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환경을 생각하는 아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9. 2. 9. 08:17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저희 잭의 새로운 친구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다름아닌 빗자루와 쓰레받기!

저희 잭의 청소기 사랑은 아시는 분들은 이미 잘 아실텐데요.  요즘은 아이가 청소기에 너무 집착하기도 하고, 무거운 청소기를 혹시라도 발등에 떨어뜨리거나 해서 다치게 될까봐 걱정되기도 해서 아이에게 청소기를 최대한 내어주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낮에는 낮대로 청소를 못하고, 밤에는 밤대로 밤이라 청소를 못해서 곤란해졌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빗자루!  집에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있다는 것이 생각나서 오늘 처음으로 빗자루를 꺼내 청소를 했는데, 아 글쎄, 이걸로 청소하기 무섭게 잭이 달려들어 냉큼 낚아채어 본인이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빗자루는 부엌에 유리가 깨지거나 했을 때 사용하려고 사둔 것이라 평소에는 잘 쓰지 않고 부엌 싱크대 아래에 보관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희가 어린 시절에는 다들 이렇게 빗자루로 실내청소를 했었다는 생각이 났어요.  게다가 빗자루로 청소를 하면 전기를 쓰지 않아도 되니 그야말로 친환경적인 청소도구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죠.  아, 빗자루가 이렇게나 좋은 것인데 그걸 어쩜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가.. 싶었습니다.  사실 영국에서는 대부분 실내가 카펫으로 되어 있어서 빗자루는 타일이나 돌이 깔려있는 부엌 외에는 사용할 공간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빗자루의 실용성에 대해 한동안 거의 까먹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랫만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꺼내 청소를 하니. 소음도 없어서 좋고, 환경도 보호하는 것 같아 기분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빗자루로 청소를 시작하기 무섭게 잭이 달려들어 이 빗자루를 빼앗아가버렸어요.  빗자루를 뺏어든 잭은 신이 나서 이 빗자루를 들고 부엌 찬장도 쓸고, 바닥도 쓸었다가, 냉장고도 쓸고, 냉장고 손잡이까지 ㅋㅋ 부엌 곳곳을 쓸고 다녔습니다.  

게다가 제가 쓰레받기를 쓰레기통에 터는 것을 보고는 그새 그것까지 따라하는 것 있죠!  은근 눈썰미가 좋은가봅니다. 

저녁에는 이번에 새로 산 무선청소기의 다양한 솔들을 꺼내 구경하는데, 그 때도 달려들어 구경하더니 가장 빗자루와 비슷하게 생긴 솔을 집어들었어요.  빗자루에 제대로 꽂힌 모양이에요.  그러더니 그  솔로 바닥도 쓸고 거실 수납장도 쓸더니, 자기 머리까지...ㅠㅠ 머리 빗처럼 머리카락에 까지 갖다 대서.. “잭.. 그건... 아니잖아~”, “그건 머리 빗 아니고 청소기 솔이야~”, “머리 빗질은 머리 빗으로 해야지~” 타일렀건만.. 씨익~ 웃으며 머리 한번 빗고, 바닥 쓸고... ㅎㅎㅎㅎ 그러고 다녔습니다.

당분간은 아이를 청소기로부터 좀 떼어놓기 위해 빗자루로 부엌 바닥 청소를 하게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는 소음에 민감한 편인데, 청소기 소음이 없으니 너무너무 좋았어요.  게다가 환경보호까지 하고, 전기요금도 적게 나올테니 (아주 미비하겠지만 ㅋ) 일석 삼조!  청소기와 달리 작고 가벼워서 잭이 다칠 염려가 없다는 건 굉장한 덤구요!

여러분도 집에 처박아둔 빗자루가 있다면 오랫만에 한번 꺼내어 사용해보세요.  은근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