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영국육아] Messy Play 에 다녀오다 (1)

옥포동 몽실언니 2019. 3. 4. 17:57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지난 2월 7일 수요일에 잭과 함께 다녀온 Messy Play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느 새 근 한달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센터에서 하는 각종 강좌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영국에서는 그런 ‘문화센터’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여기 저기서 열리는 유료 클래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한번도 수강료가 있는 유료 클래스를 가본 적이 없었어요.  돈도 없는데, 힘들게 등록해서도 아이가 아프거나 다른 일정이 있어서 자주 빠지기도 쉽다고 하고, 결정적으로 저희 아이는 8-9개월까지도 똥을 하루에 10번씩 쌀 때도 있었고, 얼마전까지도 하루에 여섯번씩 싸곤 해서 밖에서 아이 똥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외출을 자제했던 편이라 유료 수업에 돈을 쓸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러다 마음을 바꿔먹고 동네 유료 수업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Messy Play, 지저분하게 놀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죠.  

일단, 이 유료 수업, 메시 플레이에 가보기로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 첫째, 장소가 집 바로 앞이라서.  집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곳이라 접근성이 좋으니 갈 마음이 좀 더 생겼습니다. 
  • 둘째, 아이가 돌이 지나더니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필요로 하고, 새로운 자극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발견되었어요.  그걸 알게 된 이상, 아이의 호기심, 세상에 대해 탐구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모른 척 하기가 힘들었죠. 
  • 셋째, 집 앞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그 때 그 때 갈 때마다 돈을 내는 거라서 한번 가보고, 맘에 들면 다음에도 가보고, 일 있으면 또 안 가도 되는.. 그런 자율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시스템은 영국에서는 흔히 “Pay as you go”라고 부릅니다.  이용하는대로 돈을 낸다는 거죠. 
  • 넷째, 제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메시 플레이”라 하는 말그대로 어지럽게, 지저분하게 놀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데, 집에서 감당하기 힘든 놀이를 밖에서 할 수 있으니 그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잭이 집에서도 쌀이나 튀밥을 갖고 놀기를 좋아하는데, 온 집구석이 튀밥과 쌀 천지가 되면.. 정말.. 청소하기 힘들거든요. 

연관글: 튀밥을 가지고 노는 잭의 이야기 클릭!

그렇게 참여한 메시 플레이.  참가비는 5파운드.  형제자매가 함께 참가할 경우에 추가되는 형제/자매는 3.5파운드로 할인해준다고 해요.  저희는 잭 하나니, 5파운드를 내고 다녀왔습니다. 

여기는 동네 커뮤니티 센터로,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마을회관”쯤 되려나요?  인근 주민들에게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나 기관들이 대여해서 이용하기도 하고, 개인들도 생일파티나 행사/모임 장소로 빌려 쓸 수 있는 공간이지요.   

입장하면서 5파운드를 내고 들어가니 4-5가지 정도의 놀이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그냥 거기 가서 알아서 놀면 되는 시스템. 


그 중 하나는 이렇게 반죽을 갖고 노는 공간. 


벽에는 물감을 묻혀서 칠하며 놀 수 있는 공간.  물감을 푼 물을 모양틀에 넣고 얼려서 동물모양 물감 얼음들이 있었어요.  그걸 손에 마구 비빈 후 벽에 칠하면 여러 그림이 나오지요.

아.. 저는 저 스스로 손에 뭘 묻히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ㅠㅠ 저 얼음을 들고 아이 손에 발라주는데.. 그게 얼마나 주저하게 되던지 ㅠㅠ 메시 플레이에 어울리지 않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잭도 이런 게 처음이라 낯설었는지, 물감을 묻혀주니 좀 놀라는 눈치였고, 처음이라 아주 재미있어 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몇번 하다보면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아래 사진은 다른 형아가 하는 것을 구경하는 잭. 


또 한쪽 판에는 솔방울도 있고, 솜도 뿌려놓고, 집도 있고, 그 안에 동물들도 있었어요.  


잭이 솔방울에 꽤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그걸 보며.. 솔방울도 아이들에게 손 자극도 되고, 좋은 자연 놀잇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숲이나 자연 가까이에 산다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놀잇감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그러지를 못하니.. 이런 기회에 자연 놀잇감을 ‘자연스레’ 접하게 되네요. ㅎㅎ


아래는 솔방울을 열심히 만지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 중인 잭.


잭은 솔방을을 만지고 논 후, 어디로 이동했을까요?  

영국 아빙던의 Messy Play 이야기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