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455

[만1세 반]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둘째의 어린이집 생활. 1. 낮잠꾸러기 집에서는 낮잠이 길어야 한시간 반, 보통은 30-40분 이상을 자지 않는 우리 둘째 뚱이. 어린이집에 가기만 하면 어찌나 잠을 잘 자는지, 낮잠을 짧으면 두시간 반, 길면 세시간 이상을 자서 선생님들이 밥을 먹이느라 아이를 깨워야한단다. 그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참으로 믿기 힘들다.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재우냐고 물으니, 항상 점심을 먹다 보면 디저트도 다 먹기도 전에 아이가 식탁에 앉은 채로 꾸벅꾸벅 잠들어버려서 그대로 아이를 매트로 옮기는데, 그 자리에서 그렇게 혼자서 잠을 길게 잔다고. 그랬던 우리 뚱이가 지난 화요일(6월 15일)에는 한시간 반밖에 자지 않았다! Denise 왈, 다른 날은 아이들이 뚱이 근처에서 시끄럽게 놀고, 뚱이 위로 기어서 넘어..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 올까

나는 아이가 둘이어서 정말 좋다. 둘째를 낳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이 이쁜 아이들을 두고 '후회'라는 말은 절대 가당치도 않다.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후회가 없다고 해서 괴로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둘이라 정말 행복한데, 이 둘이 싸울 때면 하아.. 정말 이 싸움의 끝은 언제쯤일지, 과연 그 끝이 오기나 할지, 그때까지 나는 어떻게 정신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머릿속이 아득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폭력, 고함, 울음이거늘, 잭과 뚱이가 함께이면 반드시 폭력이 발생하고, 고함이 나오며, 울음이 터진다. 누구 하나가 울어야 끝이 난다. 바로 이렇게... 아래 사진은 사이가 좋아보이지만 이 때야 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아이 둘이 동시..

[만 3세 반] 큰 아이의 영국 어린이집 적응기: 언어적응

우리 첫째 잭이 어린이집에서 겪고 있을 어려움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선 사람 투성이인 곳에서 하루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힘들까. 매 순간 힘들기만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그 상황이 불편하고 힘든 때가 있으리라. 여태 어린이집에서는 응가를 한번도 하지 않고, 매번 참고 있다가 집에 오기만 하면 똥을 싸는 잭이다. 17개월부터 4개월간 동네에 있는 어린이집을 다녔고, 그 때부터 다시 7개월간 차일드마인더를 다니며 영어를 좀 익히긴 익혔을텐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8개월을 꼬박 집에만 있었고, 그로부터 3-4개월은 한국에서 한국 어린이집을 다니며 이 아이에게서 영어는 완전히 지워졌다. 그리고 다시 다니기 시작한 현재의 어린이집. 땡큐, 플리즈, 모어, 워터,..

엄마의 고민, 그러나 뭣이 중헌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인가, 늘 같은 고민이 돌고 돈다. 나는 언제까지 일을 쉴 것인가? 아니 지금도 일을 완전히 쉬고 있는 것은 아니고 뭐라도 해 보려고 발버둥은 치는 중인데 언제까지 지금처럼 비정기적이고, 단발성의 일을, 파트도 아닌 쿼터타임 잡처럼 할 것인가, 라는 말로 고쳐쓰는 게 맞을 것 같다. 어쨌거나, 언제까지 나는 풀타임잡을 거부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고 내 일을 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가 하는 고민. 이 고민은 첫째 잭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며 틱 현상을 보이며 극에 치달았다. 지금은 내가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을 일정 시간은 시설에 맡기는 게 내 정신 건강, 육체 건강, 우리 부부 사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 적응기

어린이집을 다닌지 두 달 하고 2주가 지났다. 제법 시간이 지났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적응을 잘 하고 있다. 감사한 일.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우리가 사는 아빙던에 있는 게 아니라, 아빙던을 벗어나 컬름이라는 동네에 새로 생긴 어린이집이다. 새로 생기긴 했지만, 인근 지역에서는 제법 괜찮다고 소문이 난 컬름 과학단지 안에 있던 어린이집이 확장 수요가 늘면서 한 곳을 더 연 곳이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바로 그 곳이다. 둘째 뚱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동네 후배네가 아이 어린이집을 물색하던 중에 그 곳을 알게 되었고, 한번 방문을 해 보고는 괜찮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와서 우리도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그곳을 방문했고, 그 다음주부터 바로 보내는 것으로 등록을 했다. 그곳으로 결정한 이유는 선생님들..

동성 형제 육아에 대한 남편의 판단 미스

둘째 임신 20주 스캔에서 둘째가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딸을 기대했던 남편은 조금 실망하긴 했으나 그 실망은 말그대로 "조금"이었다. "딸 한번 키워보고 싶었는데 아들이라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장난감과 책값이 뭐든 반값이니 그건 좋네." 이게 남편이 했던 말. 장난감이고, 책이고, 첫째가 쓴 것을 그대로 둘째가 쓰면 되니 모두 반값이라는 것.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틴틴의 그 말에 웃었는데, 그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동성의 형제를 키운다는 것은 뭐든 두 배로 돈이 드는 것이 현실이었던 것. 둘째가 좀 크고 나니 뭐든 똑같은 게 두 개가 필요하다. 심지어 같은 것이 두 개가 있더라도 그게 별 의미가 없을 때조차 있다. 뭐든 지금,..

[주말일상] 드디어 영국에도 여름이 왔다.

주말은 늘 바쁘다. 날씨가 좋으면 더더욱 바쁘다. 날씨가 좋을 때 이 좋은 날씨를 맘껏 즐겨야 하므로. 가벼운 옷차림으로 따뜻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날은 길어야 두달 남짓. 운 나쁘면 이런 더위는 일주일을 못 갈 수도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최악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그게 바로 영국의 날씨이다. 날씨가 좋았던 주말. 우리의 원래 계획은 캠브릿지에 사는 친구네와 버킹엄이라는 작은 도시의 공원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며칠 전 내 몸 상태도 안 좋았던 데다, 친구 남편도 몸이 좋지 않으면서 주말의 만남을 2주 후로 연기했다. 몸이 좋지 않았던 나는 친구와 약속을 연기한 그 당일날, 엄청난 낮잠을 자며 제법 회복을 해서 주말에 예정대로 만날까 하였더니 친구 남편은 컨디션이 여전히 별로였던데다, 주말..

"처음으로" 일어난 일들의 기록: 5월 24일-26일

제목 그대도, 잊지 않기 위해 남겨두는 육아의 기록. 지난주 며칠간 "처음으로" 있었던 일들이다. 어린이집에서 잭이 처음으로 완전한 한 문장의 말을 한 날(5월 24일 월요일) 아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Abbie가 피드백을 주는데, 이 날 아이가 처음으로 완전한 하나의 문장의 말을 해서 Abbie를 포함한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한 일을 이야기해줬다. 아이가 말한 문장은 다름 아닌 "Can I have some more snacks please?" 였다. 간식 더 먹어도 되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아이의 첫 문장에 감동한 선생님들은 "Of course, you can have as much as you like!"라고 응답했다고. 평소에도 선생님들이 하는 말을 계속 따라하며 반복하기는 하는데, 완전한 문장을 혼..

아이들에 대한 남편의 사랑

가끔 별 것 아닌 일에 감동할 때가 있다. 별 것 아닌 일이 무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나가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4월 초 어느 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왔더니 거실 앞이 아래와 같이 정리되어 있었다. "틴틴, 이게 뭐야? 일부러 이렇게 정리한 거야? 너무 귀엽잖아~~" "이렇게 자동차를 일렬로 정리해주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 큰 자동차들은 뚱이가 좋아하고." "토마스 기차는?" "저건, 아침에 잭한테 집에 와서 바로 놀 수 있게 내가 설치해두겠다고 약속해서." 울고 불며 어린이집 가기 싫다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들여보내고 돌아온 내 마음이 무거웠던 날, 틴틴의 이런 마음씀씀이 덕분에 내 마음이 다 따뜻해졌던 날. (요즘은 둘 다 바쁘고 몸도 힘들어서 아이들..

아이가 넘어지며 다쳐서 생긴 이마 혹에 대처하는 자세

안녕하세요. 오늘도 몽실언니의 영국일기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바쁠수록 둘러가라고 했던가요. 저는 오늘 5월 중 가장 바쁜 날인데, 이런 날 벌써 두번째 블로그 글을 적고 있네요. 바쁠수록 둘러가라.. 잠시 딴짓하는 저 자신을 정당화하는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이제 16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돌이 되기 전부터 이마가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ㅠㅠ 첫째 아이는 이마에 혹 한번 난 적 없이 3년 5개월을 살았는데, 저희 둘째는 누가 보면 학대라도 당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수시로 다쳤어요. 가만히 살펴보니, 아이가 성격은 급하고, 몸 움직임도 재빠른데, 아직 신체발달은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다 보니 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머리가 크고 무겁다 보니 자기도 자기 머리를 잘 지..

결국 살 수 밖에 없었던 아이의 새 옷

애들은 정말 쑥쑥 자랍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니 고맙고 좋은데, 옷 사이즈가 너무 자주 바뀌니 돈이 많이 들고 쇼핑에 시간이 들어 힘듭니다. 저처럼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는 돈까지 없는 상황이 겹치면서 쇼핑이 더 즐겁지 않아졌습니다. 게다가 저희 큰 아들 잭은 옷에 까다로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그림, 이런 거 좋아하지 않습니다. 절대 입지 않으려고 해요. 소매에 시접이 있어서 손목을 잡아주는 스타일, 절대 입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까끌거린다? 절대 입지 않아요. 게다가 머리가 좀.. 크다 보니 머리가 들어갈 때 많이 아프다? 그것도 입지 않습니다. 게다가 체격도 좋은 편이다 보니, 영국 아이들 보통 바지는 다리에 잘 들어가지도 않아서 태어나서 여태껏 일생의 90% 이상을 체육복같은 스타일의 ..

The Storm Whale by Benji Davies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벤지 데이비스(Benji Davies) 작가의 "태풍 고래 (The Storm Whale)" 입니다. 이 책은 작년 여름에 구입한 책입니다. 코로나로 아이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니 몸은 고닲팠지만 돈은 굳었습니다. 그래서 아이 책과 장난감도 맘편히 구입했지요. 그걸로 잠시라도 아이 관심을 돌릴 수 있다면 그게 어디냐는 생각으로 말이죠. 갑작스레 저 혼자 갓난쟁이와 갓 두돌을 지난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하는데, 그 와중에 남편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해야 하다 보니 다 같이 정신없이 보낸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어쨌든 그 덕에 작년 겨울부터 현재까지 장난감이나 책을 하나도 사지 않고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마존을 검색해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에요..

[생후15개월] 한정된 어휘로도 유려한 자기 표현

지난 번, 둘째의 말이 빠른 편인 것 같다는 글에 대한 업데이트입니다. 2021.04.30 - [영국육아/영국에서 아이 키우기 2021] - 15개월 둘째 이야기: 말이 빠른 아이 15개월 둘째 이야기: 말이 빠른 아이 내 블로그의 원래 취지는 육아 컨셉이 아니었는데, 당장 쉽게 쓸 수 있는 글 위주로 글을 쓰다보니 내 생활을 가득 채운 육아 이야기 위주의 블로그가 되었다. 그런데 육아 중에서도 우리 큰 아 oxchat.tistory.com 그 글을 쓰고 나서 가만히 살펴보니 아이가 구사하는 말들이 더 많더라구요. 양말, 비, 가위, 딸기, 조지(어린이집 요리사 선생님 이름), 바지, 빵, 고래, 백호(로더), 꽈당, 구슬, 아홉, 셋, 기차, 자동차 등. 아이의 이런 한정된 어휘로도 아이는 상당한 수준..

Naughty Bus by Jan and Jerry Oke

이 Naughty Bus 라는 제목의 책은 저희 아이가 좋아하던 책에서 현재는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된 책입니다. 첫째 잭도 좋아했는데, 둘째 뚱이도 매우 좋아해요. 사실 첫째 잭은 자동차 장난감에 별 관심이 없던 아이였어요. 조립하며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장난감, 촉감을 느끼며 스스로 갖고 놀 수 있는 놀잇감 (콩, 쌀 등) 등을 제외하면 저희 잭은 사물로 된 장난감에는 별 관심이 없는 아이였어요. 그러다 버스를 타고 옥스퍼드를 몇 번 다녀보면서 버스에 관심이 생겼고, 버스 타러 가자고 졸르는 일이 많아졌을 때 즈음에 버스가 주인공인 책이 있을까 하고 아마존을 뒤지다가 이 책을 발견했어요. 주인공이 버스인데, 아주 개구쟁이, 말썽꾸러기 버스이죠. 이 말썽쟁이 버스가 집 안에서부터 바깥까지 곳..

15개월 둘째 이야기: 말이 빠른 아이

내 블로그의 원래 취지는 육아 컨셉이 아니었는데, 당장 쉽게 쓸 수 있는 글 위주로 글을 쓰다보니 내 생활을 가득 채운 육아 이야기 위주의 블로그가 되었다. 그런데 육아 중에서도 우리 큰 아이 잭 육아 이야기로만 가득하고, 둘째 이야기는 너무 적은 것 같아서 그게 늘 마음에 걸렸다. 그리하여 이제는 둘째 뚱이 이야기도 좀 적어볼까 한다.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는 말이 빠른 편이다. 11개월의 나이로 한국에 갔을 때 이미 이 아이는 "우유" 라는 말은 했던 것 같다.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엄마는 뚱이를 정말 좋아하신다. 엄마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신다. 그런데 잭보다 뚱이를 너무 좋아하셔서 그것 때문에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내가 얼마나 잭이 마음에 쓰였는지. 뚱이가 더 어리고 작다 보니 더 좋아하..

[영국생활] 영국을 떠날 수 없게 하는 동네 산책로

해외생활은 고충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생활할 때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종류와 내용의 고충이 많다는 것으로, 국내에서 생활하는 것도 고충이 많기는 마찬가지이겠죠. 영국에 산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영국에 있을 땐 한국이 정말 그립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국에 머물러 보니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영국이 그렇게나 그립더군요. 4개월간의 한국 체류 후, 남편의 생업 즉, 저희 가족의 밥줄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왔고, 저희는 다시 영국생활에 정착 중이에요. 부모님들과 북적거리며 지내다가 다시 저희 네 식구만 있는 생활에 적응하려니 쉽지 않더군요. 한국으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그나마 저희를 이 곳에 정 붙이게 해 주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동네 산책로입니다. 저희를 영국에 머물게 하는 동네 산책..

아기 저체온증에 대처하는 요령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아기 저체온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제 블로그를 들어오시는 분들이 제법 있으신데요. 저희 첫째 아이 때의 경험에 이어 둘째 아이 뚱이의 저체온증 경험도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저는 의료인이나 의료관계자가 아니므로 저체온증에 대한 저의 경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전문적인 내용은 의료전문가와 상의하시기를 권합니다. 현재 만 3세 반 정도 되는 저희 큰 아이는 생후 한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감기에 걸리기 시작해서 돌 이전에도 가벼운 감기는 자주 걸렸고, 돌 이후에는 감기와 중이염을 달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현재도 4월초에 걸린 감기가 쌋 낫지 않아서 간헐적으로 기침을 크게 하는 편인데요. 이 첫째 아이가 감기와 중이염을 달고 지내던 기간 중에 저체..

Michael Rosen's SAD BOOK

오늘 소개하는 책은 We are going on a bear hunt로 유명한 작가, 마이클 로젠의 SAD BOOK 입니다. 추천을 받아 사서 읽어보게 된 책으로, 아이에게는 아직 읽어주지 않았어요. 아이가 좀 많이 자라서나 읽어줄 만한 책인 것 같거든요. 오히려 어른인 저에게 딱 맞는 책이었어요. 이 책은 황망하게 아들을 잃고, 그로 인한 슬픔의 시간을 겪어 나가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예요. 그림책답게, 그림이 많은 메세지를 한번에 표현해주고 있고, 거기에 짧은 글들은 메세지를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전달합니다. 아이를 잃고 큰 깊은 슬픔에 빠진 작가. 그러나 자기 모습은 아래 그림과 같대요. 행복해하는 모습 같아 보이지만, 실은 자기는 행복한 척 하는 거라고.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내가 슬퍼 보이면 ..

[영국육아] 어린이집 사고에 대한 서로의 마무리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요즘 글을 자주 쓰죠? 네, 시간이 좀 생겼거든요. 그러나 이 시간도 곧 없어져버릴 시간이라, 시간이 있을 때 글을 많이 올려보려구요. 오늘 적을 글은 어린이집 사고 보고 이후, 어린이집으로부터 받은 회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사고에 대한 어린이집의 대처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저는 이 사고를 어떻게 마무리했는지에 대해 정리해봅니다. 제가 어린이집에 메일을 보내고 나서, 그날 오후 적당한 수준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친애하는 몽실, 이메일 보내줘서 고맙고, 어제 가든에서 있었던 너의 사고에 대한 이야기 듣게 되어 유감이고, 우리 직원들이 오늘 아침 그 이야기를 내게 해 줘서 그 일을 사고 리포트에 기록해뒀어. 가든은 놀이와 활동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라서 아이들 데리러 올 때 언제..

[영국육아] 아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안은 채 넘어지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21년 14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가량. 저는 아이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아이를 앞으로 안은 채 그대로 놀이터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아이들이 안아달라 하여 안아줄 때마다, 내가 혹시라도 팔에 힘이 풀려 아이를 놓치거나, 아이를 안은 채 넘어져서 아이를 다치게 하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을 늘 갖고 있었는데, 그런 일이 결국은 생겼습니다. 그것도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말이죠. 저는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힘이 아주 좋은 편도 아닙니다. 키는 159센티에 현재 체중 54.7킬로(며칠 전 아침, 기상 후에 물도 마시지 않고 측정한 몸무게.. --;; 밥 먹고 저녁에 재면 56-57킬로는 될 것 같습니다), 그냥 ..

[만3세 놀이활동] 아이의 창작세계

저는 뭘 그리고 만들고 하는 것에 참 흥미가 없던 사람인데요. 아이를 보면 만들고 그리는 것은 어쩌면 본능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큰 아이 잭은 손에 뭔가가 묻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영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미술이나 창작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아이들이 어릴 때는 어린이집에서 아이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물감을 묻혀 종이에 찍은 후 그 그림을 활용한 창작활동을 많이 합니다. 저희 잭을 돌봐주던 차일드마인더 베키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해도 저희 잭은 늘 하기 싫어해서 하지 못했다고 알림장에 적어둘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잭이 요즘은 가끔 그림을 그립니다. 손에 물감이 묻는 게 싫은 이 아이는 붓을 이용하지요. 아이는 붓으로 그었을 때 나타나는 붓의 질감을 신기하게 관찰하는 것 같아요...

김치 없이 지낸 한 달의 시간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영국으로 돌아온지 한달 하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시간을 요약하자니, 제목 그대로 '김치 없이 지낸 한 달의 시간'이었어요. 영국에 돌아와서 열흘간의 자가격리, 그리고 이후 아이들 어린이집을 찾고,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느라 김치를 사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 그리고 그 시간동안 아이들도 모두 감기에 한번씩 걸렸고, 저와 틴틴도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 감기는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나가면 피곤하던 몸이 싹 나을 줄 알았더니, 세상에 그런 일은 없나봅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가는데도 피로는 가실 줄 모르고, 때아니게 찾아온 4월의 한파는 눈 귀한 영국에서 4월에 눈과 우박을 보게 하더군요. 왜 이렇게 몸이 안 좋은가 생각을 하다 보니 혹시 한국에..

그간 글을 쓰지 못한 이유

한동안 참 뜸했습니다.몽실언니예요.다들 잘 지내셨나요?가끔 제 소식을 궁금하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제 존재가 뭐라고. 물론 저희 부모님이나 저희 가족에게는 제법 소중한 존재일 수는 있겠지만, 제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이 세상에서 제 존재의 의미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 와중에 제가 만난 적 없는 누군가가, 저의 글만으로 저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저의 소식을 궁금해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제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 같습니다.그간 글을 쓰지 못한 이유는 정말 많습니다. 뭐든 뭘 해야 만 하는 이유, 뭘 하게 된 이유를 찾는 거보다, 뭘 해서는 안 될 이유, 할 수 없던 이유를 대는 게 더 쉽다고 하더니, 저도 딱 그런가 봅니다.가장 중요하게는 시간이 없..

몽실언니의 근황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글을 남기죠? 그간 많이 바빴어요 아둥바둥 육아 일상 일단 육아... 아니, 영국에서 어른 둘에 아이 둘이 살다가, 지금은 어른 넷에 아이 둘이 사는데도 왜 이렇게 육아는 여전히 힘든 거죠? 웃긴 게, 아이 둘은 영국에서나 여기서나 똑같이 지내는 것 같은데, 그 두 아이가 한국에 오니 어른 넷을 초토화시키네요. 어른 수가 두 배로 늘어나니 육아피로가 반으로 줄어들 줄 알았는데, 왠 걸... 모든 어른이 각자의 육아피로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희 엄마는 엄마대로, 발바닥에 근막족저염인가요?? 발바닥이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시고, 오른쪽 팔도 잘 쓰지를 못하세요. 아버지는 저희가 오기 전부터도 몸이 안 좋으신 상태였는데 (늘 안 좋으세요. 제가 보기에 가끔은 저나 남편보다..

[생후 37개월] 꼬추에 배탈난 아이

요즘 첫째 잭의 말이 일취월장이다. 불과 두 달 전 상황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이다. 1. 요즘 잭이 좋아하는 표현은 "속상해"라는 말이다. "뭐뭐해서 속상해"라는 말을 잘 한다. 실제 아이가 하는 발음은 "똑땅해"이다 보니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 말을 들으면 정말 귀엽다. 아이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는데 아이가 거부하며 "그만 발라"라고 말을 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인가를 "그만" 하라고 하는 표현을 처음 한 것이다. 2. 아이가 자기 전에 자주 하는 말. "배탈났어"라는 말. 자기 싫다고 대는 변명이 아프다는 꽤병을 부리는 것이다. "엄마, 배탈났어." "배탈났어?" "응." "어디 배탈났어? 엄마가 한번 보자~" "여기 배탈났어. 심장에 배탈났어." "심장에? 정말? 어떡해?!"..

괜히 남편에게 화를 낸 날...

오늘은 괜히 남편에게 화를 냈다. 엄청 냈다. 그가 한 잘못이라고는 “한숨 좀 쉬지마”라고 말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말 한마디가 나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한숨을 쉬지 말라니. 이 상황에, 한숨이 절로 나와서 미쳐버릴 것 같은 이 상황에 한숨을 쉬지 말라고? 내 한숨을 듣는 게 그렇게 힘들어? 이렇게 한숨 나오는 상황에 있는 내가 얼마나 힘들지는 알아주지 않고 한숨 쉬지 말라고만 하니 그 말에 화가 나고 속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는 스트레스 받고 있는 나를 보기 안쓰러웠고, 스트레스 속에서 한숨을 쉬는 나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 쉬지 말라는 위로의 말을 건넨 것이었을텐데. 그는 그 말 한마디로 인해 나의 온갖 퍼부음을 들어야만 했다. 공감받지 못한다는 마음은 이렇게나 무서운 것이다..

둘째와 함께 한 1년 회고: 둘째의 생존 무기

둘째는 둘째인 것인가. 둘째를 가졌을 때, 둘째가 태어나길 기대하며 “둘째는 사랑”이라는 말을 해 주던 친구들이 있었다. 무조건, 엄청 많이 이쁠 거라고. 당시까지만 해도 내 눈 앞에 아이라고는 큰 애 잭밖에 없던 상황에서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해 줘도 나는 둘째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다. 오히려 남들이 둘째는 사랑이라는 말을 하면 할 수록 우리 첫째 잭이 느끼게 될 상실감과 소외감에 벌써부터 마음이 아려서 첫째 잭을 더 강하게 안아주곤 했다. 그리고 2020년 1월 15일 드디어 둘째가 태어났다. 얘는 뭐지? 갖다붙이기 나름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달랐다. 진통이 시작되고 1시간도 되지 않아 4분 간격 진통 (4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고 자궁문이 10센티 열렸을 때부터 본격적인 분만과정이 시작되는..

남편의 한국생활 한달, 우리 부부의 대화.

남편이 한국에 온지 한달이 조금 지났다. 한달하고 3일. 사실 그 중 2주는 자가격리를 하며 재택근무를 하느라 자기 방 안에 갇혀 (?) 지냈지만, 그래도 한국의 햇살을 맞고, 한국 온돌집의 따스함을 느끼며 지낸 시간이니 그 시간도 한국 생활을 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오늘 아침,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 근처 파리바게트로 산책을 갔다. 걸어서 10분 거리. 영하 4도. 춥지만 따스한 햇살이 있는 아침. 둘이 손을 잡고 걷노라니 그 잠시간의 시간이 참 평화로웠다. "몽실, 난 너랑 있어서 너무 행복해.""난... 그렇게 행복하지 않나봐. 누구랑 있어도 행복하기 힘든 성격인 것 같아.""그게 무슨 소리야? 난 너랑 있어서 너무 행복한데...!!""우리 아버지 성격 봤지? 내가 아버지 성격을 제일 많..

[엄마일기] 마음 내려놓기

일을 좀 해보려고 마음먹었다고 글을 쓴 게 3주 전인데, 나는 벌써 마음을 내려놓았다. 아니, 실은 내려 놓아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했더니 두통이 사라졌다. 연관글: 2020/12/24 - [좌충우돌 육아일기/한국생활 정착기] - 육아가 주는 불가피한 우울감, 그리고 타인의 육아와 내 노동의 맞교환 세상에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참 많지만, 그 중 절대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다른 사람의 마음과 몸이다. 현재의 나에게 있어 그 “다른 사람”은 바로 나의 두 아이. 그리고 우리 엄마와 아버지. 그래도 부모님은 부모님이라서, 나를 더 생각해주고 위해주신다 (물론 절대적으로 그 분들의 입장에서의 생각과 위함이라는 게 함정). 그렇지만 나의 두 아이는 그렇지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의 욕구에 ..

[영국 주말 일상] 아이와 함께 찾은 동네 농장

지난 토요일. 남편이 둘째 뚱이 오전 낮잠을 재우러 들어간 사이, 심심해서 지겨워하는 큰 아이는 나에게 “밖에 나가자”고 했다. 요즘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큰 아이. 둘째 뚱이도 밖에 나가는 걸 너무 좋아해서 10월 한달은 거의 매일 밖으로 나가다시피 한 우리들이다. 아이가 나가자고 하는데 밖을 보니 벌써 부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아이는 비옷 입기도 싫어하고 모자를 쓰기는 더더욱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비 오는 날 아이가 밖으로 나가자고 하면 참으로 곤란해진다. 코로나로 인해 요즘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만 있어도 밖에 나가기가 불편해지다 보니 혹시라도 아이가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비오는 날의 외출이 더욱 조심스럽다. 걸어서 나가자는 아이를 겨우 어루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