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육아일기 2017-20

우리 아이의 '이유'있는 이유식 용품들

옥포동 몽실언니 2018. 7. 30. 15:04

오늘은 우리 아이의 '이유'있는 이유식 용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유있는 이유식'은 우리 남편이 즐겨하는 수많은 아재개그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 ㅋ 라임이 마음에 든다.  이유있는 이유식~

우리는 이유식 용품을 그다지 많이 구입하지는 않은 편이다.  알아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그래서 최대한 있는 것들을 활용해보고 필요한 게 생기면 그 때 그 때 구입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이유식을 진행했다.  그 바람에 "알고 보면 육아를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해주는 도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알지 못해서 쉽게 할 수 있을 것을 어렵게 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1. 바로 그런 첫번째 아이템이 하이체어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케아에서 14파운드 (약 2만 2천원?) 짜리 하이체어를 구입했다. 

  • 오.. 라이프 세이버!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것을 살 수 있는지도 모르고 소파에서 힘들게 이유식을 먹였다.  지인에게 얻은 하이체어가 있었는데, 그건 너무 커서 우리 아이가 좀 더 자라서 그 의자에 앉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수민이네에서 사용해본 14파운드짜리 이케아 하이체어가 너무 좋아서 우리도 당장 구입했다.  그 덕에 정신없긴 해도 세식구가 함께 식사 하는 럭셔리를 누리게 되었다.

2. 이유식 냄비: 집에 있는 스테인리스 제일 작은 냄비 활용

  • 제일 작은데도 2리터짜리라 꽤 큰 편이다.  처음에는 좀 너무 큰가.. 싶었지만 이제는 이 냄비로는 미음만 주로 끓이고, 부재료는 우리 요리를 하면서 함께 만들고 있어서 미음 전용 냄비가 되었다.

3. 이유식 보관용 컨테이너는 집에 있던 유리컨테이너 작은 사이즈들 주로 활용.

  • 크기가 뒤죽박죽이라 보관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용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는 듯.  다만 아무리 유리컨테이너여도 김치 등을 보관해서 뚜껑이든 병이든 냄새가 좀 나는 건 최대한 피하고 있다. 

4. 이유식 숟가락은 한국에서 친구가 보내준 말랑말랑한 숟가락 3개를 쓰다가, 최근 이케아 숟가락 4개 추가.

  • 이케아 이유식 숟가락은 길죽한 것 하나, 동그란 수프용 하나, 이렇게 2개가 세트인데 우리는 2세트를 주문.  아이가 이유식이 입근처만 오면 숟가락을 확 낚아채서 뺏어간 후 휘휘 돌리가 바닥에 집어던져 버리기 때문에 숟갈이 더 많이 필요했다. 

5. 턱받이.  선물받은 면 턱받이 몇개를 쓰다가, 선물받은 Bjorn Baby의 턱받이를 함께 쓰다가, 요즘은 주로 이케아 턱받이 사용. 

  • 면 턱받이는 다 좋은데 물기를 다 흡수해서 옷까지 젖게 하는 문제가 있었다.  Bjorn 의 턱받이는 물기가 많은 과일이나 물을 마실 때 가장 좋은데, 문제는 힘이 좋은 우리 아이가 턱받이의 색상이 너무 강렬하고 이쁘다 보니 턱받이를 확 잡아당겨서 목에서 뜯어내버린다는 것 ㅠㅠ 그래서 이유식 먹을 때는 주로 이케아에서 구입한 턱받이 (제일 싼 것 다음으로 싼 것)를 사용하고 있다.  턱받이 2개와 입는 옷 형식으로 된 턱받이 1개를 샀는데, 3개만으로는 부족하고 턱받이가 한 서너개 더 있으면 딱 좋겠다 싶다.  

아래 요녀석이 이케아 저렴이 턱받이

딸기 한번 먹고 나서 턱받이 초토화.  가장 저렴한 것은 아래처럼 흘린 음식 받쳐주는 받침이 없는 관계로 우리는 가장 싼 것 다음으로 싼 받침 있는 턱받이로 구입.

아래는 옷처럼 입는 것.  주변 지인들이 이런 옷처럼 입는 게 더 편하다고 했는데, 이케아에도 있길래, 또 싸길래 한번 구입해 봤다.  장점은 팔까지 보호되니 이유식 먹고 나서 뒷정리가 용이하고, 단점은 팔을 껴서 입히는 게 은근 번거롭다 (고 남편이 싫어한다).  그래도 팔 닦느라고 애 쓰지 않아도 되니 나는 만족.

바로 아래의 턱받이가 문제의 아쉬운 턱받이.ㅠㅠ 처음 한 두번은 잘 하고 있더니 요즘은 왠만하면 착용 후 몇초 후면 아이가 턱받이를 잡아당겨 풀어 버린다. ㅠㅠ

6. 이유식 만든 후 먹이는 그릇은 집에 있는 작은 유리 그릇이나 이케아에서 구입한 아기볼 중 그때 그때 내키는 대로 사용하고 있다. 

  • 처음에는 우리 밥그릇을 쓰다가, 그건 너무 무겁다보니 플라스틱이나 작은 유리병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이게 훨씬 편해서 이젠 늘 그렇게 하고 있다. 

7. 아이 물컵: 유축기 뚜껑이나 플라스틱 비커 사용.  집에 있는 가장 작은 도자기 컵과 이케아 물컵도 사용.  즉, 그냥 대충 있는대로 사용 중.. --;;;

  • 젖병 소독기를 샀을 때 들어있던 작은 비커와, 메델라 유축기 뚜껑으로 달려있던 작은 컵, 우리가 차 마실 때 쓰는 아주 작은 도자기컵, 이케아의 플라스틱 컵 중 내키는 대로 쓰고 있다.  도자기컵은 아이가 낚아채서 던지면 위험하므로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 아직 물을 많이 안 줘봤는데 (세네번 줘 본 듯) 물을 컵으로 마시니 트림이 많이 걸리더라.  그리고 아무래도 아이 옷이나 턱받이를 다 버리고, 주변에도 물이 떨어지게 되니 엄두가 잘 안 나서 물을 잘 안 주고 있다 ㅠㅠ 아기용 컵을 사면 될텐데, 알아보기 귀찮아서 못 사고 있다.  오늘은 아이가 코감기가 제대로 걸려서 코가 꽉 막혀 젖도, 젖병도 물지 못하고 울어대서 유축한 모유를 숟가락으로 떠먹였다.  흘리지 않고 쉽게 마실 수 있는 아기 전용 컵을 사뒀더라면 컵에 담아서 좀 더 편히 먹일 수 있었을텐데.. 바로 후회가 들었다.  

8. 하이체어 바닥에 까는 PVC 비닐 커버.  

  • J가 소개해준 아이템인데, 이것도 완전 굳!  아이를 먹이고 난 뒤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청소하기가 훨씬 편해졌다.  

9. 다음으로는 이유식 재료 얼려두는 얼음판.  이건 한국에서 큰눈원숭이가 보내준 6알짜리 두 판을 쓰다가, 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아마존에서 9알짜리 얼음판을 하나 더 샀다.  이런 것을 영국에서도 다 살 수 있는지 몰랐다. ㅠㅠ 좀 알아볼껄 ㅠㅠ  

  • 써본 결과, 역시 한국 물건이 짱.  얼름 꺼내듯 한번 비틀어주면 알알이 쏙쏙 빠진다.  큰눈원숭이가 보내준 것은 용량이 작아서 속재료 얼리기에 딱 좋고, 여기서 내가 구입한 것은 한 알당 75ml인가 해서 미음 만든 것을 얼려두기에 좋다.  수민이가 준 개별포장되는 통 4개 세트도 있는데, 그건 하나씩 얼리고, 하나씩 해동하기에 좋고, 꾸껑도 따로 달려있어서 편리하다 (이건 사진이 없음 ㅠ).
  • 내가 구입한 9홀 짜리는 용량은 크고 맘에 들지만 얼린 후 속에서 빼낼 때 힘들다는 단점.  실리콘 재질이라 저걸 마구 뒤집으면서 꺼내야 하는데, 꽁꽁 언 내용물이 빠질 때 손에 닿으면 너무너무 차가움.  장점은.. 알맹이를 빼고 나면 이쁘다는 것? --;;;;

요게 한국 꺼.  킹왕짱.

아래의 것이 내가 아마존에서 구입한 것.  한 구멍에 75ml였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

얼린 후 빼면 아래처럼 이쁘다.  뚜껑이 한국것처럼 잘 닫히지 않고 (이건 좀 큰 단점!), 얼린 후 내용물을 빼낼 때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용량이 커서 잘 쓰고 있다.

10. 마지막으로 과일 망.  

  • 지현이가 젖꼭지 형식으로 생겨서 과즙만 쪽쪽 빨아먹게 되어 있는 것을 소개해줘서 우리도 아마존에서 구입해서 몇번 잘 썼다.  그런데 잭은 힘이 세서 그런가 거기에 과일을 주면 너무 세게 콱콱 물어서 과즙이 한번에 너무 세게 튀어나와 아이 목에 사래가 잘 걸렸다.  그리고 너무 빨리 먹어버리니 리필도 자주 해줘야 하고, 또 잘 집어던지니 교체도 잦고.  암튼.. 애를 먹이는 일이 이렇게 힘들다.   

  • 요즘 잘 쓰고 있는 것은 유라에게 물려받은 과일망.  수박은 너무 물이 많이 나와서 온 몸에 수박이 다 묻어서 자제 중.  또 너무 달아서 아이 살 더 찔까봐 걱정이 되어서 요즘은 Cantaloupe melon (주황색 메론)을 넣어주곤 한다.  

사진: 망 안에 들어있는 칸탈루프 메론 맛에 푹 빠져 있는 잭.

이유식 시작에 앞서 각종 준비물로 걱정인 분들, 미리미리 잘 알아보고 준비해서 시작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저희처럼 대충 편하게 일단 시작하고 보는 사람도 있답니다~^^;; 

아이야, 엄마가 너를 덜 사랑해서 이러는 건 아니야.  엄마는.. 체력도 딸리고, 리서치도 힘들고, 네가 낮잠 자는 시간도 적으니 시간도 없고.. 그러다 보니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엄마 나름의 최선을 하고 있는 거야.  이해하지?  고마워, 우리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