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육아일기 in 2021

몽실언니의 근황

옥포동 몽실언니 2021. 2. 26. 07:45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글을 남기죠?

그간 많이 바빴어요

아둥바둥 육아 일상

일단 육아... 아니, 영국에서 어른 둘에 아이 둘이 살다가, 지금은 어른 넷에 아이 둘이 사는데도 왜 이렇게 육아는 여전히 힘든 거죠?  웃긴 게, 아이 둘은 영국에서나 여기서나 똑같이 지내는 것 같은데,  그 두 아이가 한국에 오니 어른 넷을 초토화시키네요.  어른 수가 두 배로 늘어나니 육아피로가 반으로 줄어들 줄 알았는데, 왠 걸...  모든 어른이 각자의 육아피로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희 엄마는 엄마대로, 발바닥에 근막족저염인가요?? 발바닥이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시고, 오른쪽 팔도 잘 쓰지를 못하세요.  아버지는 저희가 오기 전부터도 몸이 안 좋으신 상태였는데 (늘 안 좋으세요.  제가 보기에 가끔은 저나 남편보다 더 체력이 좋아보이시는데, 아버지 말씀으로는 늘 안 좋다하십니다), 애들, 특히 저희 잭이 자주 할아버지한테 달려들다 보니 몸이 좋았다 말았다 기복이 큰 편이십니다.  저희 남편은 언제나 그랬듯 골골골... ^^;;; 건강하지만 늘 피곤한..  그래서 늘 몸 관리를 잘 하려고 애 쓰고, 본인 말로는 그렇기 때문에 그 정도라도 하는 거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늘 골골골..  보다 못한 저희 엄마도 어제 저녁에 그러시더라구요. 아니, 몸이 그렇게 약해서 어쩌냐고.. ㅋㅋ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저는.. 뭐.. 말 해 뭐합니까.  요 며칠은 매일 밤마다 식은땀을 한가득 쏟아내며 잘 때마다 옷이 다 축축히 젖어요.  요즘 일 하느라 한 일주일 바쁘게 굴었더니 겨우 일주일 그랬다고 몸이 벌써 경고를 주네요.  정말 힘들 때 그렇게 밤마다 식은땀을 쏟았어요.  박사 때 몸이 아플 때 그랬고, 애들 낳고 수유하며 밤잠 설치고 낮에 쉬지 못할 때 늘 그랬거든요.  그 뒤로 그런 일이 없다가 요 근래 들어 또 그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내가 많이 힘들긴 한가보다 싶어 이번 주말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눈 딱 감고 낮잠도 자버리고 (남편과 부모님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끙끙), 어젯밤에도 아이들이 자기 전부터 저부터 누워서 자다 말다를 반복.  그렇게 주말을 쉬었더니 오늘에야 기운이 좀 나네요.

수포로 돌아간 포닥 지원 계획

저의 포닥 지원은 물거품이 되었어요.  예년같으면 모집 공고가 올라와야 할 시기가 지나도 공고가 올라오지 않길래 알아보니 아니 글쎄, 그 사업이 올해부터는 폐지되었다는 게 아니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전에 공지를 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 이야기를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말했더니 이렇게 반응하더라구요.  원래 그런 연구 사업이라는 것이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거라고.  그리고 늘 일주일 전에나 공지가 올라온다고.  하하하하.....

그리하여 저의 포닥 지원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저는 열심히 연구 계획서를 쓰고 있습니다. 다른 것을 지원해볼까 싶기도 하고, 그게 안되더라도 연구는 계획대로 나 혼자서라도 진행하겠다고.

박사 시절에 공부한 주제가 아닌, 다른 주제, 제가 하고 싶은 주제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이것 저것 읽으며 공부하다 보니 그 자체로 흥미롭고 즐거웠어요.  그 주제 이야기를 살짝 하자면, 발달장애아동 관련 정책에 대한 연구입니다.  아직 공개할 수가 없어서 제 블로그에 적을 수는 없지만..  한국에 발달장애아동 관련 정책이 정말 열악하더라구요.  그래서 그것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열심히 연구계획서를 쓰는 중입니다.

요즘 장애아동과 관련해서 글을 읽다 보니, 왜 한국은 아동에 대한 의료비가 무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의료가 세금으로 이루어진 나라에 너무 오래 살다 보니, 의료가 공공서비스가 아닌 게 갑자기 이상하게 여겨지더라구요.  네, 영국에 너무 오래 살았나봐요. ㅜ  어른은 그렇다치더라도, 아이들 의료비는 무료여야 하지 않나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똑같은 병으로 침상에 누워있는 두 아이 중 한 아이는 비싼 신약을 쓸 수 있고, 다른 한 아이는 신약을 쓸 수 없다면, 그리고 그 아이가 당신의 아이라면..  그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ㅠ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같은 질병을 가진 아이들 중, 한 아이는 살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살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 아닌가...하는 생각... (그렇지만, 영국은 또 공공의료이기 때문에 최신식 의료기계 도입이나, 신약 활용에는 좀 덜 적극적이라는 점이 있긴 합니다. )

귀국준비

저희는 곧 영국으로 돌아가요.  더 있다가 가고 싶었고, 실은 그냥 안 돌아가고 한국에 죽 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돌아갑니다.  그리하여 요즘은 돌아갈 준비를 하느라 그것 때문에 더 바쁘기도 했어요.  가기 전에 너와 남편은 PCR 검사도 받아야 하고, 영국 가서 받을 검사도 예약해둬야 해요.  3월부터 인천공항에서 2시간이면결과가 나오는 PCR 검사가 도입된다고 해서 그걸로 할까 생각 중이에요.

그리고, 영국가면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격리 중 2일차, 8일차에 PCR검사를 자비로 받아야 합니다.  웃긴 건, 저희가 예약하면 영국 집으로 코로나 검사키트를 보내주는데, 안내서에 따라서 스스로 검체를 체취한 후 그걸 우체통에 가서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즉,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거죠.  그 안내문을 의심한 한국분 몇분이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에 연락해서 우체통에 넣으러 나가면 격리규정을 위반하는 거 아니냐고 문의를 하니, 그 정도는 괜찮다고, 우체통 가서 그것만 넣고 오라고 하더랍니다.  그리하여 저희도 그렇게 하게 될 것 같아요.  차를 타고 나가서 우체통에 넣고 오기만 하면 되니 사실 큰 위험은 없습니다.

이제 저희는 빠뜨리는 것 없이 잘 준비해서 영국으로 돌아갈 채비 중입니다. 영국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 잘 챙기고 (함께읽기 책 사서 가기, 틴틴 이북리더기 사서 가기), 한국에서 꼭 처리하고 가야 할 일들(은행 업무 등) 다 잘 마무리해두고 가야 합니다.

돌아가면 시차 적응하느라 겨를이 없겠지만, 조금씩 시간 내어서 또 소식 전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