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영국육아] Messy Play 에 다녀오다 (2)

옥포동 몽실언니 2019. 3. 4. 17:57
지난 2월 7일 저희 동네 커뮤니티 센터에서 있었던 Messy Play에 잭과 함께 다녀온 이야기, 2편을 이어갑니다.  

잭은 이날 물감놀이를 조금 맛보고, 반죽놀이도 기웃거린 후 솔방울을 만지작 거리며 놀다가 이번에는 얼음놀이판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여기는 얼음조각들이 잔뜩 준비되어 있었는데, 눈에 띄는 것은 피규어 인형을 이용해서 아이들이 얼음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얼음을 준비했다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얼음 속에 인형을 집어넣어서 얼음을 재미있게 만들기도 했고, 또 페파피그 인형은 인형의 일부만 얼음 속에 넣고 일부는 얼음 밖으로 나오도록 하여 아이들이 얼음 밖에 있는 인형을 사용하여 얼음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애들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 둔 것이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인형을 잡으면 아이들 손도 덜 시리고, 미끄럽지도 않으니 아이들이 얼음조각을 갖고 놀기도 좋으니까요.  

저 얼음판에는 연유도 뿌려져 있고, 또 다른 가루. 저것도 빵가루였을까요.. 뭔가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뿌려져 있었는데.. 저는..정말이지 너무 찝찝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모든 애들이 저 얼음들을 물고 빨고... 손으로 부비고..  만지고.. 또 물고 빨고... ㅠ저는 결벽증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놀이가 편치 않더라구요. ㅠㅠ 

잭은 얼음을 쥐었다가 차갑고 미끈거리니 인형이 달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얼음을 얼른 놓아버렸어요.  아마 처음으로 저렇게 차갑고 미끈 거리는 것을 만져봐서 어색하고 차갑고 해서 손에서 놓아버린 것 같아요. 

이날 새로운 곳에 오니 잭은 신이 나서 준비된 놀이를 하고 놀기 보다는 내내 저 공간을 돌아다니기 바빴고, 그나마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아래의 반죽판이었습니


낯설고 불안한지 제 손을 꼭 잡은 채 바닥에 깔린 빵가루를 휘휘~ 젓는 잭.  아래 하얀 눈처럼 뿌려져 있는 것은 빵가루.  빵가루로도 이렇게 놀 수 있다니, 좋은 아이디어!  


잭은 이 새로운 공간과 환경에 어느정도 익숙해지자 제 손으로 놓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잭은 반짝이 장식에 꽂힌 듯해요.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 다른 애들이 바닥에 떨어뜨려 놓은 별모양 반짝이 장식만 열심히 주워 담았지요. ㅋ


신발이 불편했는지 냅다 벗어버리고 양말까지 다 잡아당겨 벗어버린 잭.

집에서 밀가루 반죽으로 놀게 해 준 적이 있는데, 밀가루 반죽은 좀 단단해서 만지고 놀 때 힘도 들고 아이가 자꾸 먹으려 해서 놀잇감으로 부적합했는데, 여기서 준비한 반죽은 뭘로 만든 것인지 몰라도 매우 말랑말랑했어요.  그러나 여전히 잭은 별로 흥미가 없더라는.. ^^;;


또 다른 한쪽은.. 정말.. 한번 들러보고는 가지 않은 장소였는데요.   뭔가 달콤한 것으로 차가운 디저트 같은 것을 만들어 갖고 놀 수 있게 해 둔 것이었는데, 매우 찝찝했으나 (거의 모든 애들이 엄청나게 물고 빨아서 ㅠ) 그래도 5파운드나 내고 왔는데 우리 잭도 한번 잡아보게 해주자 하고 잭 손에 쥐어줬더니...물컹거리는 느낌이 이상한지 아이가 인상을 찌푸리네요. ㅎㅎ

모든 놀이를 마치고 나면 아이들을 씻길 수 있도록 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홀 안에 준비된 큰 바스킷에 아이들을 씻길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받아뒀대요.  

저희 잭은 처음이라 놀이를 한 시간은.. 정말.. 10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저 홀을 걸어다니며 벽에 걸린 소화기 쳐다보고, 다른 친구들 쳐다보고, 화장실 앞에 서성이고..  벽에 붙은 광고지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터라 물티슈로 손만 닦이고, 따로 씻길 게 없었어요.  다른 엄마들은.. 아이들을 저 안에 퐁당 넣어 목욕을 시키더라구요.  ㅎㅎㅎ엄마들의 과감함에 놀란 몽실언니. 

저희 잭이 놀이한 것만 생각하면 거의 제대로 놀지 못하고 땅에 떨어진 반짝이만 계속 주워 담아 올리다가 돌아와서 5파운드가 조금 아깝게 생각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도 신기해하고 즐거워했고, 시간도 잘 갔고, 집에 오는 그 짧은 길에 아이가 곯아떨어지기도 했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날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것을 보고, 그 다음주에 월요일에는 교회 홀에서 하는 무료 플레이 그룹, 화요일에는 집 근처 짐에서 하는 놀이모임에 갔다가... 잭이 뭔가에 걸렸는지 그 전에 가볍게 하던 기침이 완전 심한 감기과 중이염으로 발전해버렸죠. ㅠㅠ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병균도 많고 하니 아이도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잭 아빠 틴틴은 이렇게 말하죠.  “우리 잭, 또 강해졌다!  새로운 균에 대한 항체가 생긴 거니까!” 라구요.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가 아픈 것을 무작정 속상해만 할 일도 아닙니다.

다음에는 저희 잭의 또 다른 놀이모임 방문기를 올려보겠습니다.

오늘도 저의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