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임신했따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주변에서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은 아기를 한국에서 낳을 것인지 영국에서 낳을 것인지 (영국은 애기를 영국에서 낳는다고 해서 국적이 나오는 것은 아님. 따라서 어디에서 낳는지와 국적은 아무 관계가 없음.), 애기를 영국에서 낳게 되면 부모님이나 누가 몸조리를 도와주러 오시는지 하는 것이었다.
나와 남편도 잠시 고민을 했으나.. 우린 양가 어른들이 모두 연세도 많으시고, 몸도 불편하시고 하니.. 일흔이 넘고 몸도 편찮으신 부모님들을 영국으로 오시라고 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우리가 한국 가서 그런 부모님의 시중을 편히 받고 있을 상황도 못 되고.. 그러다 보니 우리의 결론은 영국에서 낳자. 그리고 우리 둘의 힘으로 해보자.. 하는 것.
요즘은 한국에서도 집에서 몸조리를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우리 언니들도 산후조리원을 들어가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 도움으로 몸조리를 하고 하였으니.. 나라고 뭘 못하랴.. 게다가 남편이 회사에 가지 않고 육아휴직에 온갖 휴가를 다 끌어와서 쓰면 한달쯤은 내 옆에 24시간 붙어있을 수 있으니.. 우리끼리 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조금만 찾아봐도 우리처럼 부부끼리서 이 상황을 헤쳐나간 이들이 왕왕 있었고, 그럴 수록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게 된다.
문제는.. 출산 후 최대한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공부하고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
먼저 지난달에 출산한 친한 친구 J로부터 출산준비물 목록과 산후조리 방법에 대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그 자료를 기초자료로 두고 나도 이제 슬슬 산후조리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산후에 내 몸 상태가 어떨지 익혀두고, 남편에게도 주지시키고, 어떻게 할지 미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친구가 준 자료를 기반으로 나도 공부를 해서 그 내용들을 좀 더 숙지해야겠다고 생각 중.
먼저 산후조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이후 신생아를 어떻게 돌봐야하는지에 대한 공부로 넘어갈 계획. 애기 젖병은 어떻게 소독해야 하고, 분유는 어떻게 타서 먹여야 하며, 신생아가 모유나 분유는 어느정도의 양을 먹는 건지.. 기본적인 정보를 좀 학습할 계획..
누가 들으면 몸조리, 출산을 책으로 배우려하냐고 하겠지만.. 민망하게도 이제껏 하고 살아온 게 공부밖에 없는 J나 나 같은 입장에서는.. 책으로 일단 학습부터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니.. 각자 마음 편한 방식대로 준비하면 되는 거 아닐까 생각.. ^^
영국에서는 아이를 낳고 나면 큰 문제가 없을 경우 다음날 바로 퇴원이다. 집에 돌아왔을 때 바로 밥을 먹기 쉽도록 냉동실에 음식을 좀 해두는 게 좋을 거라는 것이 J의 생각이었는데, 간간하게 불고기 양념을 해서 분량을 나눠서 냉동실에 얼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미리 많이 해 둘 수 있고, 남편이 요리해 주기도 편하고, 맛도 좋고, 영양도 좋고. 불고기 외에.. 수유 중에 먹어도 되는.. 먹을 수 있는,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준비할 수 있도록 레서피도 찾아두고, 남편과 의논도 하고..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준비할 계획.
셀프웨딩에 이어.. 셀프몸조리.. 기대된다.
사실 말이 '셀프'이지, 이 '셀프'들은 주변의 조언과 도움으로 모두 이루어진다는 것. 벌써부터 지난달 출산한 J의 정보와 정서적 지지를 받고 있으니..
어쨌거나.. 겁먹지 말고 두려워말고 하나씩 준비하고.. 대담하게.. 앞으로 닥쳐올 상황에 대비하자. 할 수 있다!! 힘내, 잭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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