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지난번 나홀로 외출이 도대체 언제였나 기억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벼로고 별렀던 나홀로 외출에 성공했어요. 잭은 오늘 하루 아빠와 함께 찐~한 하루를 보낼 예정!
원래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나와서 적어도 나혼자 하루종일 밖에 있겠노라 생각했지만.. 어젯밤 저희 잭은 거의 밤 11시가 다 되어 자는 기함을 토했고, 그에 이어 새벽 2시에 까무라치듯 울며 ‘엄마!!!’를 찾아대는 통에 저는 새벽 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잭과 한밤중 놀이시간을 보냈습니다. 4시가 넘어 다시 잠든 잭과 저는 아침 9시에야 일어났고, 그로 인해 저의 ‘나홀로 하루’는 자연스레 줄어들고 말았죠.
다같이 아침을 먹고, 미루고 미뤘던 운전연습을 한 삼십분 한 후, 틴틴이 저를 옥스퍼드로 데려다 주니 어느새 12시가 넘은 시간. ㅠㅠ
“틴틴, 이게 뭐야! 나 오늘 정말 하루 종일 내 시간 좀 갖고 싶었는데!”
“시간 아직 많잖아~”
“그래.. 좀 늦게 시작하면 어때? 늦게 들어가면 되지~ ㅋㅋ”
“으으응.. 그래~ 그렇지만 몽실, 늦으면 어둡고 위험해~~ 오후 4-5시에는 와야지~”
“무슨 소리야~ ㅋㅋ 어두워도 안전해!!”
이런 대화를 주고 받으며 도착한 옥스퍼드.
저는 집에서 두시간 전에 아침을 거하게 먹었음에도 옥스퍼드 시내 카페에서 다시 아침을 주문해 먹으며 커피 한잔을 마셨습니다. 이제는 수유도 중단했고 하니 평소 마시던 디카페인 커피가 아닌, 일반 커피까지 주문했죠. 평소에도 카페인에 약해서 일반 커피는 어지간해서는 잘 마시지 않는데.. 오늘은.. 어젯밤의 힘들었던 시간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잠이 들겠거니 싶어 그냥 마시고 싶은 걸로 마셨어요.
위의 메뉴: Egg Benedict (연관글 보러 가기 클릭!)
카페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주위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도 구경하고.. 창밖도 가끔 보다가.. 식사를 끝낸 후에는 백만년(?!)만에 책도 조금 읽었어요. 선배 언니가 추천해준 책인데, 함께 스터디를 하거나 번역이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라 하여.. 출판사나 저자에게 한국어 번역이 진행되고 있는지, 안 되고 있다면 혹시 생각이 있는지 연락해보기로 했어요. 그런 연락이라도 해보려면 적어도 책이 어떤 내용인지 좀 알아야하지 않겠나 싶어 빠른 속도로 책을 휘리릭 넘겨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이 책이 인기 있을지, 아니면 우리끼리 그냥 읽어보고 토론하고 말아야 할지.. 저자가 한국어판 출판에는 관심이 있을지, 한국에서는 어떤 경로로 출판사에 컨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사실 한번도 이런 단행본 번역은 해본적이 없어서 이런 일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도 없이 선배언니에게 “언니, 제가 출판사 컨택해서 알아볼게요!” 라고 말했지 뭡니까.. 흐흐.. 일단 출판사나 저자에게 연락해서 그 책의 한국어판 번역 진행 여부도 물어보고, 관심이 있는지도 물어보고.. 추진하고 싶다는 저희 의사도 전달하고, 저희의 이력서도 보내보고.. 하면.. 뭔가 일의 방법과 방향이 저절로 보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러나.. 막상 어떻게 이메일을 써서 보낼까.. 생각하며 책을 훓어보는데.. 은근 부담도 되고 떨리네요. 저는 과연 이 이메일을 오늘 안에 써서 보내게 될 것인가.. 저도 궁금하네요.
오늘은 밀린 집안일도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 5% 이자가 있는 소액 적금통장 신규개설,
- 가스/전기회사에 스마트 미터기 설치 일정 예약,
- 어머니 칠순 선물겸 어머니 여행경비 지원비 송금,
- 새로 구입할 내 책상 알아보기 등
그 외 제 일과 관련된 할일도 많지요.
- 협동조합 홈페이지의 서버호스팅 비용등 자동갱신 취소
- 협동조합 홈페이지를 팀블로그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 티스토리 팀블로그에서 영어홈페이지 링크 거는 게 가능한지도 알아보고..
-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본인 도메인 사용이 어떻게 가능한지도.. 비용도.. 좀 알아보고..
- 오늘 읽은 책의 저자나 출판사에 한국어 번역 출간 제의 이메일
그 외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도 많아요.
- 이번주에 박사 논문심사를 앞둔 친구와 통화.. (사랑하는 이웃블로거 도리님, 화이팅!!)
- 12월에 받은 지도교수 이메일에 답장...
- 영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한국에서 돌아왔다는 연락하기.
- 한국에서 못 만나고 온 친구들에게.. 못 보고 와서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는 연락도...
아.. ㅠㅠ 정말.. 한국가서 잭을 맡겨놓고 제 시간을 내어서 친구들도 좀 만나고, 일적으로도 사람들을 좀 만나고 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 6주간이나 한국에 있는 동안 저희집이나 시댁으로 친히 방문해준 서너명의 친구를 만난 것이 제가 할 수 있었던 전부였다니.. 아이가 있으면 제 현실도 그렇게 변한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아쉽지만 이번에 못 가진 만남들은.. 다음 기회를 노려야지요.. (그러나 다음에도 잭과 함께 하므로...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기는 하지만 ㅠㅠㅠㅠㅠㅠ)
암튼.. 이렇게 제 할일은 많은데.. 어느새 시간이 오후 3시입니다.
아마.. 이 많은 할일의.. 10%만이라도 오늘 할 수 있으면.. 성공이지 않으려나.. 생각합니다. 우선순위 정해서 가장 급하면서도 중요한 일 한두가지만이라도 해야지요. (그 와중에 블로그를 쓰고 있으니.. 제 블로그와, 또 제 글을 읽어주고 계신 여러분이 제 현재 삶의 우선순위 0순위인가 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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