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주말일상] 호박감별사와 비트코인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29. 07:24

주말이 어떻게 지나갔나 모르겠습니다.  너무 슬퍼요.  주말이 벌써 끝나버려서.. ㅠㅠ

이번 주말의 저희 가족은 무엇을 했을까요?  바로바로 지인파티를 하는 주간이었습니다.  어제는 후배 Y가 이쁜 아기를 데리고 저희집까지 멀리 행차를 해 준 고마운 날이었고, 오늘은 성당 언니가 텃밭에서 직접 기른 호박을 준다하여 언니네에 가서 호박을 잔뜩 얻어왔어요.  

그 언니는 동네 텃밭에서 호박을 종류별로 키우고 있어요.  그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호박은 그냥 심어놓기만 하면 알아서 잘 자라기 때문이라 하네요. ㅋ 저는 호박을 너무 좋아하니, 저 같은 지인만 그 덕에 호강을 합니다!  게다가 호박을 얻으러 갔다가 언니네 집에 있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장면까지 목격하고 왔답니다!!  오늘은 바로 그 언니네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먼저, 성당언니네서 어떤 호박을 얻어왔나 한번 볼까요? 바로바로 아래와 같은 엄청 큰 호박입니다!! 

이 세개가 전부가 아닙니다.  아래를 보세요, 엄청나죠?!  그런데 이 많은 호박은 이미 여러 한인가족 (6가족 정도)에게 호박을 잔뜩 나눠주고도 남은 호박이 이 정도예요. ㅋㅋ 언니가 이것보다 더 많이 있다고, 텃밭에서 집으로 옮겨올 때 죽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언니의 남편 또한 호박을 차 트렁크에 싣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다고.. ㅋㅋ 호박이 둥그니 쌓아넣기에 아주 힘들었다고 합니다. ㅋ 틴틴은 텃밭에서 이렇게 호박이 잘 자라는 것을 보니 그 텃밭의 지력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며, 인삼을 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ㅋ

이 집에서 저희는 생전 처음 신기한 물건을 보고 왔어요.  바로바로 비트코인 채굴 컴퓨터!!!  바로 아래 사진에 보이시죠?  전선이 엄청나게 꽂혀있는 이상한 기계!  저것이 비트코인을 만들 때 쓰는 컴퓨터래요.  즉, 이 집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로만 듣던 비트코인!  언니가 사진은 찍되, 언니집의 지저분한 모습은 꼭 모자이크를 해달라고 당부했는데 전혀 지저분한 게 없으니 모자이크 할 것이 없네요!  

저는 이런 컴퓨터를 실물로 봐서 신기하다고 하는데, 남편은 역시나.. 전기를 얼마나 잡아먹냐고 물어보며 저 기계가 1.4KW나 쓴다는 것에 아주 놀라더군요.  

참고로, 아직 비트코인 채굴에 성공하지는 못했고, 언니 말로는 할 수 있을 확률도 아주 아주 적은데, 전기세만 엄청 나올 거라고 하네요. ^^ 그래도 부디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언니 집 이야기로 돌아가서, 언니네 집에는 우리 잭보다 딱 5개월 하고 10일 정도 빨리 태어난 아들이 있어요.  그래서 언니네 가면 잭이 갖고 놀 장난감도 있고, 오늘은 스낵도 얻어먹고 왔어요.  한번도 맛본 적 없는 새로운 과자를 내어준 언니, 고맙습니다!!  아래 우리 잭의 손에는 토마토머시기하는 과자가 들려있네요.

그리고 언니네 컵쌓기 놀이용 컵도 갖고 놀았죠.

토마토 과자를 다 먹고 나서 언니가 또 내어준 과자, 그건 바로 당근과자!

한국으로 치면 바나나킥 같은 과자인데 옥수수로 만든 뻥튀기과자에 당근을 조금 첨가했나봐요.  

오늘 잭이 거의 한봉지 다 먹어치운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언니!

함께 간식도 먹고,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두런두런 나누다가 언니네에서 호박을 잔뜩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희 부엌으로 이사 온 엄청난 호박들과 함께, 우리 잭의 인증샷!

자, 사진 찍습니다~  우리 부부는 사진만 찍는다 하면 어색하게 굳는데, 잭은 저희 집의 유일한 포토제닉이요, 포즈의 왕입니다!

"자, 아빠 나 이제 호박 감별 들어갑니다~"

어떤 호박부터 먹어볼까나~~

"요놈이 좋을까~"

"좀 더 뒤에 요 놈도 괜찮은 것 같고~"

"꼭지가 싱싱한 것이, 요 단호박으로 할까나.."

"흠.. 저 아래 굴러떨어진 녀석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결국은 처음 잡은 이 호박?  엄마, 나 이걸로 할래요~~"

이게 제일 좋아요!! 

오늘은 집에 돌아와서 이 호박 앞에서 한 십분 넘게 논 것 같아요.  내일도 아무래도 이 호박과 함께 하는 하루가 될 것 같구요.  호박이 너무 크다 보니 아이 발이 찍힐까봐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당분간 호박과 함께 (먹고, 놀고) 하게 되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호박을 잔뜩 나눠준 성당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 

모두들 좋은 한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