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생활정보

유리창 청소를 자주 하는 영국인들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18. 05:28

안녕하세요!  옥포동의 몽실입니다. ^^

오늘은 영국의 의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그건 바로 영국인들의 "유리창 청소"에 대한 집착이지요. 

오늘 간만에 날씨가 좀 풀려서 4일만에 처음으로 외출을 하면서 동네에서 유리 청소 업체 차량을 보았어요.  한달전쯤 저희 윗윗집에서도 이 업체를 써서 유리창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또 동네에서 발견했어요.  저희 동네에 고객이 많은 업체인가 봅니다.  아무래도 이웃집이 쓰고 있는 업체라면 믿을만 하다는 생각에 이웃들이 그 곳을 또 이용하고, 또 이용하고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바로 저희집이 그랬지요! ^^ 앞집 할머니가 유리 청소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실 때 그 업체에 저희집 청소도 의뢰했고, 그 업체가 저희집 유리창을 청소하고 있을 때 저희 옆집 아낙도 다가와서 자기집 유리 청소를 의뢰했답니다. 

차량 내부에는 모든 도구와 설비가 되어 있어서 저희집 물을 따로 쓰지 않고 차량에서 직접 연결된 호스를 따라 물이 나와서 그 물로 청소를 하세요.  영국의 수돗물은 석회가 많아서 어차피 일반 수돗물로 청소하면 뿌옇게 흔적이 남기 때문에 유리청소 전용 물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업체는 바로 아래 DWC라는 곳인데, 예전 저희 윗윗집도 이 업체를 이용해서 청소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유리창 청소 전문 업체 차량을 보는 일이 흔하지 않은데, 영국에서는 동네에서 유리창 청소업체 차량을 꽤 쉽게 볼 수 있어요.  그만큼 자주 사람들이 전문 업체 서비스를 이용하거든요.  업체 자체도 굉장히 흔하게 있구요. 

저는 영국 사는 내내 학교 기숙사에서만 살다가 일반 private housing에 살아보는 건 작년 3월 결혼 이후부터가 처음인데요.  기숙사를 나와 살면서 알게 된 것이 영국에서는 집을 렌트해서 살다가 이사를 나갈 때 창문청소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에서는 대체로 업체를 사용하기를 추천하는데, 돈을 아끼고자 하는 이들은 대부분 적당히 대충 하게 마련이에요.  대신 영국에서는 이사를 나가는 사람이 무조건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 나가야 하고, 그걸 부동산에서 마지막으로 점검하는데요.  부동산 직원 생각에 기준에 미달하다 싶을 경우 그에 대한 청소비를 부과하거나, 청소를 재요청하거나, 해당 금액을 보증금에서 제하고 주거나..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이런 유리창 청소 요구가 임대인에게 의례히 하는 요구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작년 가을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영국인들은 보통 자기집도 업체를 써서 유리창 청소를 정기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이웃에 유리청소 업체가 차를 대고 유리창 청소 서비스를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영국인 남편과 사는 한국 언니에게 했더니 영국인들은 대개 일년에 네번 정도 유리청소를 한다는 거예요.  게다가 비용도 별로 비싸지 않다고.  물론 그 언니네도 그렇게 하고 있다구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저희 이웃들의 창문을 둘러보니 대체로 모두 깔끔한 것이.. 그래서 그랬나 싶기도 했지요. 

그래서 얼마전 저희도 처음으로 유리 청소 서비스를 받아봤어요.  바로 앞집 할머니집에 창문 청소 아저씨께서 일을 하고 계시길래 얼른 틴틴을 보내서 우리집도 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날 바로는 시간이 안 되셨고 그로부터 이틀 뒤에 아저씨께서 차를 끌고 오셔서 저희 집 창문을 모두 청소해주셨어요. 

외관만 할 것인지, 외관 유리&내부유리까지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는 외관만 했어요.  앞집 할머니네는 저희집보다 창문 수가 적어서 전체 청소에 17파운드 (25,000원) 인데, 저희집은 유리창이 더 많아서 24파운드 (35,000원)가 나왔어요.  이 정도 가격이라면 할 만 하다 싶어서 저희도 서너달에 한번쯤은 청소를 꾸준히 하기로 했어요. 

저희 창문 청소를 하신 아저씨께 보통 다들 창문 청소를 얼마나 자주 하냐 물으니 이 아저씨께서는 대개 두달에 한번씩 한다고 대답을 하셨는데.. 그건..본인 사업을 더 번창시키기 위해서 약간 과장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칼리지에 살 때도 적어도 1년에 2-3번은 청소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유리청소를 꽤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영국에서는 아주 흔한 일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한국에서 기숙사나 주택들이 1년에 몇번씩이나 유리창 청소를 하는 편인가요?  한국에서는 기숙사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고.. 아파트에도 별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적어도 주택들이 유리창 청소 서비스를 받는 일을 흔하게 보지는 못한 것 같아요.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영국인들은 집을 깔끔하게 꾸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본인의 옷맵시보다 집 앞을 깨끗하게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또 거미가 워낙 많아서 거미줄이 창문에 많이 생기다보니 창문 청소를 자주하게 된 건가.. 싶기도 하구요 (창문에 거미가 거미줄을 쳐서.. 거기에 벌레들이 잡혀있게 되면.. 그다지 보기 좋지 않거든요!).  다음에 영국 친구를 만나면 좀 더 물어보고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