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도, 잊지 않기 위해 남겨두는 육아의 기록. 지난주 며칠간 "처음으로" 있었던 일들이다.
어린이집에서 잭이 처음으로 완전한 한 문장의 말을 한 날(5월 24일 월요일)
아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Abbie가 피드백을 주는데, 이 날 아이가 처음으로 완전한 하나의 문장의 말을 해서 Abbie를 포함한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한 일을 이야기해줬다.
아이가 말한 문장은 다름 아닌 "Can I have some more snacks please?" 였다. 간식 더 먹어도 되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아이의 첫 문장에 감동한 선생님들은 "Of course, you can have as much as you like!"라고 응답했다고.
평소에도 선생님들이 하는 말을 계속 따라하며 반복하기는 하는데, 완전한 문장을 혼자서 만들어 말 한 것은 처음이라며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을 했단다.
아이가 주말부터 집에서 몇 번이나 "엄마, 캔 아이 해브 워터 플리즈(Can I have water please) 뭐야?" 하고 물으며 계속 연습하더니, 어린이집에서 드디어 써먹어 본 듯. 기특한 녀석. 생각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방금 막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차에 태울 때는 울고 불고 발버둥을 치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가서 잘 노는 건 노는 것이니 적응은 잘 하고 있는 걸로 봐주는 게 맞을 듯).
잠들기 전, "우리 내일은 뭐 먹어?"하고 물어본 날(5월 25일 화요일 밤)
우리 잭은 먹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차려줘도 시큰둥, 뭘 내어줘도 반응은 시큰둥. 늘 그저 먹어야 하니, 또 먹으라고 하니 먹을 뿐, 배가 고파서, 너무 맛있어서, 먹고 싶어서 스스로 적극적이고 열심히 먹을 때는 이제껏 몇 번 없었다. 가끔 그런 모습을 보이면 그게 얼마나 이쁜지!
그러던 우리 잭이 요즘 몸이 쑥쑥 크려는 건지, 저녁을 좀 많이 먹을 때가 가끔 있고(대부분의 날들은 둘째 뚱이가 먹는 양이 형아보다 항상 더 많다), 저녁을 먹은 후에도 간식을 찾는 날이 몇 번 있었다.
그러다 아이의 식성은 다시 평소대로 돌아와 음식에 별 관심없는 모습을 며칠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 어느날이 바로 이틀 전인 그저께였는데, 자려고 누운 아이가 뜬금없이,
"아빠, 우리 내일 뭐 먹을꺼야? 내일은 밥 뭐 먹어?"
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응.....????
둘째를 재우려고 침실에 먼저 올라와서 둘째 뚱이 옆에서 자는 척을 시전하고 있던 나는 속이 뜨끔.
아..... 뭐 해 줘야 하지.....
잠 자려던 밤에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냉장고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눈을 감은 채 머릿속에서는 냉장고 문을 열어 빠르게 냉장고 속을 스캔.
'아, 냉동실에 있던 돼지고기 간 걸 해동 중이니, 그걸로 오랫만에 돼지고기 볶음밥을 해 주면 되겠다!'
메뉴선정이 되자,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 일어나면 바로 부엌으로 가서 볶음밥을 샤샤샥... 만들어줘야지.'
혼자 1층으로 내려가서, 혼자서 놀다 온 날(5월 26일 수요일 밤)
도대체 우리 잭에게 요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어젯밤에는 온 가족들이 2층 침실에 누워있는데 잭 혼자서 1층으로 내려가 거실에서 놀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잭 생애 처음으로 있었던 일.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배경은 이러했다. 다 같이 자기 위해 침실로 올라왔고, 동생 뚱이는 얼마 안 되어 잠이 들었는데, 잭은 자기 싫다며 계속 큰 소리를 내며 잠을 거부했다.
잭이 침실에서 동생이 자는데도 굳이 큰 소리를 내는 이유는, (1) 동생을 깨워서 엄마 아빠가 못 자게 하거나, (2) 동생이 깨지 않더라도 동생이 깰까봐 엄마 아빠가 자기를 데리고 다시 거실로 가서 함께 놀아주거나, 둘 중 뭐가 됐든 자기는 자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틴틴은 잭에게,
"잭, 침실에서는 목소리 낮추는 거야. 알지?"
하고 경고의 메세지를 몇 번 던졌다.
"응."
대답만 하는 잭. 그리고 계속 소리내며 논다.
그러더니, 갑자기 자기도 분유를 타 달라고 한다.
"잭도 분유 먹고 싶어. 젖병에 말고, 젖병 뚜껑 열고 (분유) 마시고 싶어."
"잭, 너 자꾸 자러 온 다음에 분유 달라고 하면, 다음에는 안 해 줘. 이번이 마지막이야. 내려가자."
그리하여 남편과 잭은 내려가서 분유를 준비했고, 둘째가 완전히 잠든 것을 확인한 나도 따라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앉아있다가 다같이 다시 자러 올라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큰 소리 내며 잠을 거부하는 잭.
"잭, 너 더 놀고 싶으면 거실 내려가서 더 놀다가 와. 침실에서 다른 사람들 자는데 이렇게 하는 거 아니야."
들은 척도 않는 잭.
"잭, 너 더 놀고 싶으면 거실 가서 놀다가 와. 엄마 아빠는 자고 있을게."
그 때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잭.
그리고 문을 휙 열어서 복도로 나가더니 내.려.간.다.
틴틴과 나는 과연 이 아이가 계단을 몇 걸음 내려가나 방 안에서 숨죽여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계속 내려간다. 올라오지 않는다. 1초, 2초, 3초....
몇 초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내려가더라도 곧바로 다시 올라올 거라 생각한 아이가 한동안 올라오지 않았다. 그 시간이 1분보다는 길었을 것 같다. 아이가 뭘 하나, 뭐 하느라 올라오지 않고 혼자 있는걸까, 혹시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괜히 걱정된다고 내려갔다가는 아이에게 붙잡혀서 아이의 취침시간만 더 늦춰질 게 뻔했다.
마음의 갈등을 하는 사이 아이가 돌아왔고, 내 옆에 누워 종알거리고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둘째 뚱이가 처음으로 "아빠!!" 하고 소리치다
둘째 뚱이는 말이 빠르다. 이젠 그 애가 할 줄 아는 말을 나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자기 표현을 해 낸다. 정확한 말로 직접 표현하기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또래 아이들이 모두 그러듯이 "으으으응!" 하는 소리를 내며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난 주에는 아침에 잠에서 깨 자리에 벌떡 일어나 앉더니 갑자기 소리쳤다.
"아빠아아아!"
그렇다. 우리 둘째 뚱이는 아침형 인간이라 매일 형보다 일찍 일찍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우리 집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아이이다. 아이가 일어나면 옆 방 침대에서 자던 남편이 와서 뚱이를 데려가고, 나는 잭과 함께 좀 더 잠을 청하는 게 우리의 아침 일상. 자기가 일어나 울면 항상 아빠가 와서 데려간다는 것을 알게 된 뚱이는 이제 스스로 아빠를 부르는 지경에 이른 것.
"아빠아아아!"
아빠를 불렀는데도 아빠가 나타나지 않자 아빠를 재차 부른 뚱이.
그러자 방문을 빼꼼이 열고 아빠가 나타났다.
아이는 빙긋이 웃으며 아빠쪽으로 걸어가며 한 마디 더 한다.
"나가자!"
우리 아이가 아침마다 하는 말. 아빠, 일어나, 나가자.
아이가 아빠를 또렷하게 부른 것은 지난 주가 처음이었다. 한번 부르더니, 이제는 아빠, 아빠 하고 잘도 부르고 다닌다. 우리 둘째 뚱이는 아빠바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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