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몽실언니의 영국일기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바쁠수록 둘러가라고 했던가요. 저는 오늘 5월 중 가장 바쁜 날인데, 이런 날 벌써 두번째 블로그 글을 적고 있네요. 바쁠수록 둘러가라.. 잠시 딴짓하는 저 자신을 정당화하는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이제 16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돌이 되기 전부터 이마가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ㅠㅠ 첫째 아이는 이마에 혹 한번 난 적 없이 3년 5개월을 살았는데, 저희 둘째는 누가 보면 학대라도 당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수시로 다쳤어요.
가만히 살펴보니, 아이가 성격은 급하고, 몸 움직임도 재빠른데, 아직 신체발달은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다 보니 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머리가 크고 무겁다 보니 자기도 자기 머리를 잘 지탱하지 못해 쿵쿵하고 곧잘 넘어지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 부딪혀서 머리를 다칩니다.
그렇게 다쳤던 것 중에 가장 최고는 4월 첫째주였던 부활절 연휴였습니다. 아이의 이마가 이 꼴이 났습니다. ㅠㅠ
정말 심하게 혹이 났죠? ㅠㅠㅠㅠㅠㅠ 지금 다시 봐도 제 마음이 다 아리네요. ㅠ
이마가 많이 튀어나온 편인데, 부상으로 생긴 혹으로 인해 아래 사진을 보면 아이 이마가 정말 많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날 다치게 된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려고 침실로 갔는데, 갑자기 큰 아이와 둘째 아이가 흥분해서 방에서 뒹굴고 난리가 났습니다. 아이 둘이 함께일 때 이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데, 그런 시너지가 하필 취침시간에 또 나타난 거죠.
아이들을 진정시키며 자리에 누우라고 하니, 그런 저희 말을 거부하고 더 신이 나서 캭캭 웃으며 침실에서 뛰어다니던 둘째 아이가 그만 이불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방에 딱 하나 있는 모서리 벽에 두딪히고 말았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그 모서리는 방문 바로 근처에 있는 모서리라서 발길도 잘 닿지 않는 곳인데, 딱 거기에 머리가 부딪히다니요..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난리가 났고, 저는 놀란 아이를 얼른 들어안아 달래는데 아이의 이마가 점점 부어오르는 게 눈에 바로 보이니 저도 같이 눈물바다. 엉엉엉.. 어떡하냐고, 아이를 안고 벌벌 떨며 울었습니다. ㅠㅠ
지난 겨울 한국에 머무는 동안에는 양가 부모님댁이 모두 마룻바닥이다 보니 아이가 미끄러지고 다쳐서 한국에서도 이마에 멍이 많았는데, 영국 집에 돌아온지 한 달만에 생애 최고로 심한 혹이 생겼지요.
아이가 부딪힌 벽이 콘크리트 벽이었고, 그런 벽의 모서리 부위에 부딪혔으니 아이는 정말 많이 아팠을 거예요. 많이 아픈 만큼 많이 울었고,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겨우 달래서 재웠는데도 아이가 많이 아프고 놀라서 그런가 자다가도 울고 불고 진정이 안 되더군요.
그래서 결국 이 날 밤 저는 아이를 안고 밤새 소파에서 아이를 안고 자며 아이를 달랬습니다.
이 일이 일어난 것이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당시에는 너무 놀라 바로 응급실이라도 가야 하나 망설였어요. 일단 차가운 찜질로 아이 이마를 진정시키려고 했는데, 아이는 아프고 놀라서 이마에 뭐라도 갖다대려하면 울어대는 통에 찜질도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집에 있는 면 가재수건을 찬물에 적셔 아이가 울고 버둥거려도 이마에 수건을 대어 찜질을 해줬습니다. 그렇게라도 찜질을 하니 이마의 붓기가 많이 가라앉았어요. 많이 가라앉은 게 저 정도입니다. 믿어지시나요? ㅠㅠ
아이들이 다치게 되면 제가 더 놀라다 보니, 제가 놀람으로 인해 아이에게 더 큰 공포감을 조성할까봐 놀라지 않은 척하려고 애를 많이 쓰는 편인데, 이 날은 저도 정말 너무 놀라서 그런 '척'이 안 되더군요. 바들바들 떨었습니다. ㅠㅠ 우리 애기 어떻게 되면 어쩌냐고..ㅠㅠ
남편도 저도 핸드폰으로 급하게 정보를 찾아보니, 아이가 구토하거나 의식을 잃거나 한다면 뇌진탕으로 병원을 방문해야하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병원을 가도 병원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해 준 것처럼 다친 직후의 냉찜질은 붓기를 가라앉혀주고, 멍은 시간이 흐르며 저절로 낫도록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하여 저희는 저 심한 혹을 두고도 별달리 해 줄 수 있는 것 없이 아이를 집에서 돌봤습니다.
이틀 후, 부활절을 맞아 집앞에서 동네 아이들이 모여 "계란찾기" 게임이 있었고, 그 날 저희 뚱이의 이마를 본 앞옆옆집 사는 니콜 아주머니께서 멍 완화 크림이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바로 아래의 크림이죠. 그날 바로 주문해서 크림을 받은 날부터 아이 이마에 조금씩 발라줬습니다.
효과..? 는 매일 꾸준히 발라주지는 못해서 잘 못 느꼈어요. 이마가 너무 아프다 보니 아이가 그 부위 근처로만 손을 갖다대도 너무 싫어하는 통에 꾸준히 바르기가 힘들었거든요.
다음에는 잭이나 뚱이, 혹은 저나 틴틴이 다쳐서 멍이 들게 되면 저 크림을 한번 잘 이용해보려구요. 물론 다치지 않는 게 최고겠지요.
아이의 이마 혹으로 고민하시는 부모님들. ㅠ 저의 이야기가 특별히 도움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렇게 심한 혹도 시간이 지나니 사라지긴 사라지네요. 꼬박 한달 반이 걸렸습니다. 저희처럼 6주나 7주가 걸릴 수도 있으니 기다려보세요. 아직도 부딪혔던 그 부위에 아주 작은 멍울은 남아있어요. 이것까지 사라지려면 아마 꼬박 두 달은 걸릴 것 같네요.
뚱아, 앞으로는 이렇게 다치지 말고 안전하게 놀자꾸나. 엄마 아빠도 더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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