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육아일기 in 2021

결국 살 수 밖에 없었던 아이의 새 옷

옥포동 몽실언니 2021. 5. 18. 08:43

애들은 정말 쑥쑥 자랍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니 고맙고 좋은데, 옷 사이즈가 너무 자주 바뀌니 돈이 많이 들고 쇼핑에 시간이 들어 힘듭니다.

저처럼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는 돈까지 없는 상황이 겹치면서 쇼핑이 더 즐겁지 않아졌습니다.  게다가 저희 큰 아들 잭은 옷에 까다로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그림, 이런 거 좋아하지 않습니다.  절대 입지 않으려고 해요.  소매에 시접이 있어서 손목을 잡아주는 스타일, 절대 입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까끌거린다?  절대 입지 않아요.  게다가 머리가 좀.. 크다 보니 머리가 들어갈 때 많이 아프다? 그것도 입지 않습니다.  게다가 체격도 좋은 편이다 보니, 영국 아이들 보통 바지는 다리에 잘 들어가지도 않아서 태어나서 여태껏 일생의 90% 이상을 체육복같은 스타일의 조거(jogger) 바지만 입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저희 아이가 올해들어서도 몸이 쑥쑥 자라 어느새 새 옷을 사야만 하는 때가 왔고, 돈이 없던 저희는 니트 딱 두벌만 사서 그 니트를 매일 매일 빨아가며 번갈아입혀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니트에 구멍이 났네요? ㅠㅠ 게다가 잦은 빨래로 옷의 목 부분이 더 쪼그라들면서 아이가 옷을 입을 때마나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보통은 목이 늘어져야 하는데, 이 옷은 니트 짜임 때문인지 목 부분이 점점 작아졌어요) 결국 새 옷을 샀습니다.

이번에도 니트 딱 두 벌, 반팔 옷 딱 두 벌.  H&M의 아이들 옷이 생각보다 질도 괜찮고 디자인도 괜찮아서 H&M에서 구입했어요. 

가격은 25파운드 조금 안 되게 썼습니다.  한국돈으로 4만원 좀 안 되는 돈.  한국에서도 아울렛에서만 옷을 사입히고, 친구 아들 옷 물려받은 것만 입히다 왔는데, 영국 와서도 늘 최대한 저렴한 옷들만 사서 입히고 있습니다. 

H&M에서 구입한 옷들

어차치 매일 빨아야 해서 옷이 금방 헤지고, 매일 흙바닭에서 뒹굴며 놀다 보니 평소에는 좋은 옷이 별로 필요치 않습니다.

그런데 배달이 와서 나가보니 늘 비닐봉투에 담겨져 오던 옷이 이번에는 종이봉투에 왔네요!  대기업들이 변하고 있나봅니다.  반가운 정책이에요. 

H&M과 같이 이렇게 값싼 옷을 대량생산해내고, 값 싸게 만들다보니 옷이 금새 헤지고, 그래서 또 사서 입게 되는 fast fashion이라고 하는 바로 이런 브랜드들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지만, 저희는 돈이 없다 보니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새가 없습니다. ㅠㅠ 

구입한 니트는 흰색 줄무늬 니트 하나.

그리고, 파란색 니트에 흰 줄무늬 니트 하나.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모두 옷 목 부분에 단추가 있습니다~~  단추를 이용해서 아무리 머리가 큰 아이라도 귀 아프지 않게 머리를 통과시킬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옷!!! 얼큰이들을 위한 옷이지요!! ^^ 목 부분에 단추가 달려 있으면서도 10파운드를 넘지 않을 것이 제 기준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입을 여름 반팔 티셔츠.  동물 그림 없는 반팔 티셔츠는 선택의 여지가 많이 없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아이가 싫어할 것 같지는 않은 디자인으로 저렴이 티셔츠 2장 구입.

참, 여기 옷은 왜 이렇게 사이즈가 작을까요? ㅠㅠ 저희 아이가 만으로 3세 반.  영국식으로 하면 3세죠.  4-6세 옷으로 주문했는데도 지금 딱 맞을 사이즈예요.  다음에는 7-9세 옷을 사야하나요? ㅠㅠ 

이렇게 결국 저희 아이의 봄 옷을 추가로 구입했네요.  이제 구멍난 니트, 목이 안 들어가서 입을 때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니트는 그만 입히고, 머리 끼워넣기 쉬운 새 니트들을 입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옷 구입 미션을 마치니, 마음이 홀가분하군요.  부디 아이가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