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아들의 장난감으로 구현한 남편의 작품세계

옥포동 몽실언니 2018. 8. 27. 09:01

지난달 영국으로 학회를 오는 종민이 편에 큰언니가 조카들이 쓰던 나무블록을 보내줬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블록을 갖고 놀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손에 쥐기 쉬운 블록만 몇개 꺼내 치발기처럼 쓰다가 어떻게든 아이 혼자 노는 시간을 늘려볼 심산으로 지난주 언니에게 받은 모든 블록을 바닥에 쏟아냈다.  

그리고.. 두둥~ 그 때부터 남편은 아이와 놀 때마다 블록을 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틴틴이 쌓으면 잭이 와서 무너뜨리고, 그러면 또 쌓고, 그럼 잭이 또 무너뜨리면서 시작된 블록쌓기가 이제는 본격 그의 작품세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작은 탑 하나 완성할 틈이 없이 잭이 와서 무너뜨렸는데, 이제는 틴틴이 마을 하나를 완성하도록 별 관심이 없다.  아마.. '일어서기'에 관심이 쏠려서 블록에는 별 흥미가 없어졌는지도. ^^;;

그렇게 완성된 남편의 첫번째 마을.  개인적으로 나는 이 마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작품ㅋ)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물들~ 높낮이가 다양해서 역동성이 있는! ㅋ 귀여워~~

8월 24일 금요일, 어김없이 블록과 시작하는 틴틴의 아침. (그의 브이넥 셔츠가.. 너무 야한가..?^^;;;;)

아래와 같은 아주 높은 '돼지탑'을 완성하고 회사로 출근.  이렇게 높게 쌓으니 아이 때문에 성이 무너졌을 때 위에서 떨어지는 블록이 아이에게 떨어져서 머리에 부딪히면 꽤 아플 것 같았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그의 예술세계에 간섭하여 이제는 저렇게 높게 높게 쌓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건 8월 25일 토요일에 완성한 성.  이 작품의 제목은 뭐냐고 물었더니 "음.. 동물탑..?" 이라 한다.  처음에는 제목이 뭐 그러냐고 했는데, 가만히 돌이켜보면 유명 갤러리에서 유명작가들의 작품명을 보면 "가을", "겨울바다", "소녀" 등 아주 심플한 경우가 많았던 게 생각났다.  음.. 그렇게 생각하니 그의 '동물탑'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든다. (아.. 아직 우린 신혼..?  콩깍지 효과일지도 ㅋ)

좀 더 자세히 작품을 살펴보면 나날이 그의 작품의 디테일이 나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이렇게~

전면에서 표정들이 모두 보일 수 있도록 블록을 배치했다.  돼지와 소는 바닥에, 고양이는 중간턱에 올라있는 모습이 센스있다. ㅋ 나였다면 손에 잡히는대로 대충 얹어서 뜬금없이 돼지를 저 높은 곳에 올렸을 수도 있었을텐데, 틴틴은 그런 법이 없다.  뒷부분에도 동물을 배치.  그래서 이 작품의 제목이 "동물탑"인지도. ^^

그리고, 어제 오후에는 새로운 형태의 탑을 세웠다!  이건 하부 기둥이 3개에 아치형태의 문은 2개.로, 이제껏 세워올렸던 탑들과는 다른 형태의 하부구조를 가졌다!!!  멋있어!!! ㅋㅋ 이게 뭐라고, 나는 이런 걸 뚝딱뚝딱 지어내는 틴틴이 매력있어 보인다!  

나는 블록을 보면서 이 블록을 이용해서 이런 작품(?!)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창의력 제로), 틴틴은 뭐든 뚝딱뚝딱 지어내니 그 모습이 귀엽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최종물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블록으로 이야기도 만들어내니~   블록을 이용하여 그가 즉석에서 잭에게 들려준 이야기, 이름하여 "도시의 파괴자, 몽키원숭이와 괴수"편!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클릭해보세요!!!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자신 100%! 

2018/08/27 - [결혼 임신 육아/좌충우돌 육아일기] -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도시의 파괴자, 몽키원숭이와 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