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2

[그림일기] 집안일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

옥포동 몽실언니 2022. 3. 2. 08:00

아이들은 집안일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지는 않고,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집안일을 거드려는 것 같다.

특히 나와 틴틴이 진지하게 집안일을 할 때면 아이들이 덤벼대서 제대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안일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자기들도 참여하려고 한다는 게 어딘가 싶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할 때면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위험한 수준만 아니라면.

잭이 좋아하는 설거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싶어하더니, 이제 좀만 더하면 제대로 설거지를 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폼만큼은 그럴싸하다는!  

 

집에 가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가든을 잘 쓰는 편이라서 다음에 이사가는 집에도 가든이 최소한 현재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인조잔디, 노노~  잡초가 무성해도 진짜 잔디가 좋은 것 같다. 

형아가 미니 사다리에 올라서서 가지치기를 하자, 동생도 굳이 거들려고 한다.  둘째는 위험하니 발판에 올라서서 가위를 갖고 작은 덤불의 가지를 자를 수 있게 해줬다. 

내가 가끔 걸레질이라도 할때면 아이도 덤벼들어 함께 하고자 한다.  제일 좋아하는 파트는 걸레질이 아닌 걸레 빨기.  집 안에서 바가지에 물을 첨벙첨벙하는 게 즐거운 모양이다. 

아이들과 함께 청소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면서도 애들이 다치지 않게 해야 하고, 우리 목적인 청소를 하면서도 아이들을 적절히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힘들어서 아이들 없을 때 청소를 하려고 하면 우리 시간을 내기가 힘드니.  결국 어떤 때는 애들 없이 청소를 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청소를 할 수밖에 없다. 

맘먹고 제대로 청소를 한 어느 주말.  우리집이 이렇게 깨끗해졌다!  이건 사실 부동산 직원이 우리집을 방문하기로 해서 겸사겸사 청소를 맘먹고 한 건데, 그렇게 깨끗하게  청소를 했더니 잭이 연신 반복한 말.  "엄마, 우리 집 너무 좋아!!"

그래, 엄마 아빠도 이렇게 청소해놓고 나니 기분이 정말 좋구나. 

깨끗이 청소하면 뭐하나.  더러워지는 데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아니, 10분으로도 충분하다.  깨끗해야 더럽히는 맛이 더 있는 것일까.  이내 집을 어지럽히고 한마음이 되어 티비를 시청 중인 두 아이들.

얘들아.  티비에서 거리가 너무 가깝다.  좀 더 뒤로 와서 보자...  뚱이 너는 왜 변기를 갖다가 그걸 뚜껑까지 들어올려서 앉아있는거니.   여름되면 둘째 뚱이도 배변훈련을 해서 기저귀를 떼야겠다. 

오랫만에 집도 깨끗이 청소했겠다, 물감 물감 아이들이 노래를 불렀는데도 꺼내주지 않았던 것을 오랫만에 할 수 있게 해줬다.  오랫만에 물감을 꺼내놓고 예술혼(?!!!)을 불태우는 아이들. 

신나게 놀고 나서 자는 잠은 정말 꿀잠일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둘째 뚱이가 아직은 낮잠을 잔다는 것.  요즘은 낮잠 거부가 더 심해져서 14킬로인 아이를 들쳐업고 재우는 편이다.  그래도 일단 재우면 잘 자니, 얼마나 다행!  지난 주말에는 토요일은 20분, 일요일은 45분쯤 잔 것 같은데, 그거라도 자는 게 어딘가!

잘 때만큼은 천사가 따로 없다.  깨어있을 때는 한번 안기가 힘든 둘째 뚱이.  형아 쫒아다니느라, 자기 하고 싶은 거 하고 다니느라 우리에게 와서 안길 때는 자기가 원할 때 잠시잠깐 뿐인 아이.  

한시도 꼼짝않고 있는 아이를 지긋이 감상할 수 있는 때라고는 아이가 낮잠잘 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