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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주말일상] 외국친구/가족 초대 홈파티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26. 08:35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저희는 지난 주말을 정말 바쁘게 보냈습니다.  어쩌다보니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약속이 생기게 되었거든요.  토요일은 틴틴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고, 일요일에는 제 친구네 집으로 저희 가족이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틴틴의 친구들을 초대한 지난 토요일 저희집에서의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는 왠만하면 주말 중 하루만 약속을 잡고 다른 하루는 집안일 하며 쉬는 날로 하려고 하는데, 되도록이면 이런 약속도 격주로만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희 둘 다 체력이 딱 그정도가 한계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다 보니 모임이 많고 (한국으로 치면 ‘송년’모임인 셈이죠), 저희가 12월에 한국을 가다 보니 시간이 없는 관계로 11월 말에 갑자기 이렇게 바빠졌네요.  그래서 저희는 뜻하지 않게 지난주에도 친구가족과 만남을 가졌는데, 이번주에도 주말 이틀 내내 약속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은 틴틴의 친구들에게 저희 잭을 처음으로 정식으로 소개하는 날이었어요.  
친구들이 여러번 집에 방문하여 잭을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였으나 저희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 두 친구만 기회가 될 때 만난 적이 있을 뿐,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저희 잭을 인사시킬 기회가 없었어요.  연말도 다가오고, 또 모임 중 한 친구는 브라질의 리오로 파견을 나가게 되어 그 친구에게 인사도 할 겸, 겸사겸사 틴틴의 친구들을 모두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지인들끼리 모임을 갖게 되면 커플의 경우 커플이 모두 참석하고 (결혼한 부부는 물론, 남자친구/여자친구가 있을 경우에도 동반할 수 있다면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도 모두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 중 자녀가 있을 때는 왠만하면 집에서 모임을 갖게 되지요.  그것이 부모도, 자녀도 편하고, 초대한 사람도, 초대받은 사람도 편하니까요.

사정이 있어서 못 온 친구가 두명이 있고,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흔쾌히 시간을 내어 와줬어요.  참석한 친구들은 스페인 커플+자녀 1, 프랑스 커플 + 자녀 1, 그리스 커플, 러시아 친구, 이렇게 총 어른 7명에 아이 2명이 왔습니다.  저희 부부와 잭까지 합하면 어른 9명에 아이 3명이 모인 자리입니다.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는 (1) 집 청소, (2) 식탁 준비 (3) 음식 준비 - 메뉴 선정, 술/음료 주문, 음식을 할 거면 재료 주문, 음식을 구입하거나 주문할 거면 미리 구입/주문을 해야 합니다. 

청소

사람들이 오면 대부분 1층에 있는 부엌과 거실에만 머물다 가기 때문에 1층만 간단히 청소를 하고, 1층에 있는 작은 욕실만 틴틴이 간단히 청소를 해줍니다.  

어차피 사람들이 가고 나면 다시 한번 집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하는 부담은 없습니다. 

식탁 준비

사람들이 많이 오므로 큰 식탁이 필요하고 의자도 더 필요합니다.  

영국에서는 대부분 부엌 공간은 작으면서 집에서 가족/친구들이 모여 식사할 때가 잦기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 extension (확장) 이 가능한 식탁을 사용합니다.  평소에는 작은 테이블이지만, 이렇게 모임이 있을 때는 식탁을 확장할 수 있는 거죠.  저희 집 식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모임이 있을 때는 식탁을 넓게 펴고, 창고에 넣어둔 여분 접이식 의자도 모두 꺼냅니다.  

사진: 식탁을 확장 중인 틴틴 (틴틴이 본인의 눈 정도는 지워달라 하여 그렇게 해주었습니다. ㅋ 눈이 사라진 틴틴, 좀 무서운가요?! ㅋ)

짜잔~ 식탁이 두배로 커졌습니다.  잭의 하이체어가 왕자리를 차지하네요. 

음식 준비: 도미노 피자와 홈메이드 핑거푸드

저희는 잭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음식을 따로 준비하지는 못하고, 피자를 주문하고 술과 음료를 준비하겠다고 이야기를 해뒀는데, 틴틴의 가장 친한 친구가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 중이라 이 친구를 위해 따로 음식을 조금 준비한다는 게 일이 커져서 갑작스레 꽤 상당한 양의 핑거푸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핑거푸드로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항상 인기만점무쌈야채말이, 훈제연어야채롤, 훈제연어초밥, 유부초밥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페타치즈를 넣은 샐러드도 준비했어요. 

위에서 언급한 메뉴들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왠만하면 항상 칭찬받는 메뉴들이에요.  준비하기도 간단하고 별다른 재료 없이도 맛을 낼 수 있는 것들이지요.  

다만 번거로운 일이라면 야채를 잘게 썰어야 한다는 점?  그러나 굉장한 양의 야채가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잡채를 만들 때 채 써는 것보다는 일이 적습니다.

또 다른 번거로움이라면 일일이 말아야 한다는 점?  (무쌈말이, 훈제연어말이...) 그러나 이것 또한 불 앞에서 지지고 볶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간단하고 좋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단점을 꼽자면, 훈제연어가 비싸다는 점? 정도를 지적할 수 있겠네요. ㅋ

제가 요리를 해야 하다 보니 잭은 틴틴 담당이 되었습니다.  이 전날부터 잭이 기침감기를 시작해서 컨디션이 안 좋다 보니.. 하루 종일 좀 많이 징징대며 저만 찾았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바빠서 잭을 안아주지 못하니..아쉬운대로 아빠 등에 어부바.

처음에는 좀 좋아하더니 아빠 등에서조차 엄마만 찾는 잭.

이런 잭을 뒤로 하고 저는 열심히 요리를 준비하여 무쌈말이를 먼저 완성하고, (가운데 빈자리에 뭐라도 넣어야 할 것 같아 그린 올리브를 넣었습니다 ㅋ)

훈제연어롤도 완성!  이 훈제연어롤은 이번에 처음 도전해본 거예요.  제 결혼식 리셉션에 선배언니가 훈제연어롤을 만들어서 가지고 왔었는데 그게 아주 인기만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터라, 이번에 한번 해보게 되었어요.  역시나, 인기가 좋더라구요!

그리고, 훈제연어초밥도 만들어봤어요.  훈제연어가 비싸다 보니 세일 중인 1킬로짜리 대용량 팩을 주문해서 연어로 잔치를 벌였습니다.  훈제연어김밥을 싸볼까 했는데 김밥에 자신이 없어서 (김밥 잼병) 니더작센의 장금이에게 SOS를 쳤으나 메신저에 문제가 생겨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쉬운대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훈제연어롤로 메뉴를 급히 변경하고, 인터넷에서 찾은 초밥 단촛물을 만들어 밥에 양념을 하고, 양파마요소스를 만들어 훈제연어롤과 훈제연어초밥 모두에 올려줬어요. 

마지막으로 유부초밥도 만들었는데, 그건 너무 흔하다 보니 사진조차 찍지 않았네요.  나중에 피자와, 사이드로 함께 시킨 치킨윙과 감자까지 배달되어 나름 푸짐한 파티상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사진에 유부초밥이 몇개 보이네요.  지금 보니 연어롤 인기가 최고였네요!  연어초밥은 사진에 등장하지 못했군요. 

시간이 많이 없어서 핑거푸드를 더 많이 만들지 못하고, 참석인원을 잘못 체크해서 피자도 라지 2판밖에 시키지 못했는데, 음식의 양은 다행히도 딱 맞아서 피자 한조각이 남고 유부초밥 2개, 연어초밥 2개가 남고 모두 동났습니다.  

모두들 자유롭게 서서 음식을 먹으며, 와인도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남편의 프랑스 친구인 파브리스, 이 친구는 제가 만든 한국음식을 모두 다 너무 맛있다며 항상 좋아합니다

이날도 안쪽에 혼자 자리를 잡고 이 음식, 저 음식 맛있게 집어먹어서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핸드폰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이렇게 포즈까지 취하는 바람에 파브리스 독사진을 한장 찍어주게 되었네요. ㅋ 출연해줘서 고마워요, Merci, 파브리스!

스페인 가족인 실비아 무릎에 앉아 다른 이들을 구경하는 잭.  다른 엄마 품에서도 어쩜 이리 편하게 안겨있는지 ㅋㅋ 

러시아 친구인 마랏이 선물로 사온 새로운 장난감에 저희 잭은 물론 저희의 손님인 엠마도 푹 빠졌습니다.

아이들 용으로 Alessa님께서 추천해주신 일식 계란찜을 만들어보았는데, 아이들이 계란을 좋아하지 않아 일식 계란찜을 좋아하는 제 차지가 되었어요. ㅋ 원없이 포실포실 계란찜을 맘껏 먹었습니다!

모두들 편하게 오라고 이야기했건만 다들 잭 장난감을 하나씩 사서 왔어요. ㅠ 감동.. ㅠ 아래의 것은 크리스토스 부부로부터 온 도미노 카드. 

크리스토스 부부는 화이트 와인도 한병 들고왔습니다.  와인병 뒤에 보이는 부부 인형은 저희 결혼식에 사용한 슈가크래프트 설탕공예로 만든 저희 부부의 웨딩수트/웨딩드레스 착용 모습이에요.  제 이웃블로그인 지루한 천국 괴팅엔의 도리님께서 저희 웨딩케이크 위에 있던 저 인형들을 이쁘게 떼내어주셔서 저 인형들이 아직도 저희와 함께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건 파브리스 가족이 준 선물.

그리고 자동차와 미끄럼틀은 마랏의 선물. 

저도 오늘 집에 오는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양말을 주문해뒀었는데, 배달이 제때 오지 않는 바람에 선물을 주지 못하고 보냈어요. ㅠ 미안해, 쥴리아, 엠마!

원래 토요일 모임은 12시였는데 파브리스 가족이 12시 10분에 도착, 가장 빨리 왔고, 다른 가족들은 1시, 피자는 1시 15분, 또 다른 가족은 1시 30분쯤, 마랏은 가장 늦게 2시 조금 넘어 도착한 것 같아요.  

모두 음식을 다 먹은 후, 틴틴이 상을 싹 정리하고, 이번에는 모두 테이블에 둘러앉아 디저트와 커피 타임을 가졌습니다. 

디저트로는 저희가 구입해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바닐라맛과 딸기맛, 쇼트브레드 (쿠키)에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은 오렌지쥬스를 마셨지요.  

집에 돌아가는 순서: 각자 상황에 따라, 그러나 더 친할 수록 더 늦게!

다들 그렇게 담소를 좀 더 나누다가 크리스토스 부부가 가장 먼저 돌아가고, 그리고 나서 두살반 엠마가 졸려하여 파브리스 가족이 떠나고, 스페인 가족 쥴리아네가 좀 더 남아서 마랏이 사온 자동차&미끄럼 장난감 조립을 함께 하며 논 후 돌아갔고, 가장 늦게 온 마랏은 저희와 저녁시간까지 머물다가 돌아갔어요.  마랏은 틴틴 결혼 전에 약 3년을 함께 룸메이트로 살았던 터라 영국에 있는 틴틴의 나름 절친이거든요.  나이는 틴틴보다 열살이나 어리지만요. ^^;

저희의 시끌벅적했던 토요일은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안타깝게도 금요일에 시작된 잭의 기침은 토요일이 지나면서 더 심해졌어요.  

그러나.. 저희는 일요일에도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틴틴과 잭은 집에 남고 저만 일요일 약속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친구집에서 친구들끼리 모이는 날이라 저희 친구네가 호스트였지요.  이날 모임에 대해서도 다음에 포스팅해볼게요.  이날 모인 친구들은 영국에서 저의 11년된 친구들이라 저에게는 영국에 있는 나름 각별한 친구들이랍니다!

* * * 

영국에서는 이렇게 주말에는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가족들끼리 함께 하는 모임을 자주 가져요.  친한 동생 지나엄마의 말에 따르면 이것도 참 영국적인 문화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나마 외롭고 따분한 외국생활에서 이렇게 가끔씩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나름의 생활의 활력이자 기쁨입니다.  

연말을 앞두고 가족 친구들과 모임이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모두들 가족과 함께이든, 친구나 연인과 함께이든, 그리고 그것이 집에서든, 밖에서든, 어디서든 소중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나눈다면 그것만으로도 뜻깊고 행복한 시간이겠죠.  모두들 사랑하는 이들과 따뜻하고 정겨운 연말 준비하시기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에는 제 친구들 모임의 이야기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