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14개월 발달사항: 예전의 잭은 잊어라!

옥포동 몽실언니 2019. 2. 7. 06:02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겨울 휴가로 한국을 다녀온지 어느새 열흘입니다.  저는 영국에 돌아오게 되면 바로 제 시간이 생겨서 (틴틴이 제 시간을 쓸 수 있게 해줘서) 매일 매일 블로그를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ㅠ 현실은 이렇게 열흘이 지나서야 겨우 글을 쓰네요.  이제야 저도 잭도 시차적응을 한 것 같고, 틴틴도 이제야 셋이 함께 하는 생활에 다시금 적응한 거 같아요.  

밀린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희 잭의 근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잭의 이야기부터 하자면, 지금의 잭은 예전의 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돌 전후로 이렇게 아이가 달라지는지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저희 잭은.. 정말.. 예전의 잭이 아닙니다.

능숙해진 걸음걸이 

돌 전날 자기도 모르게 다섯걸음을 걸은 잭은 12개월 2주쯤 되었을 무렵 걸음이 폭발적으로 늘어서 어느새 거의 (마음은) 뛰다시피 하는 것처럼 걸어다니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걸어다니는 것이 기본입니다.  신발이 한켤레 뿐이라 불편한데, 이 게으른 엄마는 블로그할 시간은 있는데 아이 신발 사 줄 시간은 없네요 ㅠㅠ 미안, 잭! 이번주말은 아빠가 바쁘니, 다음주말쯤 네 신발 사러 가자~

사진: 인천공항에서 공차 배달 중인 잭 ㅋ

명확해진 의사표현

의사표현도 정말 분명해졌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엄마 아빠 손을 이끌고 이리 저리 다닙니다.  과일바구니 앞에 우리를 끌고 가서 바나나를 달라고 하기도 하고, 목욕을 하자고 저희 손을 끌고 욕실로 들어가기도 하구요.  싫은 것은.. 뭐..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리를 지르며 울어대면서 표현하죠.  얼마전 실로폰을 구입했는데, 자기가 두드리며 치다가 저에게도 치라고 실로폰 봉을 넘겨주기도 하고, 리코더도 구입했는데 리코더를 들고 와서 소리를 내라고 제 입에 리코더를 마구 물립니다. ㅋ

사진: 아마존에서 실로폰을 구입했는데, 받고 보니 한국 엔젤사의 실로폰인거 있죠. ㅋ

좀 더 둔해진 잠자리 예민함

이건 아주 긍적적인 변화 중 하나인데요.  저희 잭은 덩치와는 달리 잠귀도 밝고 소리에도 민감하고, 은근 예민해서 낮잠도 짧게 자고, 잠들었다 하더라도 작은 소리에도 일찍 꺠버리곤 했어요.  그러나 요즘은 활동량이 많아져서 그런지 낮잠에 들고 나도 잠이 예전보다 깊어졌다는 느낌이에요.  이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발달과정 중 하나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깊은 수면이 늘어나는 거지요.  

예전에는 업어서 재운 후 바닥에 눕히면 무조건 잠이 깨서 울곤 했는데, 지금은 “손발 테스트” 후 아이를 내려놓으면 십중팔구 (한두번은 깹니다 ㅠ) 그대로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아요.  낮잠 자는 중에도 45분 정도 잤다 하면 반드시 한번 깨서 눈도 뜨고 고개도 들고 주위를 살피는데, 그 때 옆에 아무도 없으면 울면서 잠을 완전 깨버립니다.  대신 그 때 저나 틴틴이 옆에만 있으면 눈을 뜨고 일어났더라도 곧잘 다시 잠들어요.  이것만 해도 저희에게는 정말.. 장족의 발전입니다.

업어재운 아이 뉘일 때 사용하는 "손발테스트"는 한국 갔을 때 작은언니가 알려준 것인데요.  아이를 등에서 내리기 전에 손과 발을 툭툭 건드려보았을 때 전혀 미동도 없고 손발이 축 쳐져 완전히 잠들었음을 확인하는 테스트예요. ㅋㅋ 손발테스트를 통과하면 안심하고 아이를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어느새 저희 아니는 1일 1낮잠, 딱 1시간 반 정도 자는 걸로 패턴이 굳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낮잠이 하루 한시간 반이 전부이고, 그 마저도 저희가 옆에 붙어있어야 그만큼을 자 내니까.. 여전히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전 보다는 잠 재우기도 수월해졌어요.  단유한 덕에 이제는 적어도 젖은 물리지 않고 재우니까요. 

다양한 식생활

이번 주말이면 잭이 만 14개월, 이렇게 나이 (?)가 드니 먹는 것도 훨씬 다양해졌어요.  얼마전에는 칼국수도 해서 먹이고, 처음으로 밖에 외출해서 “Kids Meal” 메뉴로 리조토도 주문해서 먹였어요.  잭 생애 첫 외식이라면 외식이죠!  소금 간 없이 해달라고 해서 먹였는데, 리조토도 잘 먹고 스타터로 주문한 치즈갈릭브레드도 잘 먹었어요.  

게다가 어제는 저희가 먹는 총각김치도 자꾸만 먹고 싶어하는 통에 김치마저 입에 살짝 대어줬습니다. ㅋ 이건 잭 너 먹는 거 아니라고, 엄청 맵다고, 여러번 이야기를 하는데도 자꾸만 소리지르고 떼쓰며 김치를 달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입에 살짝 대어줬죠.  그랬더니 “으아~앙!” 하면서 얼굴이 확! 찌푸려져서 얼른 밥을 한숟갈 넣어줬죠.  매워서 그런가 연속으로 밥을 한 세숟갈 받아먹더라구요. ㅋ 

오늘 저녁에도 또 총각김치를 보고 탐을 냈는데, 젓가락으로 집어서 “이거 또 달라고?” 하며 잭 얼굴 근처로 가져가니 어제 생각이 났는지 싫다고 하며 고개를 휘저었어요.  배우기도 빨리 배우는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어요. 

저는 11개월-12개월에 접어들면서 아이의 성장이 많이 더뎌져서, 이제 급성장기도 지나고, 앞으로는 별 게 없이 천천히 가려나보다 생각했는데, 돌 이후의 변화들도 너무 급속해서 깜짝 깜짝 놀랍니다.  돌 이전에는 신체적 발달이 왕성하다면, 돌 이후에는 인지능력, 운동능력, 사회성 등에 있어서 왕성한 발달을 해가는 것 같아요. 

아.. 시차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9시도 되기 전에 저는 벌써 또 너무 졸리네요. ㅠㅠ

오늘 글은 이만하고, 다음에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이 밀려있는데, 시간은 없고.. ㅠㅠ 이제 잭 이유식을 하루 세번 먹이고, 중간에 간식도 먹이고, 목욕도 시키고.. 하다 보니.. 정말.. 제 시간이 없어요.  ㅠ 저녁이면 그냥.. 넉다운 된다는.. 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블로그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올바른 블로거 정신이 아니죠! ㅋ 블로깅은 제 삶의 큰 낙이니 무슨 일이 있어도 블로그는 꼭 합니다!  그럼 저는 내일 다시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