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 현실 (1): 놀이매트 딜레마

옥포동 몽실언니 2019. 2. 10. 23:34
아이 있는 가정에는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놀이매트.  놀이매트는 대부분 알록달록 색상이 요란하죠. 저희부엌은 요란한 색상의 놀이매트에 뒤덮여 있는데, 이걸 없앨 수도 없고.. 저에게는 은근.. 스트레스입니다. ㅠ

저희집은 집 자체가 작은데, 전 집 주인이 부엌공간을 확장공사를 해서 부엌 내 다이닝 공간이 넓습니다.  집에서 가장 공간이 넓은 곳이 안방도 아니고 거실도 아닌, 바로 이 부엌입니다.  그런데 이 부엌은 바닥에 돌이 깔려 있어서 바닥이 매우 차고 딱딱해요.  영국은 대부분 바닥난방이 아니라서 바닥이 당연히 찬데, 카펫도 깔려있지 않으니 더더욱 찬 거죠!  그래서 잭이 기어다니기 전까지는 틴틴과 저는 이 부엌에서 털실내화를 신고 생활했지요. 

그러나 문제는 잭이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 무릎과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 놀이매트를 하나씩 하나씩 사서 깔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부엌 공간이 온통 놀이매트에 뒤덮여 이제는 몸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이것들이 시각공해로 여겨지는 수준이 되어버렸어요. 

위의 사진과 같이 이런 식입니다.. 큰 놀이매트 한장, 그리고 그것보다 좀 작은 거 한장, 식탁밑에는 아마존에서 산 거 얇은 매트 한장.. 그리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냉장고 앞쪽에는 조립식 ABC매트 한장. 

영국에서 살 수 있는 한국산 매트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이 판매 중인 것들 중에 적당한 것들로 고를 수 밖에 없어서 크기만 적당한 것으로 대충 구입하다 보니 매트의 그림이 통일성도 없고, 저희 부부나 잭의 취향과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알록달록.. 너무 현란해서.. 가끔은 과장을 약간 보태면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입니다.  위 사진에서 잭의 옆과 뒤로 보이는 바닥 배경이.. 정말.. 화려하죠?! ㅠ

이런 매트에 아이 장난감까지 늘어지면.. 아래와 같이.. 완전 이건 토탈 패닉!

여기에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냉장고 앞의 ABC 매트.  이건 아마존에서 구입가능한 매트들 중 리뷰도 괜찮고, 우리가 원하는 모양대로 조립하여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구입한 것이에요.  싱크대 아래에도 좀 깔고, 냉장고 앞에도 깔 수 있어서 구입했죠.  

이 놀이매트로 인한 어지러움이 더 크게 느껴진 것은 제가 겨울동안 한국에서 놀이매트 없는 부모님댁, 시댁, 언니들 집에서 지내다 와서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번 주말을 맞아 대대적으로 놀이매트 재배치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ABC 매트도 색깔별로 맞춰서 구역에 따라 깔아줬어요.  색깔이 제멋대로 조합되어 있는 바람에 더 정신이 없는 것 같아서요.  먼저, 싱크대 아래에는 아래와 같이 노란색/녹색으로 깔아주고

전집 주인이 붙여둔 화이트보드 앞에도 아래와 같이 주황색으로 통일하여 깔아주고, 그 안에 들어가는 모양의 색상도 보라와 녹색으로 줄 맞춰 깔아줬죠. 

냉장고 앞도 최대한 색상과 모양을 맞춰서 깔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훨씬 정돈되어 보이죠?  

그러나!!!! 그러면 뭐하나요..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아래와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으악…. 모두 잭의 짓(?!)이죠!

휴우.. 마음같아서는 이 놀이매트들 싹 걷어버리고, 모직으로 된 깔끔한 러그를 깔거나 실내화 생활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잭이 어느정도 자라기 전까지는.. 관리하기도 쉽고 잭에게 좀 더 안전한 놀이매트 생활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놀이매트 청소나 열심히 하면서.. 이번 주말처럼 가끔 놀이매트 위치나 재배치하는 재미나 느끼며.. 버티는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