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임신

임신 중기의 고충, 소화불량에 대처하는 자세

옥포동 몽실언니 2017. 8. 1. 09:30

안녕하세요!  영국살이 중인 몽실언니입니다.  


저는 이번주로 임신 20주 하고도 2주가 더 되는 22주에 접어들었습니다. 


임신 주수가 넘어갈 수록 임신과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하루하루들의 연속입니다.  호르몬의 힘이 이렇게 강력하구나, 그리고 그 변화로 대부분의 임신부들이 비슷한 시기에 너무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놀라움!  태아 또한 그 시기에 딱딱 맞게 커 가는 것을 보면.. 생명의 잉태와 탄생은 정말 놀라운 과정이고, 인간도 동물이구나..싶습니다. 


임신 중기에 접어든 이후 배가 현저히 나오고, 16주 이후부터는 급격히 솟구치는 식욕으로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잘 먹다 보니 살도 이내 찌고, 그러나 몸은 무거워지니 움직이기는 싫고, 크기도 커지고 배꼽 위로 계속 자라 올라오는 아기집으로 인해 위장이 눌려서인가 소화는 안 되고..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19주 즈음해서부터 소화불량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21주가 되던 지난 주는 속이 불편해서 늘 밤마다 꺼억꺼억 하며 잠 자기가 힘들 정도로 소화가 잘 안 되어서 많이 불편하답니다.  (사실 짜증이 난다고 쓰고 싶었지만.. 아기한테 미안해서..급 순화된 언어를 사용 ㅋ) 


먹성이 좋은 저와 제 남편 Tintin은 저녁을 한상 차려 먹고 나면 요거트에 과일도 듬뿍 넣어 한사발을 먹고, 견과류도 먹고, 거기에 차도 한잔 마시고, 차를 마실 때는 감자칩도 한봉지 곁들이곤 했지요.  남편은 점심에 샌드위치 하나 먹는 게 전부라 하지만, 저는 집에서 아침도 꼬박꼬박 먹고, 점심도 먹고, 점심 후에는 힘들어서 과일을 늘 두세개.. 아니 솔직히 고백하면 세네개씩도 집어먹는 과일광에 간식쟁에요.  그런데 요즘은 낮시간에 평소처럼 먹었다가는..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속이 너무 불편하고, 그래서 간식을 좀 줄인다고 줄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밤에 잠자리가 불편할 정도로 속이 편치를 않습니다. 


이런.. 속상할 데가...  평소같으면 식후에도 복숭아 세 개쯤은 문제없이 먹던 제가.. 이제는 그렇게 먹었다가는 혼쭐이 나니.. 양을 줄여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오늘 생각해낸 방안은, 조금 적게 먹되 더 정성스레 차리고 이쁘게 내어 먹으며 즐거움을 주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남편에게 밥을 내어줄 때나 비주얼에 신경을 써서 내어주는 편이고, 워낙 미적 감각이 없는 저는..과일은 늘 그냥 씻어서 와구작 와구작 씹어먹기 마련이고, 다른 음식들도 설거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만을 고안하여 대충 먹는 편이었는데.. 오늘부터는.. 저도 좀 신경써서 이쁘게 내어놓고 즐겁게 먹자.. 많이 먹는 기쁨을 살짝 내려놓고 다른 즐거움을 추구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준비한 저의 과일 간식상! 

제가 먹을 키위를 이렇게 이쁘게 썰어보기는 또 처음이네요.  혼자서는 그냥 돌려깎이 한 다음 두세쪽으로 대충 나눠 먹거나, 아예 반을 갈라서 스푼으로 속을 파먹거나 하는 편인데다가, 사과는 대부분 썰지 않고 손에 쥐고 먹는 편이었는데... 처음으로 이쁜 접시에 담아내어보려 하니.. 어찌나 힘들던지.. 아이디어도 없고 감각도 없고ㅠㅠ


막상 과일을 내어놓고 나니.. 양을 줄이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저 작은 접시에만 사과가 하나에, 키위 두개가 들어갔네요.  거기에 호두 두알과 아몬드 두알.  차려내는데 몇분은 걸린 거 같은데, 먹어치우는데는 2분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역시 과일귀신!


이미 2017년하고도 8월이 되었다니.. 시간이 너무 잘 갑니다.  영국은.. 마치 이제 여름이 다 가기라도 한 것처럼 날이 선선하고..비도 자주 내리고, 해도 어느새 전에 비해 훌쩍 짧아졌어요.  바쁜 8월.. 임신 중기를.. 건강하고 상쾌하게 잘 보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겠습니다.


모두 건강한 8월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