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1

[생후 37개월] 꼬추에 배탈난 아이

옥포동 몽실언니 2021. 1. 21. 01:41

요즘 첫째 잭의 말이 일취월장이다.  불과 두 달 전 상황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이다. 

1.

요즘 잭이 좋아하는 표현은 "속상해"라는 말이다. 

"뭐뭐해서 속상해"라는 말을 잘 한다.  실제 아이가 하는 발음은 "똑땅해"이다 보니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 말을 들으면 정말 귀엽다. 

아이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는데 아이가 거부하며 "그만 발라"라고 말을 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인가를 "그만" 하라고 하는 표현을 처음 한 것이다. 

2.

아이가 자기 전에 자주 하는 말. "배탈났어"라는 말.  자기 싫다고 대는 변명이 아프다는 꽤병을 부리는 것이다. 

"엄마, 배탈났어." 

"배탈났어?"

"응."

"어디 배탈났어? 엄마가 한번 보자~"

"여기 배탈났어.  심장에 배탈났어."

"심장에? 정말? 어떡해?!"

"꼬추에 배탈났어."

"꼬추에? 진짜?"

"응, 머리에도 배탈났어."

"엄마야.. 어떡해.. 큰일이네.. 머리에까지 배탈이 나고..."

3.

오늘 저녁, 아이들에게 자러 방으로 오라고 부르고는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는 오늘도 소금땅에 물 뿌르러 간다"는 제목의 책이었다.  아이가 요즘 글자에 관심을 좀 두는 편인 것 같은데, 책 제목에 손을 대면서 나에게 글자를 읽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에게 "엄마는 오늘도 소금땅에 물 뿌리러 간다"는 제목이라고 말을 해줬더니 아이가 하는 말. 

"소금땅이 뭐야?"

"소금땅?  소금이 많이 있는 땅인가봐."

"소금땅에 물 뿌리면 어떻게 돼?"

"응? 글쎄?  소금땅에 물 뿌리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소금이 다 올라올 것 같아~"

내가 놀란 포인트는 아이가 "어떻게 돼?"라는 말을 했다는 것.  이젠 "원인->결과"에 대한 말을 만들고, 그것을 궁금해하기까지 하다니.  

37개월.  3년하고 1개월.  우리 아이 정말 많이 자랐다.  

사진: 교촌치킨이 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