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곳은 참으로 평범하지만 그 평범함이 정겨운 곳,
그래서인가 단골이 많은 펍, Gardeners Arms 입니다.
이 곳은 지난번에 소개한 펍, Rose & Crown 에서 몇 걸음 가지 않아도 나오는, 같은 골목에 자리잡은 두 개의 펍 중 하나이죠.
이 곳의 주인장도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이십니다. 함께 일하는 할머니 분이 계신데, 부부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가봐요. 그 할머니께서 "내 메니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Rose & Crown은 버거가 일품이었으나 이곳의 음식은? 그냥 보통입니다. ^^;; 흔히들 아주 평범한 "가정식" 이라고 말할 정도로, 요리솜씨가 대단하지 않은 집에서 그냥 평범하게 먹는 듯한 음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지긋한 주인장들이 운영하는 집이라 그런지, 뭔가 이 집만의 매력이 있는 펍입니다. 시내에서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주변의 학생들이나 교수들, 혹인 지역주민이 대부분입니다. 시내에서 멀지 않으면서 옥스포드에서 관광객 위주의 펍이 아닌, 로컬 사람들을 볼 수 있는 펍이 바로 이런 펍들이죠.
외관은 아래처럼 그냥 아기자기한 작은 펍의 모양새라 사실 그냥 지나치기 좋은 펍입니다.
그러나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아래 사진처럼 나이 지긋한 어르신 손님도 한분 계시고
젊은 학생들도 눈에 띄고.. 펍임에도 불구하고 아래 사진처럼 랩탑을 들고와서 카페에 앉아서 일을 하듯 작업을 해도..전혀 어색하거나 눈치가 보이지 않는.. 자유로운 펍이죠.
아래 사진은 나이 많은 주인장 아저씨께서 늘 사용하시는 본인의 테이블이에요. ㅋ 늘 이 테이블에서 랩탑으로 일을 하기도 하시고, 신문도 보시고, 숫자 맞추기 게임인 수도쿠 게임도 하시고..ㅋ 입구의 테이블은 사장님 전용석 ㅋ
영국에서는 음식맛은 펍마다 수준이 달라도 맥주 맛 만큼은 어딜 가나 손색이 없습니다. 술이 약한 사람은 "Half Pint" (하프 파인트)를 시키면 왼쪽 잔과 같이 작은 잔에 한잔을 주고, 술을 좋아 하는 분들은 "A pint of beer" 파인트 한잔을 시키면 우측잔과 같이 큰 잔에 한잔 가득히 따라주죠.
맥주만 먹기는 심심하고, 그렇다고 Fish and Chips 같은 기름진 식사는 싫다 하실 때는 그냥 감자칩이나 땅콩안주를 주문할 수 있어요. 어느 펍이나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작은 감자칩 팩과 다양한 nuts 류를 안주로 팔거든요. 영국에서는 저런 감자칩을 "Crisps"라고 부릅니다. 감자칩을 달라고 하면 어떤 맛을 원하는지 물어보지요. lightly salted (약간의 소금만 친 맛), salt and vinegar (소금과 식초맛), cheese and onion (치즈와 양파맛), sweet chilli 등. 무난하게는 lightly salted 이겠지만 영국인들은 salt and vinegar 맛도 좋아하고, 한국인들은 cheese and onion 맛도 좋아하는 편. 소금식초맛은 짭짜롬한 맛에 톡 쏘는 식초의 맛이 가미된.. 처음 맛보면 "이게 뭐야?!" 하지만 먹다 보면 중독성 있는 맛이랍니다.
Nuts를 시킬 경우, 어떤 종류의 nuts 이 있는지 물어보면 바에서 알려줍니다. 보여주기도 하구요. 그럼 그 중에 골라서 하나 달라고 하면 작은 유리컵에 한컵 담아주고, 한컵당 대개 2-3파운드 정도씩 하지요.
이렇게 작은 펍도 크리스마스에는 장식을 화려하게 하는 편! 아래 사진은 작년 겨울에 이 펍에서 맥주와 커피를 자주 마시던 시절 어느 날 찍어본 사진이에요.
이곳의 커피맛은 어떠냐하면... 그냥 평범한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내린 커피맛이에요. 그런데 그 투박한 맛이 뭔가 특별한.. 그런 묘한 맛이 있는 집이지요. 그리고 잘 안 보이겠지만 늘 작은 크래커 하나를 함께 줘서 그게 또 정겨운.. 이 곳은 우유를 따로 내 주지 않고 아래 사진처럼 공항에서나 줄 법한 작은 통에 들어있는 멸균우유를 하나 내어줍니다. 그냥.. 그것마저 정겨운 곳이지요.
위치는? 지난번 펍과 같은 골목, North Parade 길에 있어요. 세계 최초의 대학 박물관인 옥스포드의 Ashmolean Museum에서 걸어서 16분 정도? 성인 보통 걸음이면 15분이 안 되게 걸릴 거리입니다. 옥스포드를 여유롭게 돌아볼 시간이 되시는 분들이라면 주변을 산책하며 한번쯤 가볼 만한 펍, Gardeners Arm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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