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결혼 27

출산을 고민하는 분들께 올리는 출산장려일기!

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참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에 사시는 분들 중 해외 이주를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남에 떡이 커보이는 법이니 그럴 법도 하죠. 그런데 막상 해외에 오래 살다 보면 해외 살이는 딱 몇 년, 2년에서 3년 정도 한정된 기간만 하는 게 좋지, 주구장창 외국인으로 가족을 일궈서 살아간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교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삶이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현지 출신인 경우에도 삶은 조금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적어도 한쪽이라도 가족이 같은 나라에 있고, 그 나라의 사회와 문화에 익숙하니까요. 그러나 저희처럼 부부 모두 외국인으로 해외에 정착해서 살 때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당장 이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도 모르고, ..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feat. 틴틴의 병가)

오늘 틴틴은 병가를 냈다. 틴틴의 편도가 또 심하게 부었다. 원래도 피곤하고 힘들면 편도가 붓고 피가 나곤 했지만, 저렇게 심하게 부어서 아픈 건 또 오랫만이다. 지난 몇달간 코비드와 그 외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는 힘들어했지만, 구체적으로 딱 편도선염이 심해진 건 오랫만이다. 새벽녁에 몸이 너무 아파서 아침에 잠이 깨자마자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병가를 냈다고 했다. 어지간히 아파서는 병가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 몇주간 몸이 안 좋아보이더니 결국 저렇게 탈이 났다. 안쓰럽고 걱정된다. 그러나 동시에 나도 정말 힘든데 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라 둘이 이러고 있는 이 상황 자체가 참 답답하다. 그렇다고 애들이라도 쌩쌩하냐. 그것도 아니다. 애들도 힘든 상태. 온 가족이 다 아픈 이 총체적 난국!!!!! ..

일흔아홉의 시아버지는 신할배

공부하는 노년 나의 시아버지는 신할배시다. 틴틴과 결혼하기 전에도 틴틴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버님이 보통 분은 아니라는 느낌이 있었다. 데이트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나와 데이트를 하던 당시 틴틴은 요즘 자기 아버지께서 일본어 공부에 열심이시라는 이야기를 했다. 자기도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서 책을 샀는데, 책만 사두고 공부를 안 하고 있는데 틴틴의 아버지께서는 열심히 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아버님께서는 일본어 공부를 왜 하시는거냐 물으니, 그냥 외국어 배우고 싶어서 공부하시는 거라고 했다. 그 외에도 틴틴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했다. 아버지께서 뭔가 하면 굉장한 수준으로 하신다고. 자기보다 훨씬 꼼꼼하시다고. 또 자기가 보기에 아버지..

[부부일기] "우리도 좀 부부같이 살아볼까?"

오늘 저녁. 거실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때우며 아이들이 잘 시간만을 기다리다 문득 남편에게 그랬다. "우리도 좀 부부같이 살아볼까?" 그랬더니 남편 왈, "그러자. 샤워?" “응? 푸핫! 틴틴은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아니, 우리가 이미 부부같이 살고 있는데, 딱 하나 그것만 빼고. 그럼 어떻게 더 부부같이 살아?" “부부같이 대화도 하고…” “대화 항상 하잖아.” “업무분장만 하지, 그걸 대화라고 하기 힘들지! 그나저나, 나 좀 전에 샤워 했는데? 틴틴도 아침에 샤워했잖아.” “그렇지. 그럼… 이따가…?” “푸하하하하” 우리의 19금 대화는 여기까지. 부부같이 사는 건 뭘까? 대화는 중요하다. 같은 단어로도 서로 다른 것을 생각하니. 나라고 틴틴이 생각한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은 틴틴이..

[부부일기] 틴틴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지난 일요일. 부모님이 오시기 하루 전날. 지난 2주간 수족구에 이어 감기까지 연달아 온 잭을 돌보느라 내 몸은 엉망이 되었다. 감기기운이 뒤늦게 오는 듯 하더니 주말부터는 목이 너무 아팠다. 7월 14일 일요일 아침.. 힘들게 일어나 부엌에 내려 오니 틴틴이 배를 달여보겠다며 배를 썰고 있었다. “잭 먹이려고?”“아니, 몽실 너 먹이려고. 잭 쟤는 감기 거의 다 나은 거 같아. 너 목 아프다고 해서 만들려고 하지.”“진짜??? 뭐야~~ 감동이야!!!” 아침부터 아들 먹이겠다고 부산떨며 배를 깎고 썰고 있는 줄 알았더니.. 이게 날 위한 것이라니.. ㅠㅠ 틴틴이 날 위해 배를 달여준 건 이번이 두번째. 그 전에 잭과 틴틴이 감기에 걸렸을 때 내가 배를 달여줬더니, 그 다음 내가 아팠을 때 배를 달여와서 ..

결혼 2주년 맞이, 다시 쓰는 우리의 스몰웨딩 이야기

오늘은 저희 부부가 결혼한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에요. 2주년을 기념하여 잡지에 기고 하기 위해 써 뒀던 저희의 셀프웨딩 이야기를 다시금 올려봅니다. 이 글은 농민신문사에서 발간하는 ‘전원생활’이라는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잡지에 글을 기고하게 되었고, 이 글은 약간의 편집을 거쳐 2019년 1월호에 실렸어요. 결혼과 함께 참 많이도 바뀐 저의 인생이야기.. 바로 그 시작이 이 셀프웨딩으로 진행한 스몰웨딩과 함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 *** 사진: 부케와 함께 지인이 직접 만들어 준 코사지 나와 남편은 모두 영국에서 산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남편은 한국에서 짧은 직장생활을 관두고 영국에 들어와 영국에서 영국직장인으로 산 지 5년이 되었을..

[부부생활] 아이 첫 생일에 한 우리 부부의 대판싸움

오늘은 우리 잭의 첫 생일. 이런 의미있는 날에.. 나와 틴틴은 다툼을 했다. 잭의 몸 전체가 내 몸에서 빠져나간 것이 작년 12월 9일 밤 11시 15분쯤이었으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밤 11시 04분.. 약 10분 뒤의 1년 전에 우리 잭이 태어났고, 나는 그렇게 출산을 경험했구나. 이런 중요한 날에 나는 틴틴이랑 싸움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어찌 하다 보니 서로 감정이 격했다. 3년 반을 사귀고, 결혼해서 또 1년 반.. 서로 만나온지 5년의 시간 중에 언성을 높여 싸운 것은 딱 두번 정도였을 것이다. 첫번째는 틴틴이 언성을 높은 싸움이었고, 두번째는 내가 너무 기가막히고 열이 받아 큰 소리를 내야 했다 (자꾸만 자기 은행 비밀번호 적은 종이를 내가 치웠다며 어디있냐고 날 다그쳤다..

[부부생활] 아픈 와중에 나를 감동시킨 남편의 보살핌

안녕하세요. 영국사는 몽실언니, 감기가 걸린 그 와중에도 블로그를 이어갑니다. 감기에 걸린 아이를 저는 낮에 4시간 반씩 업으며, 남편은 밤새 아이랑 엎치락 뒤치락 하며 잠을 자며 돌보았더니 아이는 금새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나 아이 감기를 남편이 옮아 남편이 며칠 심하게 아프고, 이제는 제가 옮아 제가 콧물이 줄줄, 목은 간질간질, 연신 재채기까지.. 꼴이 말이 아닙니다. 잭은 금요일부터 감기를 시작했고, 남편 틴틴은 월요일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저는 금요일부터 시작한 것 같구요. 틴틴이 아파서 이번주는 내내 남편 건강 회복을 위한 보양식사를 이어갔어요. 월요일에는 연어구이, 화요일에는 떡국, 수요일에는 닭찜, 목요일에는 돼지고기 구이, 금요일에는.. 뭘 먹었나.. 기억이 안 나네요. ㅠ 어제는 가자미 ..

남편의 말실수와 말장난들

저의 남편 틴틴은 말실수를 종종 하는 편입니다. 틴틴: 아, 예전에 세실리아가 만들어왔던 샹그렐라 정말 맛있었는데!몽실: 응? 샹그렐라? 아, 상그리아? 틴틴: 아, 그게 ‘상그리아’야? 응, 그거..!몽실: 상그리아와 신데렐라의 합성어야? 푸하핫! 너무 웃기다!! 말실수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나름 개그도 구사합니다. 틴틴: 몽실, 아침에 ‘뭔개소리’ 책을 좀 봤는데.. 몽실: 응? 무슨 소리??틴틴: 뭔개소리몽실: 뭔 개소리? 우리 집에 그런 책이 있어? 틴틴: 처형이 보내준 책 (책을 들어보인다)~몽실: 푸하핫! 아 몬테소리? 큭큭큭 저녁을 먹고 아이를 씻기고 재우고 난 후, 우리 부부만의 티타임. 틴틴: 차 한잔 줄까? 어제처럼 ‘루이보쉬' 만들어서 같이 마실까?몽실: 응~ 좋지~ 사실 “R..

나의 남편이라는 사람 [염장/오글주의]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가 오늘은 저희 부부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에버노트에 블로그 포스팅을 써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불러들이기" 기능을 실시하는데, 사용자가 많아서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며 22분 뒤에나 다시 시도하라고 하네요. 기다리기 뭣해서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자고 싶은데 빨래가 덜 끝나서 잘 수가 없어요 ㅠㅠ) 쉬어가는 코너로 저희 부부의 에피소드 (사실 저희 남편 이야기)나 할까 합니다. 다만 염장/오글 유발 가능성이 높은 글이니,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바로 글을 닫으시고 육아 카테고리 글들을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__^* * * 1. 저는 결혼을 참 잘 한 것 같아요. 남편이 참 좋은 사람이거든요. 물론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요. 남편은 ..

가족 부심

얼마전 T가 이야기했다. '언니, 나 이제 엄마 부심 좀 그만 부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엄마랑 친하니까 페북에 엄마 이야기를 쓰게 되는데, 생각보다 엄마와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더라구요. 내가 엄마 이야기를 쓰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상처나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뭐 어때서 그러니. 난 니 이야기 다 재밌고 너무 좋은데~ 그냥 너 하던대로 계속 해~ 결국 소셜미디어라는 게 자기가 가진 것 보여주고 과시하는 곳 아니겠니~ 다들 자기의 일상, 자기가 가진 것, 좋은 것 이야기하고 보여주는데, 너에게 그게 엄마라면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고 보여주고 하는 게 뭐가 어떠니~ 어쩌면 소셜미디어를 가장 소셜미디어답게 쓰고 있는 거지. ㅋ 난 니 이야기 재밌어~" 라고 ..

결혼 6개월, 중고로 뒤늦은 혼수장만하기

나는 결혼도.. 셀프웨딩 및 지인들의 참여웨딩으로.. 신혼여행은.. 상견례를 위한 한국행으로.. 대체하고, 일정부분 가구가 구비되어 있는 저렴한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리며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살기를 6개월.. 이제 곧 아기가 태어나게 되니 아기를 키우기 좋도록 아파트가 아닌 주택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고,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가구가 없는 집에 우리의 가구를 갖춰서 살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보통의 신혼부부들은 결혼 전에 소위 '혼수'라 불리는 여러 가지를 준비하게 되는데, 신혼집에 들어가게 될 가전이며 가구들이 그에 포함될 것이다. 몇달간에 걸친 쇼핑으로 미리 준비하는 보통의 부부들과 달리.. 우리는 이사를 들어와서야 하나씩 하나씩 장만하기 시작했다. 결혼도 급작스럽게 결정했고, 임신..

남편과의 유쾌한 대화가 즐거운 우리는 신혼

아직 신혼이라 그런가.. 나는 남편과 이야기하는 것이 제일 재밌다.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남편. 나는 내 블로그 방문객을 확인하며 남편에게 리포팅을 했다. 와~ 나 어제 이백명 넘게 들어왔네~~ 그런데 틴틴 (사실 그냥 '오빠'라고 부른다), 왜 내 블로그에는 댓글이 없어? 왜 아무도 댓글 안 달아?!" 라고 했더니 남편 왈, 잘 하고 있는거야. 댓글 달만한 내용이 아니게 니가 잘 쓰고 있으니 그런가 보지~ 이상한 댓글 달리고 그러는 거 너 싫잖아?! 니가 임신 중 악몽을 꾼다는데, 거기에 뭐라고 댓글을 달겠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는거지.. 라고 하질 않나! 한번도 내가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 ㅋㅋ 남편의 저 대답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그렇구나~ 댓글 달 만한 내용이 없..

결혼 후 6개월만에 첫 이사와 살림장만

영국 와서 이사가 참 여러번이지만, 학생 이삿짐 이사가 아닌, 살림 이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 짐이라고는 책, 책상, 컴퓨터, 얼마 안 되는 옷가지에, 허접한 부엌살림 몇가지가 전부였지만 남편과 같이 살기 시작한 이후.. 짐은 두배가 되었고,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또 다른 공간으로 첫 이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지금이라고 해서 우리 살림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부엌살림이 조금 더 늘었고, 여기저기서 얻거나 중고로 구입한 아기물품들이 좀 늘어난 것 외에는 그리 짐이 늘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사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부터 식탁, 침대에 이르는 가구들도 구입해야 하는데.. 결혼 하면서 가구나 가전을 구입하지 않았던 우리로서는 남들이 결혼 전에 하..

부부의 주말 냉장고 상황

'냉장고에 음식이 썩어난다'는 게 도대체 뭔가요~~? 우리집에서는 냉장고에서 음식이 썩어날 일이 없다. 냉장고가 너무 작으니ㅋ주말에 장을 봐서 한주가 지난 뒤.. 토요일 오전의 우리집 냉장고 현황.평소에 이 작은 냉장고가 너무너무 아쉬우면서도 이렇게 냉장고가 싹 비도록 음식을 먹어치운 뒤에는 은근 보람도 있다. 식재료를 남김없이 한 주간 잘 썼구나.. 싶어서. 이렇게 냉장고가 텅텅 비었어도 서글프지는 않아요~ 부엌 선반에 바나나도 몇개 있고, 사과도 세개나 있으니까~냠냠.. 잘 먹어치웠으니 주말에는 다시 장을 봐서 냉장고를 채워넣어야겠다. 채우고..비우고.. 다시 채우고..비우는 일상. 냉장고만이 아니라 나의 마음과 머릿속도 가끔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이 남자가 난 그래서 좋았어!

남편과 나는 결혼 전 연애만 3년을 넘게 했다. 나에게는.. 이건 생각해본 적도 없는..긴 연애 시간이다. 이렇게 긴 연애는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줄 알았더니.. 나도 이런 긴 연애를 하게 되다니.. 그리고 그 연애 끝에 이렇게 결혼을 하게 되다니.. 내 이야기이지만..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 남의 이야기만 같다. 어떤 점 때문에 이 남자와 결혼을 결심했느냐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물어볼 때가 많다. 사실 결혼 결심 직전까지만 해도 난 Tintin에게 나 혼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난 분명히 바람 필 거 같다고 ㅠㅠ 떨어져서 장거리 연애를 이어가는 것은 힘들거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얼마전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효리가 자기는 자기가 바람 날까봐 결혼이 두려웠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작년 가을 Tint..

셀프웨딩 준비시 결혼식 방식 결정 및 주요 유의점

몽실언니가 결혼한지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저의 셀프웨딩 준비과정에 대해 셀프웨딩 기획단계부터 최종 케이터링 준비까지 하나씩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중 오늘은 (1) 셀프웨딩 준비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결혼'식' 즉, ceremony 진행방식에 대한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2) 셀프웨딩 준비 시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1. 가장 먼저 결정할 부분은 결혼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결정내용: 결혼식 방식; 하객 규모; 식사 어레인지 및 예산 설정결혼식 방식: 저의 경우에는 시청에서 간단하게,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가장 가까운 친구, 지인, 가족만 모여서 하는 방식으로 결정했습니다. 비용도 비용이..

이 부부가 사는 법: 서로 놀래키지 않기 위한 노력

혼자 살다 둘이 사니 좋은 점도 많고 불편한 점도 있다.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좋은 점들도 많은가 하면, 불편하리라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덜 불편한 점도 있고, 불편할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점이 불편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불편할 거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가 불편함을 발견하게 된 것이 서로의 존재로 인해 놀라고 놀라게 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은 전형적인 서구식 구조. 현관에서 복도를 따라서 우측에는 화장실, 좌측으로는 두개의 방이 있고, 이 복도 끝에는 거실과 부엌이 있다. 집도 좁고 복도도 좁은데, 다소 닫힌 구조의 집이다 보니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방에서 나오는 남편과 마주쳐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침실에서 나와서 복도로 나왔는데 작은방에서 갑자기 나오는 남편 때매 깜짝 놀라..

침대에서 시작되는 신혼부부의 기싸움

결혼한지 오늘로 2주하고 5일이 되었다. 오랜 싱글생활 끝에 결혼을 했고, 오랜 연애 끝에 한 결혼이기도 하다. M이 그랬다. "연애를 오래 하면 결혼이 힘들고, 연애가 짧으면 결혼은 쉽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난 이해하지 못했다. M은 10년 연애 끝에 결혼을 한 친구였다. 그리고 M은 덧붙였다. 연애를 오래 하면 결혼은 힘들지만 결혼 하고 나면 쉬운데, 연애가 짧으면 결혼은 쉽지만 결혼 한 뒤는 힘들다고. 실은 M은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덩치도 더 작아서 나에겐 애기같아 보이는 동생인데 사실 그이의 직관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연애를 오래 한 커플들은 결혼할 상황이 되지 않아서 연애가 긴 경우가 많아서 결혼이 쉽지 않은데, 오랫동안 연애를 해서 서로를 워낙 잘 아는 만큼 결혼 이후는 베프와 결혼한 ..

셀프웨딩으로 스몰웨딩 하기: 메이크업/헤어/사진편

지난 포스팅에서 저의 셀프 웨딩의 스드메 중 드레스 부분을 적어보았습니다. 다시 언급하자면 저의 스드메는 아래와 같이 준비되었습니다. 드레스의 경우 인터넷으로 중국에서 배송되어 오는 저렴한 웨딩드레스로,메이크업은 화장을 곧잘 하는 친구가,헤어는 (셀프 고데기로 할 계획이었으나) 당일 아침에 함께 있던 친구가,웨딩슈즈는 eBay에서 한번 쓴 중고 슈즈를 아주 놀라운 가격에 낙찰,사진사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무료사진사 섭외.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가운데 메이크업과 헤어, 그리고 사진사 섭외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웨딩 메이크업메이크업은 저에게 드레스며 반지 구입을 종용했던 J가 해주기로 했습니다. J는 원래도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재능도 많고, 이미 친구들 결혼식에서 화장을 두어번 해준 적도 있습..

전업주부 2주 4일차

전업주부라는 말은 나에게 붙이기 좀 어색하지만 그렇다, 나는 현재 전업주부가 되었다. 전업주부라는 말 보다는..그냥 "집에 있다"는 말이 더 편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남편을 깨우고, 회사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뒷정리를 하고, 빨래도 가끔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장도 가끔 보고, 반찬도 만들고, 국도 끓이고, 밥상도 차리고.. 살림이 힘들지는 않다. 원래 늘상 하고 살던 것이니까.다만 살림으로 하던 일의 몫이 늘어난 것은 조금 힘들다. 그렇지만 함께 사는 이가 해주는 살림의 몫이 있으니 그걸 생각하면 그리 힘들다고 투정만 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밥을 더 잘 차려 먹으니 살은 좀 붙지만 일상적 행복이 늘어난다. 나름대로 신경써서 저녁밥상을 차려주면, 나름대로 남편의 애교와 정성이 담긴 간식상에 웃음..

영국에서 셀프웨딩을 위한 웨딩드레스 장만하기

오늘의 주제는 한국의 일반적 결혼과도 다르고, 영국의 일반적 결혼과도 너무나 다른, 재미있는 셀프웨딩 준비기, 그 중 스드메 준비 이야기입니다. 저와 같이 셀프웨딩, 본인의 형편에 맞는 자기만의 웨딩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정보 및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하였듯이 결혼 반지를 구입하고, 약혼을 간소하게 치렀으니.. 이제는 소위 말하는 '스드메'의 차례입니다. 저렴하지만 뜻깊은 결혼예물 준비하기 보러가기: http://oxchat.tistory.com/72'스드메'에 대한 저의 원래 계획 및 예산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원래 계획: 스튜디오촬영은 당연히 따로 없고, 드레스는 한국돈 20-30만원 사이로 하고 싶었으며, 메이크업은 아예 하지 않을 계획이었습니다. 메이크업도 안..

스몰웨딩을 위한 결혼반지 구입과 약혼예물

왜 많은 사람들이 결혼반지와 웨딩드레스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일까? 고민을 해봤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대답은.. 아마 평소에 쓰지 못하거나 쓰지 않을 규모의 돈이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그 반지와 드레스는 상당히 특별해지기 때문이 아니려나..싶었다. 그 정도의 돈이 들어간다 함은, 보석의 디자인과 크기, 드레스의 정교함 등에서 비싼 값 만큼이나 그 자체의 특별함이 있을 것이므로, 많은 돈을 쓴 만큼 더욱 특별하고 희소한 반지와 드레스를 가짐으로써 단 하나 뿐인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욱 빛나게 하고, 그 모습 속에서 서로간의 사랑의 다짐을 함으로써 결혼 자체를 특별하게 하고 공고하게 하려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나같이 돈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답은 너무 쉬웠다..

저비용 셀프웨딩의 후작업: 파티물품 판매하기

태어나서 무언가를 중고로 사 본 적은 있어도 중고로 팔아본 적은 여지껏 없었다. 그런데 내가 사 본 증고물품이랄 것도 전시물품이거나 박스가 손상되어서 중고처럼 판매되는 것을 구입한 것들일 뿐, 정말로 누군가가 쓰던 것을 산 것은 벼룩시장에서 Robert 아날로그 라디오를 £3의 헐값에 사 본 것이 전부이다. 중고물품을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구입해본 것은 이번에 결혼 준비를 하면서이다. 일단 중고로 구입하여 결혼에 쓴 물건들은 중고판매자들이 자신들의 결혼식에 쓰고 나서 판매한 물건들이다. 따라서 우리도 좋은 값에 사서 깨끗이 잘 쓴 뒤 되팔기로 애초부터 마음먹고 있었다. 그렇게 중고를 사서 중고로 판매될 웨딩물품 그 첫번째는 바로 유리 케잌스탠드이다. 이런 케잌 스탠드를 잘 활용하면 음식 태이블을 훨씬 ..

나만의 스몰웨딩 셀프로 준비하기-프롤로그

결혼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개인의 생각에 따라서만 준비할 수도 없는 것이 한국에서 결혼하는 대부분의 이들의 실정일 것입니다. 오죽하면 한국에서는 당사자간의 결혼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결혼이라든지, 혹은 양가의 "부모"가 중심인 결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에서 결혼하는 경우 대부분 양가 부모님간의 의사 조율에 더하여, 주변 지인들의 애정어린 조언들 또한 때로는 부담과 압박이 되곤 하는 것이 결혼의 실태인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들의 생각에 따라 자신들의 뜻에 따른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외국살이 중 결혼의 이점외국에 산다는 것은 이럴 때 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부모님께서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다 보니 개입하실 ..

시청에서 하는 영국의 스몰웨딩

영국에서도 결혼식은 돈이 많이 드는 행사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영국인들은 일반적으로 결혼식장 대여, 파티비용, 허니문, 결혼반지, 드레스비용을 포함하여 약 2만5천파운드에서 2만9천파운드의 돈을 쓴다고 합니다 (§ 영국인들은 결혼에 얼마나 되는 돈을 쓸까? http://oxchat.tistory.com/38) 그렇다면 결혼식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기 싫은 경우, 혹은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동거 일단 너무 간단하게 동거를 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주변에서 친구들을 보면 결혼식을 하지 않고 함께 살다가 아이가 생겼을 때 결혼을 하는 친구가 있기도 하고, 결혼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 결혼한 것과 다름없이 사는 외국친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거라고 해서 부모님 허락 없..

정신없는 결혼준비

블로그가 방치된지 벌써 20일이 넘었다니..지난 시간이 20여일이나 된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고작 20일의 시간 동안 내 삶에 너무 큰 변화가 온 것 같기도 하다. 졸업과 결혼 이사 이 중요한 일들이 모두 동시에 겹쳤는데, 이 모든 일들은 두어달의 시간 안에 모두 정리를 해야 하다 보니..이건 캐오스, 대 혼동의 시간이었다. 3월 1일... 영국인들은 결혼에 얼마의 비용을 쓸까..하는 글을 쓰기 직전의 주말에 드디어 신혼집으로 구한 작은 flat의 계약서에 싸인을 했고, 아울렛에 들러 신랑될 사람의 수트를 한벌 장만함으로써..비로서 둘의 결혼식 복장과 살 집이 마련된 때였다. 이후, 독일에서 T가 놀러와서 일주일간 함께 지내기로 했고, 그 와중에 영국에서 공부 중인 H와 J도 함께 만나기로 해 두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