책을 들어보인다)~몽실: 푸하핫! 아 몬테소리? 큭큭큭 저녁을 먹고 아이를 씻기고 재우고 난 후, 우리 부부만의 티타임. 틴틴: 차 한잔 줄까? 어제처럼 ‘루이보쉬' 만들어서 같이 마실까?몽실: 응~ 좋지~ 사실 “R..

나의 남편이라는 사람 [염장/오글주의]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가 오늘은 저희 부부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에버노트에 블로그 포스팅을 써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불러들이기" 기능을 실시하는데, 사용자가 많아서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며 22분 뒤에나 다시 시도하라고 하네요. 기다리기 뭣해서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자고 싶은데 빨래가 덜 끝나서 잘 수가 없어요 ㅠㅠ) 쉬어가는 코너로 저희 부부의 에피소드 (사실 저희 남편 이야기)나 할까 합니다. 다만 염장/오글 유발 가능성이 높은 글이니,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바로 글을 닫으시고 육아 카테고리 글들을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__^* * * 1. 저는 결혼을 참 잘 한 것 같아요. 남편이 참 좋은 사람이거든요. 물론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요. 남편은 ..

간만의 정신 스트레스

오늘은.. 정말.. 엉뚱하게 힘든 날이었다. 정신 스트레스가 이렇게 무섭고 힘든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되새긴 날이다. 육신의 고통은 그에 비하면 간지럼 수준이라 생각될 정도로. 스트레스 탓에 엉뚱하게 군것질만 잔뜩 하고, 이렇게 늦은 밤 (밤 11시 반)까지 잠도 안 자고 있다. 아이를 낳고 이렇게 밤 늦은 시간 (11시 반)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보기는 오늘로 두번째다. 첫번째는 알바를 시작했던 초기, 알바 데드라인 맞추느라 어쩔 수 없이 밤까지 일 한 날이었고, 오늘이 그에 이은 두번째. 컴퓨터에 앉은 것은 사실 중요한 집안일 처리 (공과금 변경)와 주말에 하던 알바를 미리 좀 해 놓고 자기 위해서였는데, 공과금 변경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알바 일은 손도 대지 못한 채 이렇게 시간이 늦어버렸다. ..

블로그 정기 업데이트를 계획하다

어제 캠브릿지의 J가 톡을 해왔다. 오~ 블로그 글 잘 봤어~ 이제야 봤네!"오~J, 내 글 봐줘서 고마워!! 요즘 블로그 방문자가 확 줄었는데, 직접 찾아와서 글을 읽어주니 이렇게 고마울데가!!"블로그 방문객이 확 줄었다는 말에, J가 말했다. 정해진 날마다 글을 올려보는 게 어떠냐교. 사실 나도 그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니었다. 그런데 막상 그러려고 하니 일주일에 몇번을 올리는 게 좋을지 고민스러웠고, 미리 쓴 글이 나중의 날짜에 발간되는 것도 혼란스러웠다. 내가 내 블로그를 다시 봐도, 이 글을 쓴 게 블로그에 기록된 날짜와 딱 맞질 않으니 나도 언제가 언제인지 헷갈리게 되는 것. 그리고 막상 오랫만에 글을 쓰면 그 즉시 글을 올려서 누구라도 와서 내 글을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대충이라도 글이 완성..

옥포동 몽실언니는 더이상 옥포동 몽실언니가 아니다!

'옥포동 몽실언니'라는 닉네임을 지을 때는 옥스포드에 천년만년 살 거라고 생각을 했던가? 당시만 해도 내가 영국에 지금처럼 정착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름을 저렇게 지은 것을 생각하면.. 작명 아이디어가 궁하긴 정말 궁했나보다. 옥포동 몽실언니라 한 것은 '몽실언니'라는 닉네임은 이미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뭔가 다른 이름을 만들어야 하는데 딱히 생각나는 것은 없다 보니 당시 살고 있던 동네 이름을 붙여서 만든 것이었다. 아예 '옥스포드'라는 지명을 붙이기에는.. 뭔가 내 거주지를 대놓고 드러내는 것 같아 불편하고 또한 '옥스포드'라는 지역이 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부착될까봐 괜히 '옥포동'이라는 옥스포드 거주인 일부가 줄여부르는 명칭을 갖다 붙였던 것이다. 그러던 나는.. 블로그를 개설한지..

출산 98일, 걸어야 사는 여자..

나는 걷는 걸 좋아한다. 틴틴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 둘이 데이트 한 시간들 중에는 가장 많은 시간이 걷거나 뛰거나 였던 것 같다. 데이트 하는 커플들이 가장 흔하게 할 법한 영화관람도 우리는 3년 반이라는 긴 연애기간 중 단 한번 뿐이었으니.. 그럼 도대체 뭐 하고 데이트했냐고? 산책하고, 아니면 달리고, 아니면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아니면 산책하며 이야기하고, 달리기하며 이야기하고, 밥 먹으며 이야기하고.. 그것도 아니면 이야기하면서 산책하고, 이야기하며 달리고.. ㅋ 그런 식이었다. 그러던 우리가 요즘 가장 서글퍼 하는 일 중 하나가 둘이 함께 산책할 시간이 없다는 것! 우리 아이는 내일모레면 백일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하루에 똥을 자주 싼다. 어제 하루에 똥만 9번이요, 소변까지 더..

이사한지 세달만에 영국이웃들이 건넨 뜻밖의 출산선물!

정말이지 이것들은 깜짝선물이었다. 작년 3월 아빙던에 처음으로 이사와서 가장 작고 저렴한 아파트에 세를 들어 살다가 임신 사실을 알고나서 작년 9월에 현재의 집으로 이사를 들어와서 12월 초에 Jack을 낳았으니, 그 사이 딱 3개월을 이 집에서 살았을 뿐인데 아이를 낳고 나서 옆집, 건넛집, 건넛집의 옆집으로부터 출산 선물을 받게 된 것!아래는 우리 앞집 에밀과 제니퍼 부부가 건네준 선물. 에밀과 제니퍼는 Tintin의 회사 동료인데다가, 우리집 집들이 음식을 조금 건네준 후에 답례로 할로윈 케잌을 받기도 하는 등 서로간의 왕래가 조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출산 선물까지 챙겨줄 줄은 몰랐다. 위 사진의 우주복 스타일의 'spleeper' 세벌과 귀여운 아기 양말 한 켤레에, 작은 인형 하나. 그리..

임신 40주 3일.. 저조한 컨디션

무슨 일일까.. 출산예정일이 지나면서..초조한 마음에, 그리고 예상치 않게 생겨난 나만의 자유시간에 들뜬 탓일까.. 아니면 아기를 빨리 나오게 하려면 되도록 몸을 세우고 활동적으로 지내라는 병원의 조언에 무리해서 돌아다닌 탓일까.. 어제는 밤새 끙끙 아프더니 낮이 되어서도 머리도 아프고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다 (그러나 밥은 배가 터질만큼 먹었다). 기운이 없으니.. 아기를 만나고 싶은 기다림이나 설레임도 사그라든다. 이래서 사람들이 예정일이 지나도록 아기가 나오지 않으면 "Enough is enough!"라고 하나보다. 이만하면 할만큼 한 거 아니냐는.. 어제는 거창하게 남편 퇴근 후에 "토르 라그나로크"를 보러 가기로 했었으나.. 이미 몸이 피곤해서 그 일정도 취소했고, 오늘도..아무 일정이 없다. ..

영국과 한국의 아기 분만 방식의 차이

12월 4일, 어제는 임신 40주 2일 되는 날. 출산 예정일이 2일이 지난 날이었다. 영국에서는 임신 40주에도 아기가 태어나지 않으면 조산사를 만나게 되고, 41주에도 태어나지 않으면 조산사를 또 만나야 한다.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조산사를 만나고 돌아왔고, 언제나처럼 혈압측정, 소변검사, 배 길이 측정, 아기 머리 위치 확인 (손으로 배를 눌러보고 아기 머리위치와 아기 자세를 확인한다. NO 초음파 검사!), 아기 심박수 측정이 전부. 그리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분만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그 과정에서 한국과 영국의 분만에 대한 의료적 접근과 분만 방식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영국과 한국의 서로 다른 고령산모 기준한국에서는 38주 가량 되면 내진을 실시한다는 이야기를 타 블..

헬스비지터가 산모 집을 방문하는 영국의 출산제도

오늘의 스케줄은 병원 가서 36주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나의 건망증 탓이었다! 간단한 아침 식사 후에 부엌의 식기들을 정리하고, 빨래를 하고, 견과류를 구워놓으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Health Visitor가 우리집 문 앞이라고 전화를 한 것! 정말.. 까마득히 그 약속을 잊고 있었다!!! 오늘 10시에 Health Visitor인 Pauline 아주머니께서 오기로 했던 것! 거실은 빨래건조대 3개에 빨래가 가득하고, 부엌도 엉망에, 나는 세수는 커녕 양치도 안 한 상태에서 그렇게 손님 아닌 손님, Health Visitor를 맞이했다.오늘은 임신 36주 4일차로, 첫 Health Visitor와의 만남이다. Pauline에 따르면 Hea..

출산예정일 이틀이 지나도 아기가 나오지 않으면

나는 조산사를 만나 아기 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통상 하듯이 심장소리를 듣고, 내 소변검사를 하고, 아기 위치를 손으로 휘휘 만져 대충 짐작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우리는 옥스포드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토르 라그나로크를 함께 관람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아빙던에는 영화관이 아예 없어서 인근 옥스포드나 디드콧 등 고속도로를 타고 다른 도시에 가야 영화를 볼 수 있다) ​ 아직 상영 중이라 DVD도 예약구입밖에 되지 않으니, 아기 태어나기 전에 얼른 가서 보고 와야지! 목요일 저녁 7시 35분 상영이니 시간도 딱이다. 은행에서 준 공짜표를 이용해서 출산 전 마지막 영화 관람을 하고 올 것이다~ Tintin과 만난지 만 4년만에 우리 둘이 함께 가는 세번째 영화관..

출산예정일, 나의 하루

오늘은 두둥~~ 우리 잭 출산예정일! 그러나 아직 감감무소식. 출산예정일을 맞아 나는 초초함을 달래기 위해 나혼자 옥스포드로 가서 Paul에 가서 맛난 애플파이에 디카프 커피도 한잔 하고, 서점도 들르고, 옥스포드의 활발한 젊은 기운도 쐬고, 쇼핑도 하고 (구경만) 올 계획이었다. 이런 야심찬 계획을 안고, 어제 저녁에는 미리 샤워도 하고 잤다. 그래야 아침에 바로 머리만 묶고 옷만 걸치고 외출을 할 것 같아서. 그러나 왠걸.. 아침에 블로그에 글 하나만 써야지..하고 앉아서는 글을 하나 쓰고, 한국에 있는 선배언니들과 함께 하기로 한 일에 대해 한두가지 이야기를 인터넷으로 나누고, 관련하여 이것 저것 자료도 찾아보고.. 그러다 블로그 글을 또 하나 올리고.. 또 하나 올리고.. 하다 보니.. 벌써 해도..

출산예정일 하루 전, 아기물품 세팅하기

오늘은 드디어 나의 출산 예정일. 출산예정일에 이렇게 블로그를 쓰고 있다는 것은.. 아직 아기가 소식이 없다는 뜻. 우리 Jack은 엄마 뱃속이 좋은지.. 아직 나올 생각을 않는다. 지난 주말, 그리고 어제에 걸쳐 우리는 대충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먼저 진통이 올 때 병원에 들고 갈 짐을 모두 싸서 Tintin의 차에 넣어두었고, 거실과 침실에 아기 공간, 아기 물건들을 모두 정리해뒀다. 출산 가방 짐싸기산모교실 수업을 갔을 때 출산가방 목록을 받아왔고, 그에 따라 대충 짐을 쌌다. 영국은 병원에 입원한다고 해서 병원복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이 분만 시, 그리고 출산 후 입을 옷을 직접 싸가야 한다. 엄마 물품, 아기 물품, 그리고 남편 물품, 이렇게 우리의 가방은 3개가 되었다. 엄마..

우리가 가진 아기포대기 매는 방법 안내 사이트

우리가 가진 아기포대기들 사용 방법들우리가 가진 아기띠: 미아가 쓰던 것을 두개 보내줬고, 큰언니가 두개 사서 보내줘서 총 4개. 백효정 요술포대기 (끈타입), 부바아기띠 (끈타입), 에르고아기띠 (버클형), 메이앤마이 아기띠 (끈타입), 에르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제품이라 그런지 유튜브를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음ㅠ 게다가 나는 이미지와 그에 대한 설명으로는 이해를 잘 못하는 타입이라 Tintin에게 공부를 시키기 위해 관련 사이트를 찾아둠. 1. 백효정 요술포대기 사용법 (남색 매쉬소재)2. 부바 아기띠사용법 (갈색/녹색 아기띠) 아래 사이트를 열면 다양한 사용법에 대한 링크가 나옴.http://www.buba.co.kr/front/php/b/board_read_new.php?board_no=1&no..

임신 39주, 하는 것 없이 너무 피곤한 주간

지난 화요일이 되면서 드디어 임신 39주에 접어들었다. 12월 5일이 예정일이니.. 이젠 정말 카운트다운이다. 39주 운동운동은 무슨.. 운동은 커녕 산책도 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자발적 가택연금 상태. 춥고, 바람이 많이 불고, 흐린 날이 많다 보니 나갈 생각이 전혀 들지가 않는다. 그나마 가끔 Tintin따라 가던 Gym에서 깨작깨작 하던 운동이 내 활동량의 대부분이었는데, 이젠 아무리 Tintin이 gym을 간다고 해도 따라 나설 생각이 들지 않는다. 부종지난주 후반부터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손이 퉁퉁 붓고 손가락 관절이 다 아파서 손을 접었다 폈다 할 수가 없는 상태였는데, 이런 부종이 계속되고 있다. 임신 중기에는 저녁이면 많이 부어서 아침이면 붓기가 가라앉았는데, 지금은 희안하게 아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