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우리 아이 책장 소개

영국 초딩 독서 일지: The Little Red Hen

옥포동 몽실언니 2022. 10. 12. 06:23

예전부터 아이의 영어 책들을 소개하고 싶었는데요. 아이가 초딩이 되니 영국 학교에서 시키는 독서 교육이 흥미롭고, 아이와 읽게 되는 책도 다양해져서 저도 즐겁습니다.

앞으로 영국 공립 초등학교에서 리셉션 학년에 읽히는 책들, 그 외에 제가 아이와 읽으며 괜찮다고 생각된 책들을 하나씩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 첫번째로 오늘 소개할 책은 The Little Red Hen 이라는 책입니다. 표지는 바로 아래와 같아요.


매주 학교에서 받아오는 두 권의 책


애들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책을 두 권 집으로 보내줘요. 한 권은 매주 화요일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똑같은 책을 한권씩 보내주고 집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읽어주는 “도서관 책”이에요.

그리고 또 한 권은 아이의 “reading day”에 아이가 부모에게 읽어주도록 하는 “reading book”입니다. 아니 아직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들한테 직접 책을 읽으라고 하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는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아이들이 부모에게 읽어주도록 하라고 하는 책인가 궁금했어요.

저희 아이의 reading day는 목요일이에요. 그래서 매주 목요일마다 아이가 저에게 읽어줘야 할 책을 한 권씩 받아와요. 그 날은 선생님과 그 책을 함께 읽은 후 그 책을 집으로 가져오는 날이고, 독서 일지를 쓰는 Boom Reader 앱에 선생님이 짧은 독서일지를 남겨주세요.

학교에서 책을 받아온 잭은 아주 신이 났어요. 요즘들어 늘 “한 번도 안 본 책”을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학교에서 그런 “한 번도 안 본 책”을 자기에게 주니 산타에게 선물 받은 아이처럼 기뻐했어요. 교실에서 나오자마자 “엄마, 책 또 받았어!!” 하며 자랑을 했죠. 그것도 몇 주 하더니 이젠 아이가 가방에서 책도 안 꺼내긴 하는데요…. 🤣

만 4세 아이가 부모에게 읽어줄 책, reading book


어쨌거나 다시 돌아가서 아이들이 직접 읽어야 하는 리딩북은 어떤 책이냐 하니,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The little red hen의 내용


이 책은 암탉이 밭일을 하며 다른 동물들에게 같이 일을 하자고 하는데, 다른 세 동물들은 일을 하지 않고 놀기만 해요. 혼자가 열심히 일한 암탉은 밀을 수확해서 밀가루를 만들어 맛난 빵을 구워먹는데, 다른 동물들은 그러지 못했죠. 암탉은 다른 동물들에게 빵을 나눠줬고, 이후 함께 빵을 나눠 먹은 동물들은 마음을 고쳐먹고 암탉과 함께 농사에 동참하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눈치 채셨나요? 이 책은 글밥이 아예 없어요! 그림만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보며 아이가 이 책을 부모에게 읽어주도록 하라고 하는 겁니다. 이게 영국에서 아이들에게 시키는 독서 교육의 첫걸음이에요. 흥미롭죠?

전 이 책을 받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모든 책이 이런 책이나 다름없었을텐데, 글이 없는 책을 받아든 저만 잠시 이게 뭐지..? 하고 머리가 멍했거든요.

처음엔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나, 아이에게 어떻게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해야 하나, 그것보다 이 책의 내용은 도대체 뭔가 싶어 막연했는데 다행히 책의 앞뒤 표지에 어떻게 아이의 독서를 지도하면 좋을지, 책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뭔지, 어떤 질문과 대화로 아이이 독서를 유도하면 될지 안내문이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저에게 읽어달라고 하고 자기가 읽어주는 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번 두번째 책은 제가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발뺌하자 마지못해 읽어줬어요. 계속 하다 보면 아이도 좀 익숙해지겠죠?

이상 영국 공립 초등학교 리셉션 학년에서 아이들에게 직접 읽으라고 주는 책을 소개해봤습니다. 매주 가져오는 책들을 계속 업데이트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