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도.. 셀프웨딩 및 지인들의 참여웨딩으로.. 신혼여행은.. 상견례를 위한 한국행으로.. 대체하고, 일정부분 가구가 구비되어 있는 저렴한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리며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살기를 6개월.. 이제 곧 아기가 태어나게 되니 아기를 키우기 좋도록 아파트가 아닌 주택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고,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가구가 없는 집에 우리의 가구를 갖춰서 살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보통의 신혼부부들은 결혼 전에 소위 '혼수'라 불리는 여러 가지를 준비하게 되는데, 신혼집에 들어가게 될 가전이며 가구들이 그에 포함될 것이다. 몇달간에 걸친 쇼핑으로 미리 준비하는 보통의 부부들과 달리.. 우리는 이사를 들어와서야 하나씩 하나씩 장만하기 시작했다. 결혼도 급작스럽게 결정했고, 임신은 더더욱 예상도 못 했던 것이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빠른 시간에 이사까지 하며 가구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우리는.. 시장의 가구 가격에 깜놀.. 아니.. 실은 대충격!!!!
이곳 저곳 사이트를 돌며 가구가격을 둘러보던 우리는..결국 우리의 현실적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기로 하고.. 필요한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중고 또는 (거의) 최저가 물건들로 집을 채워나가고 있다. 단, 나름의 기준을 갖고.. 몇가지는 좋은 물건을 들여놓았다.
먼저 가전은 고장 없이 쓸만한 물건들을 들이기로 하였다.
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딱 이 세가지를 구입해야 했다. 나는 늘 기숙사 생활을 하며 오래되고 낡은 가전을 몇년째 써왔고, Tintin은 늘 세입자를 위해 주인이 놓아둔 (거의) 가장 저렴한 가전들만 써 온 터라.. 곧 있으면 아기도 태어나는데, 가전제품의 고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가전만큼은 적당히 믿을 만한 브랜드의 제품으로 고르되, 가장 저렴한 라인의 물건을 구입해서 쓰기로 했다. 그렇게 브랜드의 믿을 만한 기술력을 취하되, 가장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으로 골라서 실속도 챙기기로. 온갖 할인과 캐쉬백을 동원하여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다 돌아다니며 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구입.
가전 다음으로 급한 것은 커튼이었다.
거실이 앞집과 마주보고 있고, 내 방도 앞집과 마주보고 있고.. 어쨌든 프라이버시를 위해 커튼은 필수인데.. 전에 살던 사람이 커튼 봉만 남겨놓고 커튼은 다 걷어갔다. 당연하다. 커튼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Laura Ashley의 이쁜 커튼을 달고 싶었다. 적어도 부부 침실에 만큼은.. 바로 아래와 같은 무늬의..
아니면.. 아래와 같은 요런 포도알 무늬 커튼도 이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위의 첫번째 천으로 커튼을 하려면 무조건 맞춤제작을 해야 하고.. 그 비용은 침실창문 하나에만..자그마치..390파운드!!!! 60만원은 족히 되는 돈이 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미 제작된 사이즈로 판매하는 커튼도 적어도 30만원은 넘는데다가, 우리 침실 창문은 사이즈가 안 맞아서 30만원짜리로 할 경우 2세트를 걸어야 해서 결국은 60만원은 들게 된다. 이런!!! 커튼이..아니.. 이쁜 커튼이.. 이렇게 돈이 비쌀 줄이야!!!!!
그래서 우리는... 결국 가장 저렴한 곳을 찾고 찾다가.. Tintin이 회사 동료에게 추천받은 ASDA Living을 뒤져서.. 아래와 같은 커튼으로 구입하였다. ASDA는 영국의 가장 저렴한 슈퍼마켓 체인으로.. 한국으로 치자면.. 홈플러스 보다 더 저렴한 슈퍼 체인인데.. 이곳에서 각종 집에 필요한 모든 물건들도 판매한다. 나는.. 이 사실을 이번에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파는 모든 커튼을 뒤져.. 겨우 마음에 드는 두 커튼을 골랐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래의 우리 침실에 걸린 커튼이 되시겠다.
두 커튼 모두 왼쪽, 오른쪽 하나의 짝으로 단돈 25파운드!! ㅋㅋ 이것도 실은 너비가 안 맞았기 때문에 우리 침실과 거실에는 2세트를 걸어야 했다. 그래도 모든 방과 거실 모두에 넉넉히 커튼을 둘러서 전체 150파운드.. 25만원도 안 드는 돈으로 모든 커튼을 해결! 우리 침실에 걸린.. 위의 커튼은 아래와 같다.
오늘 이 마트에서 커튼에 대한 review를 달아달라고 이메일이 와서 기꺼이..우리 침실에 걸린 커튼 사진까지 첨부하여 리뷰를 달아주었다. 우리처럼 경제적인 구매를 하고자 하는 다른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커튼 다음 과제는 소파와 서랍장.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의 가구는 이미 서랍장, 옷장 각각 20파운드에 구입한 중고를 들여놨는데, 정작.. 지금 생활을 해야 하는 우리의 가구가 없으니..!
(사진: 각 20파운드에 구입한 아기 옷장과 서랍)
소파만큼은 편안하고 좋은 것으로 새 물건을 구입하고자..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난생 처음으로 가구점을 구경다니며.. 맘에 드는 가구의 사진도 찍으며.. 눈요기를 즐겼다. 아래와 같은 2인 소파에, 그 옆에는 편안한 1인용 소파도 하나 두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2인용 소파나 1인용 소파나.. 가격이 큰 차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지만, 눈요기만 하는데는 돈 드는 것은 아니니.. 아래 2인용 소파는 1000파운드가 넘고, 그 아래 1인용 의자 소파도 700파운드가 훌쩍 넘는다. 새물건을 사기로 한 우리에게도.. 이런 소파는.. 그저 그림의 떡!
결국 우리의 현실은! 띠로리~~ 중고소파!
소파는 새걸로 사자고 하였건만 결국 중고로 눈을 돌리게 된 데에는 바로 이런 이야기가 숨겨져있다.
지금으로부터 딱 열흘전, Tintin차의 클러치가 다 닳아버린 것!!! 2년전 한국돈 500만원 남짓을 주고 산 10년된 중고차에.. 거의 70만원을 들여 수리를 해야 하게 되면서..ㅠㅠ 우리는 소파도 중고로 구입하기로.. 결정. 중고거래사이트 Gumtree와 eBay를 돌고 돌아서 아래의 소파를 단돈 35파운드에 eBay에서 구입!
광고에는 가죽소파라고 했는데, 진짜 가죽인지 인조가죽인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실제 낙찰가격은 45파운드였는데, 배송료가 75파운드나 된다는 것을 안 소파주인이 배송료가 너무 높다고 10파운드를 깎아주겠다며 자기에게 35파운드만 송금하란다. 그 덕에 감사하게도 우린 10파운드를 더 절약할 수 있었다. 배송 뒤 식초물을 만들어 (물과 식초를 1:! 배합) 깨끗한 헝겁으로 닦고 또 닦고..하고 나니.. 때도 많이 지고.. 뽀얀빛을 더 드러내며.. 오래된 소파 같은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바로 아래와 같이 우리 거실에 놓임. (거실 창에도 ASDA 커튼이! ㅋ 소파 옆의 테이블들도 Gumtree에서 구입한 중고 테이블에, 왼쪽에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tv도 중고요, tv 받침도 중고 ㅋ)
유일하게 새 물건으로 구입한 것은 부엌의 식탁과 내 방의 서랍장. 55%로 할인하는 가격에 바우처 할인 20%를 더 받아서.. 총 67%의 할인가에 구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구입하니 비슷한 물건을 이케아에서 사는 것보다 더 싸다~ (사실 이케아도 그럭저럭 쓸만한 가구들은 비싸다는 사실에 충격받고 우린 이케아가 아닌 다른 가구는 없을까 열심히 찾아헤매었다).
아직 거실에 놓은 거실수납장이 없어서 열심히 찾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서랍장에 최저가 20.99파운드, 내 상한가 70.01파운드로 단독 경매에 입찰하였다가 득템에 실패 ㅠㅠ
실패한 이유는? 누군가가 73파운드.. 나보다 딱 2.99파운드 더 높게 낙찰받아 버렸기 때문!!! ㅠㅠ 경매가 끝나기 한시간 반전까지만 해도 단독입찰로 나 밖에 경매에 참여한 사람이 없었는데, 너무 졸려서 한숨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ㅠㅠㅠㅠㅠ 경매 종료시간 30초 전에..다른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ㅠㅠㅠㅠㅠ 나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른 뒤..낙찰받아가버린 것!!
저 물건은 Sutcliff라는 영국의 유명한 가구회사 제품인데, (이런 회사가 있다는 것을 이 물건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됨) 상태도 좋고, 물건을 가지러 가기에 거리도 멀지 않고, 가격은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최저입찰가 겨우 5만원도 안 되는 값에 나와있어서 경매에 참여하였건만.. ㅠㅠ 님은 갔습니다~~ 내가 낮잠을 자는 사이... ㅠ
어쨌든.. 우리 부부는.. 이렇게.. 나의 적극적인 eBay 및 Gumtree 뒤지기 및 활발한 경매 참여로 하나씩 둘씩.. 우리만의 조촐한 혼수를 뒤늦게 장만하고 있다. 이제.. 정말.. 거실 서랍장만 구입해서 거실에 있는 박스짐만 정리할 수 있으면..최소한의 정리는 다 되는 것인데 (신발장도 없지만.. 일단은 그럭저럭 버티며 지내보기로 ㅎㅎ), 얼마나 더 걸릴 지 모르겠다. 그래도.. 12월에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준비가 되겠지..
우리만의 소박/조촐/재미난 혼수장만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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