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영국일기 13

[주말일상] 드디어 영국에도 여름이 왔다.

주말은 늘 바쁘다. 날씨가 좋으면 더더욱 바쁘다. 날씨가 좋을 때 이 좋은 날씨를 맘껏 즐겨야 하므로. 가벼운 옷차림으로 따뜻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날은 길어야 두달 남짓. 운 나쁘면 이런 더위는 일주일을 못 갈 수도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최악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그게 바로 영국의 날씨이다. 날씨가 좋았던 주말. 우리의 원래 계획은 캠브릿지에 사는 친구네와 버킹엄이라는 작은 도시의 공원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며칠 전 내 몸 상태도 안 좋았던 데다, 친구 남편도 몸이 좋지 않으면서 주말의 만남을 2주 후로 연기했다. 몸이 좋지 않았던 나는 친구와 약속을 연기한 그 당일날, 엄청난 낮잠을 자며 제법 회복을 해서 주말에 예정대로 만날까 하였더니 친구 남편은 컨디션이 여전히 별로였던데다, 주말..

둘째 생후 8개월, 형과 함께 하는 동생의 생활.

요즘 글을 자주 씁니다. 휴식기라서 가능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있던 데드라인 하나를 맞추고 나서 다음 데드라인 10월 중순 이전까지는 특별히 바쁜 일이 없거든요. 아, 9월 25일까지 읽어야 할 책이 한 권 있는데, 한국책인데 전자책으로도 나와 있지 않아서 한국에 주문하여 책을 배송 받는 중인데, 그 책이 아직 도착을 하지 않은 덕분에 이렇게 시간이 나지요. 사실 지금도 졸려서 글을 쓸 여력이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급한 마감에 시달리고 있지 않을 때 한 자라도 더 적어두고픈 마음에 졸린 눈을 겨우 뜨고 글을 적어봅니다.둘째를 키우면서 언니들 생각이 참 많이 나요. 뚱이가 잭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내가 언니들에게 저런 존재였겠구나, 언니들에게 나도 저렇게 했겠구나, 싶고, 잭이 동생에게 하는 행동들을 ..

[부부일기] "우리도 좀 부부같이 살아볼까?"

오늘 저녁. 거실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때우며 아이들이 잘 시간만을 기다리다 문득 남편에게 그랬다. "우리도 좀 부부같이 살아볼까?" 그랬더니 남편 왈, "그러자. 샤워?" “응? 푸핫! 틴틴은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아니, 우리가 이미 부부같이 살고 있는데, 딱 하나 그것만 빼고. 그럼 어떻게 더 부부같이 살아?" “부부같이 대화도 하고…” “대화 항상 하잖아.” “업무분장만 하지, 그걸 대화라고 하기 힘들지! 그나저나, 나 좀 전에 샤워 했는데? 틴틴도 아침에 샤워했잖아.” “그렇지. 그럼… 이따가…?” “푸하하하하” 우리의 19금 대화는 여기까지. 부부같이 사는 건 뭘까? 대화는 중요하다. 같은 단어로도 서로 다른 것을 생각하니. 나라고 틴틴이 생각한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은 틴틴이..

[영국육아] 등원 4주 2일차_어린이집이 가기 싫은 아이

어린이집 주 3회 등원 오늘로 4주 2일차. 아이의 버디 케어러 레이첼에 따르면 아이가 주 3회만 오는 것 치고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해요. 매일 오는 아이들보다 저희 아이처럼 드문드문 오는 아이들이 적응에 오래 걸리는 법인데, 그런 것치고는 잘 적응을 하고 있다는 거죠. 아이는 이제 기저귀 갈자고 이름을 부르면 제 발로 빠르게 기저귀 교체실 앞까지 걸어오고, 자기가 필요한 게 있으면 선생님들에게 바로 바로 요청을 한다고 해요. 또한 레이첼은 ‘He is very attached’라고 표현을 했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영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했어도 이런 육아용어, 생활용어에는 너무 약합니다. ㅠㅠ 레이첼의 설명에 따르면 자기가 안아주면 자기를 졸졸 따라다니고, 다른 선생님이 잭을..

생후 15개월 15일_2019년 12주차 1일 몽실일기

주말이 또 이렇게 정신없이 갔다. 이번 주말에는 자유시간도 없었고 (아주 드물게 있는 것이니 없는 게 자연스럽지만 ㅠ) 어제는 남편이 두시간 회사가서 일을 하고, 오늘은 내가 두시간 동안 일을 했다. 오늘로 네덜란드 일은 일단락지었다. 4월 중순이면 번역일을 시작한다. 6월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아주 주말을 모두 바쳐 일을 해야 할텐데 ㅠㅠ 가장 날씨 좋을 시즌에 주말마다 일만 하면 얼마나 우울할까 ㅠㅠ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 한다. 경력도 그렇고, 잭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추가 소득이 필요하니 말이다. 오늘은 잭을 재워놓고 빈둥거리고도 싶었고, 블로그도 맘같아서는 열개쯤은 쓰고 싶었지만 (쓸 거리가 너무 쌓였다 ㅠㅠ 털지 못하고 계속 쌓여만 가니 마음에 뭔가 털어내지 못한 짐이 쌓인 듯한 느낌 ㅠ) 그러..

결혼 2주년 맞이, 다시 쓰는 우리의 스몰웨딩 이야기

오늘은 저희 부부가 결혼한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에요. 2주년을 기념하여 잡지에 기고 하기 위해 써 뒀던 저희의 셀프웨딩 이야기를 다시금 올려봅니다. 이 글은 농민신문사에서 발간하는 ‘전원생활’이라는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잡지에 글을 기고하게 되었고, 이 글은 약간의 편집을 거쳐 2019년 1월호에 실렸어요. 결혼과 함께 참 많이도 바뀐 저의 인생이야기.. 바로 그 시작이 이 셀프웨딩으로 진행한 스몰웨딩과 함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 *** 사진: 부케와 함께 지인이 직접 만들어 준 코사지 나와 남편은 모두 영국에서 산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남편은 한국에서 짧은 직장생활을 관두고 영국에 들어와 영국에서 영국직장인으로 산 지 5년이 되었을..

[영국육아] Messy Play 에 다녀오다 (1)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지난 2월 7일 수요일에 잭과 함께 다녀온 Messy Play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느 새 근 한달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센터에서 하는 각종 강좌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영국에서는 그런 ‘문화센터’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여기 저기서 열리는 유료 클래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한번도 수강료가 있는 유료 클래스를 가본 적이 없었어요. 돈도 없는데, 힘들게 등록해서도 아이가 아프거나 다른 일정이 있어서 자주 빠지기도 쉽다고 하고, 결정적으로 저희 아이는 8-9개월까지도 똥을 하루에 10번씩 쌀 때도 있었고, 얼마전까지도 하루에 여섯번씩 싸곤 해서 밖에서 아이 똥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외출을 자제했던 편이라 유료 수업에 돈을 쓸..

생후 14개월, 상자 속 세상에 빠지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 잭은 생후 14개월이 되어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바로 "상자에 들어가기"입니다.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시겠죠?! 얼마전 잭보다 4개월 반 빠른 아들을 키우는 친구 J는 자신과 아들은 '상자에 들어가기'와 같은 놀이를 하며 재밌게 시간을 보낸다며 저희 잭과도 그런 놀이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저희 잭은 상자에 흥미가 없던터라 저는 나중에 우리 잭도 그런 놀이를 즐기려나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가 장난감 통에서 장난감을 다 부어내더니 그 상자 안으로 조심스레 한 발을 집어넣으며 제 어깨에 손을 기대 균형을 잡은 뒤 다른 한발까지 넣는 것 아니겠어요?! “상자에 들어가기”도 아이들의 자연스런 발달과정 중의 하나..

생후 14개월, 올라서기를 좋아하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잭은 어디에든 올라가고, 들어가고.. 세상에 대한 탐구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잭의 '올라가기 본능' 은 지난 겨울 한국 휴가 때부터 발동이 되었어요. 언니가 하이체어 대신 아이 식사용 테이블로 꺼내준 이케아 베드 트레이. 트레이가 비어있을 때 아이가 그 위에 슈퍼맨처럼 올라간 것을 저희 언니가 포착해줬습니다. 이 테이블은 물론, 그 뒤의 푸 텐트도.. 모두 조카가 15년전에 사용하던 것들이랍니다. ^^ 저희가 머무는 동안.. 언니네 집이..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ㅋ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바닥에서 아이 간식을 먹일 테이블이 없어서 아이 목욕 시킬 때 저희가 앉으려고 샀던 이케아 의자를 그 대용으로 놓고 쓰는 중인데, 잭은 그 위를 또 올라가네요. 이 쪼끄만 의자에 ㅋㅋㅋ..

생후 14개월, 인형놀이를 시작하다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잭은 인형놀이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몇달전, 한국에서 큰언니가 한국에서 소포를 보내면서 조카들이 쓰던 인형을 두어개 함께 보냈는데, 당시에는 관심도 없던 곰인형을 이제는 아래처럼 돌아다니기도 하고, 꼭 안아주기도 합니다. 사실 곰인형을 보고 먼저 저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길래 최근 들어 제가 인형을 꼭 안고 인형을 이뻐해주는 모습을 한두번 보이자 아이가 금방 그 행동을 따라하더라구요. 껴안다 못해 요즘은 곰인형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은 곰인형을 괴롭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곰인형에게 쌀과자를 먹여주는 모습입니다. 사실 저희가 영국에서 12개월 발달검사를 하러 갔을 때, 발달과정에 대한 질문지 내용 중 하나로 “아이가 곰..

육아 현실 (1): 놀이매트 딜레마

아이 있는 가정에는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놀이매트. 놀이매트는 대부분 알록달록 색상이 요란하죠. 저희부엌은 요란한 색상의 놀이매트에 뒤덮여 있는데, 이걸 없앨 수도 없고.. 저에게는 은근.. 스트레스입니다. ㅠ 저희집은 집 자체가 작은데, 전 집 주인이 부엌공간을 확장공사를 해서 부엌 내 다이닝 공간이 넓습니다. 집에서 가장 공간이 넓은 곳이 안방도 아니고 거실도 아닌, 바로 이 부엌입니다. 그런데 이 부엌은 바닥에 돌이 깔려 있어서 바닥이 매우 차고 딱딱해요. 영국은 대부분 바닥난방이 아니라서 바닥이 당연히 찬데, 카펫도 깔려있지 않으니 더더욱 찬 거죠! 그래서 잭이 기어다니기 전까지는 틴틴과 저는 이 부엌에서 털실내화를 신고 생활했지요. 그러나 문제는 잭이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 무릎과 다..

생후 14개월 발달사항: 예전의 잭은 잊어라!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겨울 휴가로 한국을 다녀온지 어느새 열흘입니다. 저는 영국에 돌아오게 되면 바로 제 시간이 생겨서 (틴틴이 제 시간을 쓸 수 있게 해줘서) 매일 매일 블로그를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ㅠ 현실은 이렇게 열흘이 지나서야 겨우 글을 쓰네요. 이제야 저도 잭도 시차적응을 한 것 같고, 틴틴도 이제야 셋이 함께 하는 생활에 다시금 적응한 거 같아요. 밀린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희 잭의 근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잭의 이야기부터 하자면, 지금의 잭은 예전의 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돌 전후로 이렇게 아이가 달라지는지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저희 잭은.. 정말.. 예전의 잭이 아닙니다. 능숙해진 걸음걸이 돌 전날 자기..

[영국생활] 영국의 중고나라 Gumtree에서 책상 팔기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이번에는 영국의 중고나라라 할 수 있는 검트리에서 책상을 판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책상을 팔아야 했던 이유는 2층에 있는 제 작업실과 남편의 작업실을 하나로 합쳐 공동의 작업공간을 만들고, 현재의 제 작업실을 부부침실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에요. 즉, 저희의 다락방 침실을 2층 제방으로 옮기는 것인데요. 다락방 침실을 포기한 이유: 천장 아래에 있던 다락을 방으로 개조한 공간이다 보니 천장의 창 덕분에 채광도 좋고, 방 자체도 집에서 가장 큰 방이지만, 외풍도 심하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잭이 감기에 걸리면서부터는 잭을 거실에서 재우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 거실이나 2층의 제대로 된 방들에서의 수면환경이 훨씬 좋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