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일기

생후 15개월 15일_2019년 12주차 1일 몽실일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9. 3. 25. 08:48
주말이 또 이렇게 정신없이 갔다.

이번 주말에는 자유시간도 없었고 (아주 드물게 있는 것이니 없는 게 자연스럽지만 ㅠ)
어제는 남편이 두시간 회사가서 일을 하고, 오늘은 내가 두시간 동안 일을 했다.  오늘로 네덜란드 일은 일단락지었다. 

4월 중순이면 번역일을 시작한다. 6월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아주 주말을 모두 바쳐 일을 해야 할텐데 ㅠㅠ 가장 날씨 좋을 시즌에 주말마다 일만 하면 얼마나 우울할까 ㅠㅠ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 한다.  경력도 그렇고, 잭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추가 소득이 필요하니 말이다.

오늘은 잭을 재워놓고 빈둥거리고도 싶었고, 블로그도 맘같아서는 열개쯤은 쓰고 싶었지만 (쓸 거리가 너무 쌓였다 ㅠㅠ 털지 못하고 계속 쌓여만 가니 마음에 뭔가 털어내지 못한 짐이 쌓인 듯한 느낌 ㅠ) 그러지 못하고 잭 어린이집만 좀 찾아보다가 문의 이메일 몇개 띄우고 나서야 블로그를 열었다.  뭔가 글을 올리고 싶은데 글 쓸 시간은 없으니 이미 써 놓은 셀프웨딩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이렇게라도 해서 하루에 새 글이 꼭 올라오게 하고 싶은 나의 이 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왜 이렇게 블로그에 집착하는가?  왜 이렇게 블로그를 잘 되게 하고 싶어하는가?  블로그는 나에게 무엇인가?!  어쨌든 당분간 적어도 매일 새 글이 올라오게끔 하고 싶은 것이 나의 목표이다.  

그런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 사람 치고.. 너무 이 일 저 일 벌리고 있는 것이 문제! 
경력이 너무 오래 끊기는 것도 불안하고, 돈이 필요하니 돈도 벌어야겠고, 그런데 시간은 없고..  이를 어째야 할지.. 

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시간은 잘 가는데, 여유가 너무 없다.  차분히 생각할 시간도 없고, 운동할 시간은 당연히 없다.  이건 일을 안 할 때도 거의 없던 것이니 그런 여유가 갑자기 생길리 만무하다.  그 없던 틈에 일을 벌려 놓으니 어떻게든 시간을 짜내서 일을 하는 게 용하다.  결국 사람은 상황에 맞춰 살게 되어 있다더니 요즘의 내가 딱 그러고 살고 있다.

요즘 가장 원하는 것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일주일에 하루라도 보내는 것.  마음 같아서는 이틀 정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내 일도 좀 해야겠고, 나도 한 숨 좀 돌리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를 보내기 위해 드는 어린이집 비용을 생각하면,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그 시간에 나는 ‘돈벌이’를 위한 일을 해야만 한다.  영국에서는 어린이집을 일주일에 이틀만 보내도 한달에 72만원이나 돈이 든다.  좀 더 저렴한 옵션 - 차일드마인더 - 이 있으나 좋은 데는 자리가 없다.  가장 좋은 데는 아니더라도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세군데에 문의 이메일을 보내뒀다.  그리로 보내게 되면 어린이집 1.5일 보낼 돈으로 차일드마인더에게는 일주일에 2일을 보낼 수 있으니 돈을 조금 절약할 수 있다. 같은 돈으로 시간을 좀 더 버는 셈이다.  결국 현대사회는 시간 is 돈.  그렇지만 아직은 일거리가 많지 않아 아이 어린이집 비용을 댈 만큼의 벌이를 꾸준히 마련하기가 어렵다.  아이를 보내놓고.. 당장 일거리부터 찾아야 하는 신세..   경력단절맘에게 경력재개가 이렇게 어렵다. 

다시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번주는 2019년의 12번째 주라고 한다.  지루한 천국 괴팅엔 도리님이 왜 연간 주를 세어가며 사는지 알 것 같다.  이렇게 주수를 세니 뭔가 일년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좀 더 가까이 실감이 나는 것 같다.  52주 중에 12주.. 올해가 40주가 남았구나.  올 해는.. 나의 희망연봉의 절반을 달성하고 - 참고로 제 희망연봉은 최저임금의 절반도 안 됩니다 ^^;;;- 내년 연봉 향상을 위한 여지를 좀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 아니, 그게 목표!!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방안을 강구하여 우리 잭 어린이집이든 차일드마인더에게든 일주일에 두번 보내고, 나도 뭔가 다시 내 일을 시작할 수 있기를.. 운동도 다시 시작해서 건강도 다질 수 있기를!!!  

그러고 보니 올해들어 처음으로 나의 목표를 적었네.  참.. 올초부터 내가 정신이 많이 없기는 없었나보다.  


이미지 출처: http://whatweekisi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