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14개월, 상자 속 세상에 빠지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9. 2. 19. 16:44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 잭은 생후 14개월이 되어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바로 "상자에 들어가기"입니다.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시겠죠?! 

얼마전 잭보다 4개월 반 빠른 아들을 키우는 친구 J는 자신과 아들은 '상자에 들어가기'와 같은 놀이를 하며 재밌게 시간을 보낸다며 저희 잭과도 그런 놀이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저희 잭은 상자에 흥미가 없던터라 저는 나중에 우리 잭도 그런 놀이를 즐기려나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가 장난감 통에서 장난감을 다 부어내더니 그 상자 안으로 조심스레 한 발을 집어넣으며 제 어깨에 손을 기대 균형을 잡은 뒤 다른 한발까지 넣는 것 아니겠어요?!  “상자에 들어가기”도 아이들의 자연스런 발달과정 중의 하나였던가 싶어 웃음이 났습니다.

상자에 들어가더니 너무 좋아하는 잭~  아래 사진은 본격적으로 아프기 전!


저희가 한국에 있는 동안 틴틴이 아이 장난감도 정리하고 잡동사니 정리한다며 플라스틱 박스를 여러개 사뒀는데, 이 박스들이 이런 쓰임이 있을 줄이야! 

아이는 장난감이 박스에 있을 때도 그 안에 들어가서 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큰 박스에 들어가더니, 이제는 제 사이즈가 되지도 않는 것 같은 작은 박스에도 어떻게든 몸을 구겨 들어가려고 해요.  그리고는 장난감마저 요구합니다.  자동차를 달라해서 줬더니, 손을 쭉 내밀며.. 음악이 나오는 음악책도 달라고 하네요.


음악책을 손에 쥐고 좋아하는 잭! 


몸이 아플 때도 어김없이 박스행. ㅋㅋ 박스가 얼마나 작은 사이즈인지 감이 오시나요?  아이가 다리를 제대로 못 펴고 앉을 정도입니다.

박스에서도 츄츄와 함께~~


츄츄 밥도 먹이구요~  저 플라스틱 크로와상이 바로 츄츄 밥이에요! ^^ 저걸로 입에 눌러주면 “엄마, 배고파요.  먹을 거 주세요 (I’m hungry.  Can you give me something to eat?) 이라고 말하는 인형이에요. ㅋ


요즘은 박스에 들어가 숨으려고 해요. ㅋㅋ 다 보이는데~~ 자기 눈에서만 사라지면 자기가 사라진 줄 아나봐요! ㅋㅋ 박스에 들어가서 몸을 한껏 낮춘 잭.  꽤 유연합니다. ㅋ


아이가 몸을 숙였을 때 짜잔~하고 아이 앞에 나타나니 아이가 좋아해요. ㅋ


박스에 누워 몸을 숙여도 보고, 이렇게 몸을 구겨 누워보기도 하네요. 


어제는 말도 안 되게 작은 장난감 바스킷에 (제 발 하나도 펴기 힘들 만큼 작은 크기) 들어가겠다고 거기에 한발을 넣더니, 제 어깨를 붙잡고 균형을 잡은 뒤 다른 한발까지 넣으려고 했어요.  아니, 사실 넣었죠. ㅋㅋ 그리고는 발이 쫙 펴지지 않고 불편하니 얼마나 울어대든지.  

저는 너무 황당해서, 그것보다 좀 더 큰 박스를 줬어요.  아이 두 발은 펴서 넣을 만한 크기의 다 먹은 쿠키상자였죠.  아이가 그 통에도 한발, 한발 넣더니, 아니 글쎄, 그 작은 상자에 앉으려 드는거예요!  아니.. 이번에도 아이가 앉았죠. ㅋㅋ 그런데, 박스가 엉덩이에 걸려 엉덩이가 아프니, 또 엄청 울어댔어요. 

아이가 너무 졸린 나머지 제 정신을 못차리고, 그 상자들에 자기가 들아가서 앉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봐요. --;;; 잠이 오면 자면 되지 ㅠ 침실에 데려가면 저를 끌고 내려오고, 업어도 잘 생각을 않고 내려달라 울고..  잠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두손두발 다 듭니다. ㅠㅠ

그래도.. 이렇게 즐겁게 잘 놀 때는.. 그런 힘듬도 다 잊어지죠.  물론 아이가 졸리면 어김없이 저희의 고난은 다시 시작되긴 하지요. 

모두들 남은 한주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