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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정의 독특한 방한용품, 문지방 외풍방지쿠션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2. 04:47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남편의 휴가일입니다.  남편과 함께 아이를 돌보다가 남편에게도 자유시간을 주기 위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아빙던 시내로 나왔어요.  시내를 지나다가 꼭 필요하면서도 아주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는데, 너무 비싸서 사오지는 못하고 사진만 찍고 돌아왔습니다.  그게 무엇인고 하니, 그것은 다름 아닌 문지방 외풍 방지용 쿠션입니다. 

문지방 외풍 방지용 쿠션이 왜 필요하냐구요? 
영국 주택들은 대부분 문 아래에 문지방이 없습니다.  게다가 아주 최근에 지어진 집들이 아니고서는 대부분 단열이 잘 되지 않아요.  게다가 예전에 지어진 집들 (1900년대 초반)도 많고 그보다 더 오래된 몇백년된 집도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문과 바닥 사이의 공간으로 외풍이 휘휘 불어들어오는데, 그걸 막아주는 쿠션을 ‘Draught excluder’라 하며 팔고 있지요.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외풍 차단기’라 할 수 있죠.  

제가 어제 올린 옥스팜 채러티샵 쇼핑 포스팅에서 제가 바로 이 draught excluder 하나를 보여드렸는데, 기억하실른지 모르겠어요.  가로로 길쭉한 쿠션이죠.  어제 본 것은 디자인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했으나 지퍼부분이 튿어져있어서 구입하지 않았는데, 오늘 발견한 것은 너무 이쁘고 새상품이라 상태도 좋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군침만 흘리다 돌아왔습니다.  바로 아래의 물건인데요.  ‘이게 뭔가?’ 싶으신가요? ㅋ 맨 앞줄에 양이 주루룩 연결되어 있죠?  흰양 4마리, 그리고 검은양, 그리고 다시 흰양.  이게 하나의 길다란 쿠션입니다.  

틴틴이 개모양 쿠션있으면 개로 사자고 했는데, 개는 아이어도 양도 귀여워서 살펴봤더니, 아니 글쎄 가격이...65파운드입니다.  한국돈 9만5천원 정도.  문 앞에 바람막는 쿠션 하나에 거의 10만원돈이라... 저는 절대 살 수 없는 가격입니다!

양 쿠션 옆에는 이렇게 두더지로 만든 문지방 외풍 방지용 쿠션도 있었어요. 

그러나 이것도 가격은 비싸겠죠?  그리고 두더쥐는.. 귀엽기보다는 좀 무서운 것 같아 어차피 마음에 쏙 들지도 않아요~ 이것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하시죠?  바로 아래처럼 문을 닫은 후 문 앞에 놓아두면 됩니다.  

위의 여우 쿠션은 Notonthehighstreet 에서 판매하는 쿠션으로 35파운드짜리에요.  이것도 여전히 저한테는 비싸요!  좀 더 찾아보니 아래 같이 귀여운 양도 있네요.  가격도 적당! 14.95파운드입니다.    그러나 리뷰를 보니 딱 하나 뿐이기는 하지만 별점 5개 중 1개.  디자인은 이쁘지만 플랑켄슈타인이 스티치를 한 것 같아 보인다고 적혀있었어요! ㅋㅋ

좀 더 무난한 것은 영국의 백화점 John Lewis에서 판매하는 쿠션.  그냥 클라식하면서 무난한데, 가격이 30파운드, 4만5천원입니다.  물건들을 둘러보다 보니 20-30파운드 가격대가 대부분인가봐요. 

틴틴이 원한 개모양 draught excluder는 이런 것이었을까요?  이건 제가 본 것 중 최고 비싼 쿠션!  79.99파운드예요!!  거의 12만원! 헐~ 

역시 이베이 (eBay) 를 보니 저렴한 게 있네요.  8.99파운드, 13,000원 정도에 디자인은 그냥저냥, 하지만 깔끔하고 기능적으로도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이런 쿠션을 왜 사려고 하냐면,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집의 문 아래 우풍이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특히 저희 세식구가 함께 침실로 쓰고 있는 방은 다락방을 개조한 방이라 우풍이 특히 심해서, 방문 앞에 앉아있으면 그 아래로 바람이 휭휭 불어들어와요.  영국이 한국보다 기본적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나라인데다가 저희 집은 상대적으로 오래된 집이 아닌데도 (35년된 집인데, 영국에서는 백년넘은 집도 워낙 많아서 이 정도면 modern 하다고 부릅니다.) 그래요.  그래서 지금은 쿠션이 없어서 일단 아쉬운대로 못 쓰는 수건을 둘둘 말아 그 앞을 막아놓고 지내거든요. 

게다가 영국은 난방비가 아주 비쌉니다.  한국도 비싸긴 하겠지만 영국은 전기/가스 이런 것들이 모두 민영화되어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다 보니 연료비는 비싸면서 주택들은 단열상태가 아주 나쁘다 보니 돈을 들여서 난방을 하기에 아주 비효율적이죠.  그러다 보니 대부분 겨울철 실내온도는 한국보다 좀 더 썰렁하게 지내는 편입니다.  저희집은 따뜻하게 지내는 편이라 21도 정도고, 이보다 더 춥게 지내는 집들도 많아요.  다들 실내에서도 옷을 따뜻하게 입고, 양말도 신고, 담요도 덮고.. 그렇게 지낸답니다.  그러니, 이렇게 우풍도 쿠션으로 막아서 실내온도도 높이고, 난방비도 절약할 수 있으니 아주 유용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첫번째 사진을 보시면, 양인형 뒷쪽에 개, 거위 등등 다른 동물 인형들이 보이시죠?  이것들은 바로 Door stopper라 불리는 것들입니다.  문이 닫히지 않게 막아두는 것인데, 영국 가정에서는 이렇게 인형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바로 아래처럼 저희집 부엌문에 기대어 누워있는 닭 인형 보이시나요? 이게 바로 door stopper입니다.  잭이 닭띠라고 잭 태어나기 전에 저희가 닭모양으로 하나 샀지요. ^^ 집에 문지방이 없으면서 동시에 바닥은 카펫이기 때문에 바닥에 끼워넣는 형식의 door stopper로는 문을 막아놓기가 쉽지가 않아요.  게다가 인형으로 이렇게 해 두면 집이 더 아늑해보여서 좋구요. 

어떠신가요?  영국의 독특한 방한용품, 그리고 도어 스탑퍼, 흥미로우셨나요?  
늦지 않게 맘에 드는 쿠션 사서 편리하게 지내면 좋을텐데, 과연 저희 가족은 우풍방지쿠션을 언제, 어떤 것으로 구입하게 될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