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신혼이라 그런가.. 나는 남편과 이야기하는 것이 제일 재밌다.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남편. 나는 내 블로그 방문객을 확인하며 남편에게 리포팅을 했다.
와~ 나 어제 이백명 넘게 들어왔네~~ 그런데 틴틴 (사실 그냥 '오빠'라고 부른다), 왜 내 블로그에는 댓글이 없어? 왜 아무도 댓글 안 달아?!"
라고 했더니 남편 왈,
잘 하고 있는거야. 댓글 달만한 내용이 아니게 니가 잘 쓰고 있으니 그런가 보지~ 이상한 댓글 달리고 그러는 거 너 싫잖아?! 니가 임신 중 악몽을 꾼다는데, 거기에 뭐라고 댓글을 달겠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는거지..
라고 하질 않나! 한번도 내가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 ㅋㅋ 남편의 저 대답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그렇구나~ 댓글 달 만한 내용이 없어서 댓글이 안 달리는구나~~
하며 우리 부부는 둘 다 바보같은 웃음을 짓는다.
우리의 대화는 늘 이런 식이다. 별 시덥잖은 주제에 대해 시덥잖게 이야기하며 둘이 좋다고 웃는다.
올 봄 뒤늦은 상견례를 하러 한국에 갔을 때 (우린 선 결혼, 후 상견례를 했다 ㅋ) 나랑 남편이 이야기나누며 노는 것을 본 우리 친정 엄마가 하셨던 말씀:
너희 둘은.. 어째.. 둘 다 어디가 좀 모자란 사람들 같다~
나와 남편 둘 다 어수룩한 막내 출신이라 그런가 우리끼리 유치하고 싱거운 말장난과 농담으로도 둘이 좋다 웃어재끼니.. 그 모습이 엄마가 보기엔 이상했나보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두 성인이 너무나 유치하게 놀며 서로 좋아라 하니.. ㅋ 그래도 둘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도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고 믿고 있다).
어쨌거나 나의 쓸데없는 질문에도 센스있는 (내 기준에는) 대답을 해주는 남편이 나는 너무 좋다. 그래도 내가 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고 생각이 있으니 저런 대답이라도 나오는 것일테니.
사랑해요, 남편~ 우리 계속 이렇게 사랑하고 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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