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14개월 6일, 생애 첫 항생제를 복용하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9. 2. 19. 16:15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사실 저희 잭은 현재.. 아픕니다.  한국 다녀온 뒤 약 3주 이상을 밤마다 기침을 했었는데, 영국은 워낙 약 처방을 잘 안 해주는터라 집에서 가습기나 틀어주고, 옷 따뜻하게 입혀가며 나름대로 저희끼리 돌본다고 돌보았는데, 지난주 수요일부터 아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어요.  기침을 할때마다 목이 너무 아파 울음을 터뜨리고, 밤에는 급기야 해열제를 복용하고도 열이 38.5도에서 39도까지 올라서 급하게 GP 영국의 가족주치의) 약속을 잡고 의사를 만나러 다녀왔습니다.   

아래 사진은 상태가 급격히 나빴던 지난주 수요일 밤을 보낸 뒤, 목요일 아침.. 잭의 표정이.. 안 좋죠?! ㅠ 밤새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당연히.. 함께 잤던 저도 밤새 아이와 뒤척이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얼마나 잠을 못 잤으면, 집 바로 앞 병원에 가는 길에 아이가 잠이 들었어요.  몸이 아파서인가.. 잠 든 표정이.. ㅠㅠ 안 되어 보이죠?  입을 거꾸로 한 ‘U”자 모양을 하고 자는 건.. 또 처음 봅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표정으로 잠이 들었을꼬.. ㅠ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아이 귀를 들여다본 후, 아이가 귀를 잡아당기곤 하지 않았냐고 물으셨어요.  그랬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중이염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ㅠㅠ 저희는 아이가 귀가 간지러워서 귀를 긁는 것인 줄 알았다고 했더니, 아니라고 ㅠㅠ 귀에 염증이 있다고, 귀가 빨갛다고 하셨어요. ㅠ  하루 이틀 해열제를 먹이며 상태를 보다가 악화되는 것 같으면 바로 항생제를 먹이라며 항생제를 5일치 처방해주셨습니다. 

저희는 항생제를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이 상태가 눈에 띄게 더 나빠지는 바람에 15일 금요일 새벽부터 항생제를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5일간 먹으라 했으니 화요일 밤.. 어느새 그게 오늘이 되었네요.  오늘 밤이면 항생제 코스가 끝날 예정입니다.  바로 아래의 항생제.  맛이 좋은지 아이가 약 먹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 


어떻게.. 아이가 귀를 그렇게 만지고 당기고 두드리는데, 저희는 그게 귀가 아파서인줄도 모르고 ㅠㅠ 아이가 귀에 피부가 가려운가보다, 귀가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저러나보다.. 하고 말았어요. ㅠㅠ 부모가 무지하고 무신경한 탓에 아이가 더 고생한 것 같아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저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러워 마음이.. 참 좋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죠?  아빠도 아픕니다.  틴틴도 저도 목이 붓고, 저는 코까지 막히고 있어요.  등허리가 아픈 것은 덤이죠!  잭은 요즘 매일 평균 취침시간이 11시가 되는 바람에 저랑 틴틴은..정말.. 자유시간이 없어요.  같이 차 한잔 할 여유조차 찾기 너무 힘듭니다.  늦게 자면.. 늦게 일어나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ㅠㅠ 잭은 어제 아침에는 어디 멀리 출장이라도 가는 사람처럼 아침 6시에 일어났어요.  그리고 오전 낮잠 1시간 반, 오후 낮잠 45분, 늦은 오후에 25분.  그 낮잠 마저 차에 태워서 재워야 했던 터라.. 저랑 틴틴은.. 정말 숨가쁜 일요일을 보냈습니다. 

지난주는 할 일이 정말 많았는데 저희집 상황이 이러다보니 결국 할일은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게 없네요. ㅠ 열심히 잭과 틴틴 밥 해먹이고, 잭 약 먹이고, 잭과 놀아주고, 잭이 어지럽힌 것 치우고.. 하다 보니 시간이 다 갔습니다. 

그래도.. 블로그 글은 하나 쓰고 자고 싶은 마음에.. 사진첩을 열고 이렇게 잭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병원에서 돌아온 날.. 상자에 들어가서 놀면서 머리를 손으로 가리키는 아이.  요즘 들어 아이가 갑자기 장난감 상자에 들어가서 놀기에 빠졌어요.  자기 사이즈가 아닌 것 같은 상자에도 자꾸만 기어들어갑니다.  상자가 꽉 찼죠?! ㅋ 상자에 들어가서 노는 재미에 푹 빠진 잭의 모습이 궁금하시면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 ^^


사진에도 아이의 콧물이 좀 보이는데, 아이가 목요일부터는 콧물까지 줄줄.. 엄청나게 흘리고 있어요.  콧물에 코가 막히니, 그렇잖아도 이가 나면서 많이 흐르던 침도 줄줄~ 수도꼭지 열린 것처럼 흘러내려서 순식간에 웃도리가 다 젖어요.  그래서 면으로 된 턱받이를 아이 목에 걸쳐주었습니다.  바로 아래처렴요. 


면 턱받이는 두꺼워서 침이나 콧물에 젖어도 금방 흠뻑 젖지 않더라구요.  옷이 젖으면 아이 몸에 젖은 옷이 들러붙어서 아이 체온이 쉽게 떨어지는데, 턱받이를 받쳐두면 옷까지 젖어드는데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니, 아이 옷 갈아입히느라 씨름할 일이 조금 줄어듭니다. 

저희 아이는 밥 먹을 때 하는 턱받이도 7-8개월때부터 제 손으로 모두 뜯어내서 턱받이를 착용하지 못해요.  그래서 이 콧물 턱받이 (?) 도 아이가 의식하지 못하도로고 얼른 아래 사진처럼 아이 옷깃 안으로 넣어둡니다.  그래야 아이가 턱받이 존재를 잊고 턱받이를 잡아뜯지 않거든요. 


저 턱받이들은 잭보다 5개월 반 빠른 아이를 키우는 성당언니가 물려준 것들인데, 정작 이유식 할 때는 자주 쓰지 못하다가 (아이가 자꾸만 벗으려 해서), 오히려 그 외의 용도로 매우 잘 활용하고 있네요.  목이 썰렁할 때 스카프 대용으로 쓰기도 하고, 이렇게 감기가 걸렸을 때 콧물/침 받이용으로 쓰기도 하구요. ^^

오늘은 벌써 화요일.  이 글을 시작한 것은 주말이었는데, 화요일 새벽(?)이 되어서야 글을 마무리하고 올리네요.  저는 다시 혼자서 아이를 돌보고, 아이에게 약을 주고, 아이 밥을 먹이고, 아이를 업어재우며 시간을 보냅니다.  엄마의 삶이 이런 것이었다니.. 정말.. 겪어보기 전에는 알기 힘든 경험들을 매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힘든 시간도.. 아이와 함께 할 20여년의 시간을 두고 생각하면.. 장말.. 짧은 시간이리라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날도 풀리고 있는데.. 잭이 어서 나아서 같이 봄 햇살 맞으며 바람 쐬고 싶네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