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50

[형제육아의 즐거움] 만 5세 첫째와 만 3세 둘째의 말재간

요즘 아이들이 말을 할 때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첫째는 말이 늦기도 했지만, 언어적으로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아이였어요. 몸짓과 행동으로 많이 하는 편이었거든요. 아기 때 옹알이도 별로 없었고, 좀 더 커서도 자기가 생각하는 걸 말로 하기 보다는 자기 혼자하는 어떤 행동에 몰입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둘째는 말이 빨랐고, 자기가 하는 행동이나 자기가 느끼는 감정들을 말로 잘 표현하는 편이에요.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 확인받고자 하는 욕구가 좀 더 많은 것 같고, 언어 자극에 대한 반응도 좀 더 큰 편인 것 같아요. 이렇게 첫째와 둘째가 참 다르지만, 둘 다 각자만의 속도대로 자기만의 방식대로 커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첫째는 첫째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각자의 언어적 발달로 저를 놀라게 해요. ..

[장난감 추천] 만 4세 우리 아이가 가장 잘 갖고 노는 장난감

오늘은 저희 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을 소개해볼까 해요. 저희가 갖고 있는 장난감들 중에서 가장 본전 뽑았다 싶은 장난감들을 꼽아보자면, 1. 레고 2. 브리오 기차 놀이 세트 3. 토마스 기차 놀이 세트 4. Gravitrax 장난감 5. 미니 드론 6. RC 자동차 7. Hotwheels 자동차와 트랙 정도인 것 같아요. 레고 그 중에서도 최고는 레고인 것 같아요. 레고...그게 뭐라고...저희 잭은 레고를 좋아하네요. 작년 여름, 그러니까 아이가 만 3세 반 가량이었을 때 만드는 자동차나 비행기는 좀 단순한 형태를 반복했었어요. 아래와 같이 말이죠. 길쭉한 모양에 긴 날개를 달면 비행기. 길쭉한 모양에 짧은 날개를 달아주면 로케트 같은 식이었죠. 포크레인을 만들어도 그냥 단순한 모양의 포크레..

[일상일기] 식욕없는 엄마라 미안합니다.

영국에서 먹고 살다 보면 먹고 사는 일이 정말 힘겹게 느껴지곤 한다. (아, 이건 물론 돈이 아주 많다면 힘겨움의 절반 이상은 없을 수 있다.) 힘겹게 느껴지는 일이 참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매끼 밥을 해서 먹는 일이다. 그야말로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 첫째 아이를 낳은 후에는 나만 밥을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원래 남편은 아침 식사를 잘 하지 않았고, 아기는 엄마 젖만 먹으니 따로 밥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나만 아침과 점심을 적당히 먹고, 저녁에 남편과 한끼 식사 하면 그걸로 하루 식사가 채워졌다. 그러다 둘째를 가졌고, 그 아이를 낳았고, 낳자 마자 코비드와 함께 락다운. 그와 동시에 시작된 남편의 재택근무. 나는 남편이 재택근무라 남편과 함께 집에 있을 수 있어서 참 좋은데, 코비드가 터..

가족 일상 2022.06.04

[생후 28개월 성장일기] 언어발달: 말이 청산유수라~

저희 둘째 뚱이 이야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요즘 저희 뚱이는 흔히 말하는 '시러시러병'에 걸렸어요. 다 안 좋대요. 뭐든 다. 잠 자는 거 안 좋아. 어린이집 가는 거 안 좋아. 이 옷 안 좋아. 이 밥 안 좋아. 다른 밥 줘. 요즘 들어 이 아이가 왜 이러는 걸까요? 얘가 요즘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나 하고 보니 아이가 28개월이네요. 이 시기가 그런 시기인가 봅니다. 저희 아이는 작년 초만해도 이렇게 아기아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저 때 저희가 아직 분유를 안 뗐나봐요. 동생은 우유 생각도 없는데 형아인 잭이 가든에 드러누워 저렇게 동생 젖병을 빨고 있었습니다. 생글생글 미소가 이쁜 아이. 이러던 어린 아이가 어느새 쑥쑥 자랐습니다. 이 아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해요. 밥 먹을 때도 자동차와 함께 하는데..

[만4세 육아] 아이가 만든 연못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올리는 글입니다. 많이 바빴어요. 제 블로그 업데이트가 뜸할 때는 저나 가족이 많이 아프거나, 제가 많이 바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많이 바빴어요. 새 글을 쓰려고 보니 거의 3주 반만에 올리는 새 글이네요. 잊지않고 저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가 최근에 만든 연못을 공유할까 해요. 저희 첫째 잭은 뭘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해요. 구조물을 만드는 걸 특히 좋아해요. 영국에서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마트에서 아이들 놀이용 모래를 판매합니다. 아이들이 만지고 놀아도 안전하도록 깨끗하게 씻고 처리한 모래로, 한 포에 몇 파운드면 살 수 있어요. 할인하면 두 포대에 5파운드(8천원 가량) 정도에 살 수 있어요. 올해..

내려놓는 연습

뭘 그리 다 가지려고 하는가.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내려놓는 시늉만 했지, 내 안에는 여전히 욕심이 가득했다. 난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 그것은 왜 가지고 싶은가. 그것을 위해 난 무엇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것을 위해 무언가를 희생하고 싶기는 한가. 무엇을 위한 희생인가. 그 희생은 의미가 있는 희생인가.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그것은 물질인가? 일에서의 성취인가? 물론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얼마만큼의 수준으로 먹고 살기를 원하는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내 안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내 삶이 무엇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그림일기] 집안일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

아이들은 집안일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지는 않고,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집안일을 거드려는 것 같다. 특히 나와 틴틴이 진지하게 집안일을 할 때면 아이들이 덤벼대서 제대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안일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자기들도 참여하려고 한다는 게 어딘가 싶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할 때면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위험한 수준만 아니라면. 잭이 좋아하는 설거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싶어하더니, 이제 좀만 더하면 제대로 설거지를 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폼만큼은 그럴싸하다는! 집에 가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가든을 잘 쓰는 편이라서 다음에 이사가는 집에도 가든이 최소한 현재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인조잔디, 노노~ ..

나의 즐거운 일상, 블로그에 글 쓰기!

지난 몇 달간 블로그에 글을 잘 쓰지 못했다. 일에 치이고, 애들에 치이며 컴퓨터에 앉아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지난 겨울 한국에 가서 자그마치 9년간 썼던 랩탑을 새걸로 교체하면서, 새 랩탑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뭔가 익숙하지 않으면서, 약간 불편한데, 그 약간의 불편함이 아주 큰 장벽이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코비드가 장기화되고(영국에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처럼 취급되고 있지만) 추운 겨울이 길어지고, 아이들의 감기가 잦아지면서 내 몸도 안 좋았고, 덩달아 기분도 안 좋았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뭔가를 쓸 여력이 나지 않았다. 안 쓰다 보니 뭘 써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다 기운을 내기로 했다. 블로그에 글을 씀으로써 내 일상을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도 나도 블로그를 ..

월 300만원, 런던의 살인적인 어린이집 비용!

한국에서 지방균형발전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영국은 한국에 비해 지방균형발전이 이루져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방에서의 삶이 한국 지방에서의 삶보다 좀 더 윤택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영국에서는 지방 곳곳에 좋은 사립학교가 많아서 아이들을 좋은 사립에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교육열을 충족시켜주다 보니 너도 나도 한 지역만 선호하는 경향이 적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영국의 지방에는 자연이 아름다우면서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들도 많아요. 공립학교들도 아주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적당히 괜찮은 학교들은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어요. 지방 곳곳에 산업단지를 형성해서 좋은 회사들이 런던에만 몰려있지 않고 기타 대도시나 대도시 인근의 작은 타운에도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는 편이에요. 그러니,..

[육아일기] 만 4세 아들의 창작의 세계

모든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잭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 중 우리 잭의 창작의 세계를 소개할까 한다. 얼마 전 어느 주말, 끼니마다 먹는 게 고민이던 우리는 한국슈퍼에 가서 김밥용 단무지와 우엉 세트를 사 온 게 기억이 나서 집에 있던 프랑크프루터(길쭉한 소세지)를 물에 데친 후 소세지 김밥을 말아먹었다. 내가 김밥을 싸겠다고 하자 잭이 와서 자기도 같이 싸겠다고 덤빈다. 잭이 열심히 쌌지만 김밥 모양은 엉망이었다. 그러자 자기 김밥은 모두 내팽개치고 내가 싼 김밥을 자기 접시에 달라고 했다. 김밥을 동그랗게 쌓아줬고, 아이는 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갔다. 식탁으로 간 후에도 나머지 김밥을 싸고 있는 내게로 와서 잘라둔 소세지를 하나씩 가져가던 잭. 하나를 가져가고는 잠시 후 다시 와서 또 하나를 ..

만 4세 아들의 질문: "엄마는 진짜 혼자서 해?"

요즘 우리 잭이 쑥쑥 자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평소에도 늘 주변을 살피며 엄마 아빠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하는 행동을 늘 자기도 하고 싶어하고, 우리도 눈치 채지 못한 우리 행동을 아이가 따라하고 있어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최근들어서 우리 부부가 직접 하는 것 중 아이가 자기도 따라해보고 싶었던 행동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다름아닌 "대변닦기"였다!!! 엄마 아빠가 대변 닦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엄마 아빠가 자기 대변을 닦아주지만 엄마 아빠는 각자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쯤을 알고 있던 잭. 어느 날은 대변 본 후에도 다 눴다고, 닦아달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나질 않아서 아이 화장실 문을 노크했다. 괜찮은 거냐고, 혹시 변기에 빠진 건 아니..

[엄마일기] 애들이 우는 것도 모두 다 한 때다.

다음 주 화요일 데드라인으로 인해 이번주는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 마음은 바쁜데, 아직 둘째가 자다가 자주 울고 깨다 보니 몸이 피곤하고 늘 졸린 상태라 실제로 일의 효율은 별로 좋지가 않다. 영국에 대한 자료를 정리 중에 있는데, 와..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세상이 원래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로도 잘 모르는 영역을, 한국에서도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는 영역을 영어로 자료를 찾고 그걸 이해하고 소화하려니 정말 어렵다. 그 와중에 자료는 뭐가 이리도 많고, 데이터도 뭐가 이리 많으며, 예쁜 차트와 그래프는 어떻게 또 이리 많은지. 영국 정부가 하는 것들을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이 정말 많지만, 정부 웹사이트나 여러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각종 복잡하고 난해한 정보를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

[육아일기] 20개월 둘째의 말이 쑥쑥 늘다

요즘 둘째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언어발달이다.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의 언어발달은 놀랍다. 둘째는 뭐든 빠르다고들 하지만, 우리 뚱이를 보면 형아보다 빠른 것도 있고 빠르지 않은 것도 있다. 빠른 것은 언어발달, 빠르지 않은 것은 양치 가글하기, 공차기 등. 첫째 잭의 말이 늦게 트였던지라 둘째의 빠른 발화가 우리는 참 신기하다. 잭의 성격을 더 잘 알게 된 지금에 와서 예전을 돌이켜보면 잭이 말이 늦게 트인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잭은 조심성도 많고, 주위 분위기를 늘 살피고, 할 줄 알아도 스스로 그것에 대해 마음 편하게 느낄 때까지는 새로운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겁 없고 되든 안 되든 일단 덤비고 보는 우리 뚱이의 성격을 볼 때, 확실히 이런 성격..

[영국생활] 영국 기름 사재기, 결국 군인까지 동원!

저는 노트북에서 기본 웹브라우저로 크롬을 사용하고 있고, 처음 크롬을 열면 영국 BBC 웹사이트가 뜨도록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BBC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날씨 정보가 상당히 정확해서 늘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BBC 홈페이지를 방문하기 번거로우니 기본 페이지로 지정을 해 둔 거죠. 오늘은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하기 위해 크롬을 시작했더니 BBC 홈페이지 첫 뉴스가 두둥!! 정말로 영국에서 주유소 기름 운반을 위해 군인들을 준비시키고 있다는 뉴스가 떠있습니다. ㅡ리하여 오늘도 주유소 기름 대란에 대한 소식을 업데이트할까 합니다. 영국의 주유소 기름 대란 지난 주 후반부에 시작된 영국의 주유소 기름 대란은 아직도 현재진형형입니다. 오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저희 집 근처 주유소를 지나..

가족 일상 2021.09.29

[형제육아] 형아의 마음, 동생의 마음

아이 둘을 지켜보다보면 내가 어릴 때 나도 저랬을까, 우리 언니들이 어렸을 때 언니들은 저런 마음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될 때가 많다.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데, 아이들과 온종일 함께 보내는 주말이면 그런 놀라운 발견을 더 많이 하게 된다. 1. 그저 형아 곁에 있고 싶은 동생의 마음 뚱이는 대부분 그렇다. 형아 곁을 좋아한다. 우리 잭은 두 돌이 넘을 때까지 놀이터에서 내 손을 놓고 움직여본 적이 없었다. 늘 내 손가락 하나라도 잡고 나를 끌고 다니며 모든 것을 하고자 했는데, 우리 뚱이는 늘 형아 곁을 제일 좋아한다. 형아로 인해 동생이 겪는 제약이 많더라도 동생에게는 "재미있는 형아"가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줄 아느냐고, 그러니 동생에게 가..

[성장일기] 둘째의 만20개월 발달사항

모든 아이는 다르다. 그 중에서도 둘째는 정말 다르다. 우리집 둘째였던 내 작은언니도 이렇게 달랐을까. 뚱이는 형아가 하는 것이면 뭐든 따라하려 한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형아 따라 소파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형아 따라 점프를 하려고 한다. 심지어 형아가 계단을 거꾸로 내려가자 자기도 질세라 형아를 쫓아간다. 위험한 행동을 몇 번을 제지했으나 저날은 기어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둘 다 다치지 않고 계단을 저 상태로 거꾸로 내려오기 성공. 나름 힘든 일이었는지, 그 뒤로는 다시 시도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어발달 요즘 둘째는 말이 더 늘었다. 원래 말을 잘 했지만, 이제 발음이 아주 또렷해졌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공, 포크 리프트, 트럭 등 자기가 ..

[영국육아] 어린이집 생활: 어린이집 6개월차

어느새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집 생활을 한 게 5개월을 채우고 6개월차에 접어든다. 하아... 기간을 적고 보니 그간 들어간 어린이집 비용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있다. 먼저 첫째 잭. 현재 만 3세. 올해 12월이면 만 4세가 되는 우리 아이. 등원 거부 반응 잭은 여전히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한다. 4개월쯤 되었던 7월쯤 되자 아이가 울지 않고 어린이집을 들어가는 정도로 적응을 한 것 같았는데, 어린이집에서 코비드 확진자 발생으로 문을 닫았다 다시 열면서 아이가 다시 "집에 있는 생활"에 맛을 들였는지 다시 매일 아침마다 울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우리 뚱이는 잭만큼 가기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냥 가야 하나보다 생각하는 듯. 그 모습을 보면 기특하..

지난 시간들: 7-8월에 생긴 일, 그리고 우리가 도달한 결론

안녕하세요. 요즘 블로그 업데이트가 정말 뜸했죠?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아서인지 일상으로의 복귀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저의 일상 복귀의 스타트를 블로그에 남기는 일기로 시작합니다. 저희는 남편의 차 사고(7월 초) 이후 두 달여간의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에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버렸나 모를 정도로 두 달의 시간이 뭉치째 사라져버린 느낌이거든요. 저희는 차 사고 처리를 해야했고(7월 내내), 신차는 물론 중고차도 귀해진 이 시기에 하필 다시 차를 사느라 밤낮없이 중고차 마켓을 뒤져야 했고, 그 와중에 저는 음식 알러지로 온 몸과 얼굴을 두드러기로 뒤덮여 괴로운 며칠을 보내야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마음에 드는 차를 찾았고, 시간이 촉박했기에 손등과 얼굴까지 두드러기가 올라온 상태로 마스크를 끼..

영국에서 만족스러운 고객서비스를 제공한 딱 두 곳...

오늘은 오전에 청소기를 열심히 돌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적어봅니다. 영국에서는 무엇 하나 일 처리를 하려고 해도 그게 어쩜 그리 번거롭고 힘든지... 특히 전화로 고객서비스에 연락해야 할 때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 어떤 지역 악센트를 가진 어떤 직원이 전화를 받을지도 걱정이지만, 한참 대기해서 통화를 해도 속시원한 일처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 곳.. 제가 예전에 전기/가스 고지서를 몇 번이나 받은 일에 대해 쓴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런 곳이 영국이에요. 2017.11.06 - [영국에서 먹고 살기] - 한달 전기/가스세 고지서를 7번이나 보낸 영국가스회사 한달 전기/가스세 고지서를 7번이나 보낸 영국가스회사 영국에서는 이사를 하고 나면 늘 가장 번거로운 일이 "Bill을 관리하는 일"이다. 주변에..

영국 어린이집 생활: 만 3세 교육 활동과 놀이 활동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그날 하루 뭘 먹고, 뭘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해준다. 아무래도 뚱이는 잠 자는 시간이 길고(2시간 반에서 3시간 낮잠...) 나이가 어리다 보니 그냥 자유롭게 실내에서 좀 놀다가, 야외 놀이터에서 좀 놀다 하는 게 전부인 것 같다. 그래서 별 다른 이야기 없이, 그 날도 아이가 얼마나 잘 먹고, 얼마나 많이 먹고, 얼마나 잘 잤는지 이야기를 해준다. 그에 반해, 첫째 잭은 한국으로 치자면 유치원 과정이다 보니 나름 배우는 게 있다. 나름의 교육활동과 교과과정이 있는 것이다. 독서 활동 첫째 잭의 반에서 활동하는 내용들을 듣다 보면, 저렇게 하루를 운영해준다면 내가 원생이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놀이 활동과 프로그램들이 매우 만..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 생활

둘째 아이(현재 생후 18개월)의 어린이집 생활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 역사: 생후 11개월-13개월: 한국 어린이집 생후 14개월-현재: 영국 어린이집 먼저 우리 둘째 뚱이. 항상 첫째 이야기를 먼저 쓰게 되는 것 같아 이번에는 둘째 뚱이 이야기부터 먼저 적어본다. 뚱이는 어린이집을 잘 다니고 있다. 선생님들이 아이를 이뻐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 지금 가는 어린이집에 유아반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다정하고 아이에게 웃어주고, 아이를 이뻐하는 편이다. 그게 우리가 그 곳이 멀어도 만족하는 가장 큰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뚱이는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가장 길게 자는 아이여서 그런가 선생님들이 아이를 좋아한다. 어린이집이 자러 오는 곳은 아니지만, 애 하나가 푹 자주면 얼마나 편할꼬. 우리 뚱이는 점심 먹기 ..

엄마의 고민, 그러나 뭣이 중헌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인가, 늘 같은 고민이 돌고 돈다. 나는 언제까지 일을 쉴 것인가? 아니 지금도 일을 완전히 쉬고 있는 것은 아니고 뭐라도 해 보려고 발버둥은 치는 중인데 언제까지 지금처럼 비정기적이고, 단발성의 일을, 파트도 아닌 쿼터타임 잡처럼 할 것인가, 라는 말로 고쳐쓰는 게 맞을 것 같다. 어쨌거나, 언제까지 나는 풀타임잡을 거부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고 내 일을 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가 하는 고민. 이 고민은 첫째 잭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며 틱 현상을 보이며 극에 치달았다. 지금은 내가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을 일정 시간은 시설에 맡기는 게 내 정신 건강, 육체 건강, 우리 부부 사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

"처음으로" 일어난 일들의 기록: 5월 24일-26일

제목 그대도, 잊지 않기 위해 남겨두는 육아의 기록. 지난주 며칠간 "처음으로" 있었던 일들이다. 어린이집에서 잭이 처음으로 완전한 한 문장의 말을 한 날(5월 24일 월요일) 아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Abbie가 피드백을 주는데, 이 날 아이가 처음으로 완전한 하나의 문장의 말을 해서 Abbie를 포함한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한 일을 이야기해줬다. 아이가 말한 문장은 다름 아닌 "Can I have some more snacks please?" 였다. 간식 더 먹어도 되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아이의 첫 문장에 감동한 선생님들은 "Of course, you can have as much as you like!"라고 응답했다고. 평소에도 선생님들이 하는 말을 계속 따라하며 반복하기는 하는데, 완전한 문장을 혼..

[중3겨울, 호주] 호주에서 만난 다양한 인생들

호주에서의 3주간의 시간은 여러모로 내게 다양한 문화경험을 선사했다. 그곳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홈스테이 가족 외에는 모두 한국인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내게는 새로웠다. 모두 다 한국인이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인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배운 시기였다. 두명의 초등학생 먼저, 나와 함께 호주로 떠났던 두 초등학생. 이 아이들은 지금 생각해봐도 꽤 되바라진 아이들이었다. 둘 다 인천 출신. 아빠와 함께 홍콩으로, 어디로, 해외로 다녀본 경험이 많은 아이들이었다. 돈도 잘 쓰는 아이들이었다. 중학교를 갓 졸업한 나는 내가 써 본 돈이라고는 친구들과 분식집을 가거나 간식을 사먹는 정도밖에 해 보지 않았던 터라, 호주에서도 가족들의 선물을 사는 것 외에는 돈을 쓸 줄 몰랐다. 아는 동생을 따라 가서 ..

몽실언니의 근황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글을 남기죠? 그간 많이 바빴어요 아둥바둥 육아 일상 일단 육아... 아니, 영국에서 어른 둘에 아이 둘이 살다가, 지금은 어른 넷에 아이 둘이 사는데도 왜 이렇게 육아는 여전히 힘든 거죠? 웃긴 게, 아이 둘은 영국에서나 여기서나 똑같이 지내는 것 같은데, 그 두 아이가 한국에 오니 어른 넷을 초토화시키네요. 어른 수가 두 배로 늘어나니 육아피로가 반으로 줄어들 줄 알았는데, 왠 걸... 모든 어른이 각자의 육아피로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희 엄마는 엄마대로, 발바닥에 근막족저염인가요?? 발바닥이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시고, 오른쪽 팔도 잘 쓰지를 못하세요. 아버지는 저희가 오기 전부터도 몸이 안 좋으신 상태였는데 (늘 안 좋으세요. 제가 보기에 가끔은 저나 남편보다..

육아가 주는 불가피한 우울감, 그리고 타인의 육아와 내 노동의 맞교환

지난 2주간의 시간. 그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나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육아가 그렇다. 하루 종일 쉴틈없이 애들을 돌보며 바쁘게 지내는데, 시간이 흐르고 보면 그 시간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그저 세월만 가버린 것 같아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 시간 안에는 분명히 아이들을 돌보느라 고군분투하던 나의 애씀이 있었고, 그 시간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성장이 있었으며, 그 시간 속에서 오갔던 나와 아이들간의 교감이 있었건만, 지나고 보면 그 모든 시간이 없던 시간처럼 느껴지는 이상한 마법이 육아에 있다. 그 시간이 내가 다 날려버린 시간 같아 공허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달갑지 않은 마법.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라 행복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끔은 우울해진다. 아니, 적어도 나는 가끔 우울해진다. 나..

[중3겨울, 호주] 중3 겨울, 홈스테이 가족에게 인종주의를 배우다

3주간의 호주생활을 함께 한 홈스테이 가족.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주머니와 그 댁 막내아들이다. 어린 나이의 나에게 “인종주의”를 알려준 것 또한 아주머니와 그 아들이었다. 그 집의 큰 딸들은 나보다 한두살씩 어렸는데, 그 집의 막내아들은 열살쯤 되었던가. 집에 일곱 살 어린 남동생이 있던 나에게 그 집 막내는 내 동생 같이 편하고 부담이 없었다. 두 딸은 그 나이에 이미 팝 음악에 맞춰 춤 추기를 좋아했는데, 춤이라고는 개다리 춤조차 춰 본 적 없던 나에게 함께 춤 출 것을 권하던 두 딸은 내겐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그러나 막내 아들은 나의 짧은 영어로도 함께 놀이가 가능했던 터라 나도 그 아이가 편했고, 그 아이 또한 자기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인 내가 꽤 괜찮은 놀이 상대였을 것이다..

[중3겨울, 호주] 중3에 나 홀로 호주에 갔던 이유는..

훗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중3의 나이에 혼자서 호주를 가서 3주나 있다가 왔다는 사실에 다들 놀라곤 했다. 그러다 보니 별 생각 없던 나의 호주 방문기는 지나고 보니 내 나름의 영웅담이 되곤 했다. 다들 그 시절에 호주를 갔다는 사실보다는, “그 나이”에 “혼자서” 호주를 갔다는 것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런 반응을 여러번 접하고서야 나도 내가 그 나이에 혼자서 해외를 다녀왔다는 것이 뒤늦게 놀라웠고, 나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며 스스로도 약간은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그 어린 나이의 아이를 혼자서 해외로 보내셨을까. 그것도 부모님이 가본 적도 없고, 가족이나 지인 하나 없는 곳에 만 15세의 여자아이를 덩그러니 보내다니. 추측건대, 당시 유행하던 조기유..

[중3 겨울, 호주] 중3을 마치고 혼자서 호주 시드니로 떠나다

어쩌다 외국생활이 이렇게 길어졌는지,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 해외생활에 대한 동경 어린 시절 티비에서 나오던 AFN 방송을 보면서 엄마에게 우리도 미국가서 살자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당시에는 이 방송이 주한미군을 위한 방송인지도 몰랐다. 베벌리힐즈의 아이들, 맥가이버, 케빈은 열두살 등 미국 드라마가 티비에서 자주 방영이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 시절에는 미국 드라마가 유행이었나보다. 그렇게 외화방송을 보며 나는 외국생활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도 미국가서 살면 안 되냐고 엄마에게 조르곤 했다. 그러던 내가 해외에 첫 발을 디딘 것은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이었다. 당시는 김영삼 대통령이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교육을 강조하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조기유학이 한창 붐을 ..

[육아단상] 오늘도 나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한다.

하고 싶은 것은 참 많은데,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는다. 모든 전업 엄마 아빠들이 비슷한 상황이리라. 엊그제만 해도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다고 글을 적었는데, 며칠 지났다고 내 마음에 실은 욕심이 아직도 그득함을 자백하는 나는 명실상부 모순주의자. 모순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내 안의 이 모순도 고백하고 받아들이기가 편해진다. 마음이 바쁘고, 시간이 없는 것은 요즘 영국의 장애 아동 복지에 대해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 장애운동 역사가 깊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장애 아동에 대한 복지들을 찾다보니 찾으면 찾을수록 무궁무진한 세상이 나와서 놀라고 있다. 우리가 사는 작은 동네에만 특수학교가 두 곳이 있는데, 잉글랜드 전역에는 1300여개가 있다고 한다. 한국은 특수학교가 170여곳이 있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